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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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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1 (221.♡.67.24) 댓글 0건 조회 7,094회 작성일 14-04-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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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때 부터 생긴 오염공포...사실 오염공포라고 하는지 최근에 알게되었지만...
 
그렇게 공포에 질린 어린아이가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점점 납득해가면서
 
삶 전반에서 아무것도 할수없었던 나도 조금씩 숨이쉬어졌다...
 
그 어린아인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였기에 참 아이러니하고 신기했다..
 
10살무렵때부터 생긴 버릇을 행동을 성인이 다된 몸으로도 하고 있으니 처음엔 그런 내가 수치스럽기만했고
 
이해가 안되었다...
 
 
그 어린아이에 눈에 세상이 온통 죄악과 공포의 대상이었기에...이상하게 집에만 있으려고했다..
 
늘 밖에갔다가오면 샤워를 강박적으로 하기도하고..아니면...집에오면 공포심이 줄어들었다..
 
그리곤 집에있는 침대에서만 있으려고 하는게 이해가 되지않았다....
 
그런 내가 밉고 저주스러울땐 '자부심이니...혼자 깨끗한척하니..도덕적 우월감이니'하며 성급하게
 
판단하고 정죄하고 이해보단 원망과 이래선 되나?하며 싫었다..
 
그 아이의 상처와 아픔을 기다리고 경험해주고 이해해주고싶은 마음이 들수록...
 
자부심도 아니고..일부러 성스러운척하려는것도 아니었고 우월감도 아니었다..
 
단지 죄를 지을까바...오염될까바 두려워서 어릴때 배운것들에 아이도 모르게 공포를 느끼고있었다...
 
정확히 언제인지 몰라도 그 아이의 아픔과 초라한 행동이 납득이 되어갔다...
 
 
이전엔 그렇게 밖에서 오면 침대에 누워서 안나올려고하고 샤워도 두번씩하면 일부러 그런행동을
 
절제하려했는데 절제도 안될뿐더러 지쳤기에 점점 그런 행동을 허용하고 더 하게 해주었다..
 
'그래 빡빡씻자...당연하지...''그래 침대에 꼭 붙어있어도 된다..맘껏 침대에 집착하고 매달려도 괜찮다'
 
'그 공포 이해가 된다...얼마나 무서웠겠니..괜찮다...스스로 놓아질때까지 기다려줄꼐..'하며
 
난 매일 반복되는 행동이 참 비참할때도 있고 힘들었지만..
 
스스로를 믿어주고 기다려주었다...온갖 기준에선 정죄의 대상이지만 난 그런것들은 흘려듣고
 
오직 그 행동과 몸짓과 공포를 경험하고 이해해주려고 했다..
 
남들은 '자페아같다...이상하다...애정결핍이다...초등학생같다...'기타등등의 꼬리표로 날 이상하게 보곤했지만..
 
그럴때 마다 흔들리고 힘들었지만..설명할수없는 믿음이 있었다...
 
이런 나를 사랑할수있다는것이 나에겐 큰 용기가 필요했다..
 
 
시간이 오래흐르면서 재미있게 다르게 보여갔다...
 
'집착한다..매달린다'하며 비난하던 행위가 처음 다르게 보였을때 내 입에서 경이로운 말이 나왔고 조금씩
 
다르게 보였다..
 
'야..이제 보니..내가 너무 성급했다...너 노래에 집착하는게 아니고...단지 노래를 좋아했던거구나!'
 
너무 쉽게 집착이니 욕망덩어리니 하며 비난했구나...이럴수가..하며 놀라곤했다...
 
'너 챔피언스리그 축구를 좋아했구나..'하며 난 그런 나의 말에 스스로 감동하곤했다..자뻑이라기보단
 
새로운 이해와 발견에 감동스러웠다...죄책감과 공포에선 집착이고 욕망이고 극복해야할 행동이..
 
이해와 사랑의 관점에선 '그냥 좋아하는것'이었다..아주 평범하게...
 
 
문제 그 자체가 문제로 보이지 않자..조금씩 좋아하게 되었다...
 
퇴근한후에 토끼에게 뽀뽀하고 쓰담듬으면 '토끼에 집착한다...'판단하는 마음은 어디가고..
 
점점 맘껏 뽀뽀하고 좋아했다...가슴을 열고 맘껏 좋아하니 참 좋았다...
 
노래부르는것을 참좋아하는데 그것도 집착이고 욕망이고 수행자면 당연히 끈어야할 대상으로 보였는데..
 
내 입에선 자꾸 친구들에게 '노래방가자..노래방가자..'하고 그랬다...
 
가서 춤출때는 좀 부끄러웠지만...이전엔 노래 한곡넣고 짐짓 점잖게 앉아있다가 ㅋㅋ 다른사람이
 
5곡부르면 기다렸다가 '음..이제 내 차례군'했는데...그런 모습은 어디가고
 
일단 내꺼 부터 다 넣자하며 막넣고 1절이 아닌 2절까지 다부르니 참좋았다..
 
