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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댕이 소갈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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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1 (221.♡.67.24) 댓글 0건 조회 7,034회 작성일 14-03-2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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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후배녀석이랑 장보러갔다..왠지 내가 돈을 내야할것같다고 추측하고 들어가는데..
 
이녀석이 눈치없이 눈에 닥치는대로 다 고르는것이었다...
 
'형 왜 저 따라 다녀요?'
 
'아니....그냥....'
 
후배가 허쉬 1500원짜리하고 6000원짜리 하고 앞에서서 고르는데...
 
'야..어차피 큰건 다 못먹으니 작은걸로 사'라고 말했다..
 
그녀석은 자기 돈을 안써서 그 탐욕스러운 손이(내 눈엔 그래 보임^^;;) 6000원짜리로 다가갔다...
 
'탁'
 
후배는 '아..왜요?내가 먹고 싶은데..'하고 나에게 머라고 했다..
 
'그거 사지마!'하고 말했다..ㅋㅋ
 
그리고 쫒아다니며 좀 부담스러운것엔 '탁'하며 쳤다...
 
'머 사지를 못하게 해'하면서 짜증내니..
 
'니 돈 아니라고 막 고르니 그렇지...'하고 말하고 그래도 좀 미안해서..
 
'그래 고르고 싶은거 골라라...난 저리로 가서 다른거 고를께..'
 
하며 후배에게서 멀어졌다..
 
근데 몸은 멀어지는데 본능적으로 후배쪽으로 눈이 돌아갔다..
 
5분도 지나지않아 다시 만나 장바구니를 보니..어느새 엄청 샀었다..
 
'난 싼거만 샀는데..닌 비싼거 왕창골랐으니..나도 내 먹고 싶은거 다고른다..'
 
하며 70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후배가 내 손을 잡더니 놓으라고 했다..
 
'아니...난 이거만 먹으면 된다고...과자나 과일은 안먹고 아이스크림만 먹는다고'하며 말하니..
 
'형도 제가 고를때마다 비싸다고 쳤잖아요..안되요...싼거골라고..저기 1500짜리 아이스크림도 많네..'
 
티격태격하며 결국 어거지로 7000원짜리를 샀다..
 
결국 내 예상과 달리 10만원이 넘게 나왔고 난 놀랐다..
 
그래도 통큰 형이 다 냈는데...난 반정도 보태준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했다...
 
 
그때부터 내안에 억압되어있던 밴댕이는 자주 고개를 쳐들었다...
 
아니..그때부터 내가 그런 사람이란걸 의식을 할수있게 되었다...
 
이전엔 의식조차 할수없었다...
 
인터넷에서 '속좁은'이라고 검색하니 '밴댕이'이 나왔고..
 
'밴댕이가 머지?'하면서 뜻을 검색해 보았다..
 
난 막연히 번데기를 밴댕이라고 하는줄 알앗는데...
 
어류로서 아주 작고 물에서 잡히면 자기 성질에 못이겨서 화병으로 바로 죽는 물고기였다..
 
'아..그걸 밴댕이라고 하는구나..'
 
'나랑 다르지않네...어쩐지 초조하고 작은일에 화가 나고 조급하고..이해가 된다..'
 
 
한편으론 두려웠다...이런 모습이 낯설기도 하고 남들에게 보이면 어떨까?하는...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이전처럼 관대하고 대범한 모습보다는 밴댕이가 자주나왔다..
 
돌이켜보면 이전 모습이 나올때마다 이전엔 극도로 고통스러워했었는데..
 
고통스럽지는 않고 좀 쪽팔리고 두려웠었다...
 
이전엔 재는 사람말을 하면 자기 기분나쁘면 귀를 닫는다 는 지적을 많이 들었는데..
 
그런 자신이 납득이 되고 인정이 되고 이해가 되었다...
 
'또 귀를 닫는다'하면 당연히 그렇지 생각하니 별로 그 말에 상처가 되지않았다..
 