이전엔 '점잖게 행동해라...'하며 정죄했는데 그런 판단이 사라지니 그냥 난 나로 즐겁게 놀았고..
 
정말 노래방이 환락가이고 죄의 세상이 아닌..그냥 즐거운 놀이터였다...정말 재미있었다...
 
노래를 어찌나 많이 넣었는지 목이 다쉬었다...근데 앞에 앉은 내친구를 과거의 나의 모습처럼..
 
점잖게 노래를 넣고 안절부절하며 기다리고 있었다..ㅋㅋ
 
난 속으로 생각했다..'니 기분안다...노래 엄청 많이 넣고 부르고 싶은데 왠지 그럼 안될것같지'하며
 
친구의 그런모습을 보며 힘들겠다 생각도 들고 완벽주의인가?생각도 들었다...
 
몇몇 친구들은 삑사리 나면 노래를 꺼버렸다...하는말이..안타깝게..
 
'내가 맘에 안든다..노래도 잘못부르고'막그랬는데..난 조금 맘이 아팠다...
 
 
당구도 치고 골프도 치고 오염된 세상으로 보였던 그런것들이 다르게 보일수록...
 
난 더이상 내 마음을 따로 닦지도 수행하지도 노력하지도 않고 그냥 감사하게 신기하게 살아갔다..
 
마치 늘 보던 세상인데 사소한 놀이 잠담..이 내겐 참 즐거운것이고 좋았다...
 
난 아이러니 하게 더럽던 내 마음.세상이 내가 노력해서 깨끗하게 되면 될줄알았는데..
 
닦으려는 그 마음이 내려지니...난 본래 깨끗하고 문제가 없었기에 닦을게 없었다...
 
내용만 보고 판단하면 마음이 더러워졌다..성스러워졌다하지만..
 
초점이 나 자신...판...생명이 가있으니...내용이 더럽던 깨끗하던 똑같았다...
 
일상에서 늘 오라오는 내용은 대부분 더러운것이 많았다...음란한것도 ㅋㅋ
 
근데 이상하게 내 마음엔 그것이 더럽지도 음란한것도 아니고 그냥 있는 그대로 일뿐이었다...
 
성스러운 생각을 했다고 해서 성스러운 사람이 된것도 아니고..
 
음란한 생각을 했다고 해서 음란한 사람이 되는것도 아니었다..
 
난 그냥 늘 나 자신이었고 단지 생각의 내용으로 자신을 판단하고 정죄한 무지때문이었다....
 
어릴땐 그런 음란한 생각,더러운생각이 모두 제거되고 그런생각이 안일어나면
 
난 깨끗해질거라 생각했고 노력했는데...노력하는 그 마음이 내려지니..
 
그런 모양의 생각이 일어나든 일어나지않든...
 
그냥 생각으로 보이니..그냥 가끔 웃을뿐이었다...
 
이전엔 그냥 생각이 중생생각,성인의 생각,음란한 생각,성스러운생각하며 내용을 이리썩고
 
고치고 극복하려고 에너지소모가 심했는데 똑같은 내용이 문제로 보이지않으니...그냥 살아갔다..
 
 
마치 영화관에서 야한 영화를 보다가 난 내가 영화자체가 되어서 '야한놈...음란한놈'정죄하다가..
 
옆에서 누가 툭쳐서 저절로 영화에서 몰입된것에서 벗어나니..
 
'어?이게 어찌된일인가!난 내가 영화인줄알았는데...영화를 보는 사람이었잖아..영화의 내용에
 
너무 심하게 동일시되서 난 날 잊고있었단 말인가?'하는 심정이었다...
 
무슨 영화가..무슨 생각이 일어나든....내용이 모양이.. 공포스럽던 성스럽던 야하던...
 
추하던..아름답던...망상(자동차가 날아다니는 생각)이든 실상(자동차가 그냥 도로를 달리는 생각)이든...
 
그냥 아무것도 아니었다...무슨 큰 의미도 죄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었다...
 
 
과거엔 성스러운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면..'난 성자'ㅋㅋ 하고 음란한 생각을 하면..'난 죄인..'ㅋㅋ
 
현실적이지 못한 생각을 하면..'이 망상덩어리..현실적이지못한놈..'ㅋㅋ하고 현실적인 생각을 하면..
 
'역시 명료하고 현실적인 나..역시 나야..'
 
하나는 생각은..죄책감을 느끼고 하나의 생각은 자부심을 느꼈다...
 
 
하나의 생각은 '나 아님'으로 부정되고 하나의 생각은 '이게 나야'로 동일시되엇다...
 
그러니 '나 아님'으로 부정된 생각은 감추고 숨겨야하고..버려야하고..
 
'이게 나야'라고 동일시된 멋들어진것은 늘 지켜야하고 했다...소중히 여겨야했다...
 
하나는 잡초로 보이고 하나는 다이아몬드로 보였는데..
 
잡초같은 생각이나 다이아몬드같은 생각이나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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