 
어느날 당구를 치는데...난 이전엔 참 멋지고 맘이 넓어서 아니..그런척을 많이 해서..
 
누가 머라해도 웃엇지만...이젠 웃음은 어디로 가고 얼굴은 굳어서 냉랭해져버렸다..
 
'야..넌 공을 잘줘야지..'
 
난 이전과 다르게 '...' 침묵하고 있었다..웃고싶지고 비위를 맞추고 싶지도 않았다..
 
'야 넌 공을 잘줘야지..나 치기 힘들게..'
 
난 생각했다..'저 놈이 형만 아니었음 그냥 패버리는건데..'
 
'....'내가 침묵하고 있으니 '지금 열받은것같으니 건들지말자'하고 약간 약올렸다..
 
'저 자식 저거 진짜 큐대로 확 패버릴까..'란 마음이 들었다...
 
3번정도 하니 순간적으로 욱해서...
 
'아..내가 그러고 싶어 그러나?진짜!'하고 말하니..
 
주위사람들이 '참다참다 폭발했다'며 웃었다....
 
그리곤 아주말없이 삐져있으니 아무도 말을 걸지도 약올리지도 않았다...
 
그러니 다른사람에게 약을 올렸다..
 
이전엔 몰랐는데 그렇게 약올림을 당한 형도 나처럼 참고 두려워하고 자신안에 밴댕이가
 
스물스물 올라오는것을 웃음으로 무마할려고 애를쓰는것처럼 보였다..
 
'하하...괜찮아요..하하..'
 
'어?저거 내가 자주 쓰던 래퍼토리에 웃음과 몸짓인데..똑같구나..'하고 생각햇다..
 
이제껏 난 괜찮다고 했는데 화가나고 짜증이 났었네...
 
'허세부렸구나'하고 생각이 들었고 큐대를 들고 삐진채로 서있으니 사람들이 날보며..
 
약간 좋아하는듯했다..
 
'난 맘이 넓은사람이야'하는 행동 말 을 하는듯했다...
 
서로 약올려도 당구장엔 웃음이 들었고 서로 다른사람이 잘되면 축하를 해주었지만..
 
웃음이 어째 축하해주는데 배아픈것처럼 보였다..나도 그랬다...
 
그런면에 갑자기 웃음이 나왔고 화는 조금씩 풀어졌다...
 
웃음밑에 질투가 만연하는구나 ㅋㅋ 하며 생각하니 먼가 배워서 좋았다...
 
나도 '우와 나이스 샷'하며 박수를 쳤지만..
 
속은 '아이고...배아퍼'하는 감정이 자주 들었다..오랫동안 저항하고 억압한...
 
밴댕이 질투심 남이 잘되면 배아픔 마음이 계속들었다...
 
이전엔 죽도록 고치려했고 이런 모습이 오면 고통스러웠는데...
 
그냥 좀 힘들지만 고통스럽지는 않았다...씁쓸하기도 했지만...
 
그런 나의 모습을 목격하니 씁쓸했다...
 
그래도 한편으론 좋았다...'맘 넓은 사람인척 안할수있는 기회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와 비슷하게 난 '사심없는 봉사'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무슨일을 해도 티를 내지 않고 익명으로 '내가 했다'고 주장하지않는 그런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니 않는 나 자신이 오랫동안 미웠으며 원망스러웠다...
 
그 기준에 꼭 맞는사람이 되고싶었지만 그게 맘대로 잘되지않았다..
 
생색내거나 티를 내고 싶은데 맘은 그런데 행동은 안그렇게 하려니 매우 고통스러웟다..
 
어느날 밖에 청소를 하는데 사장님차과 똑같은 차가 지나갔다...
 
'오잉?저거 사장님인가?아..설마..설마..'
 
그리곤 상상의 나래가 쫙펼쳐졌다...
 
'정만아...어제 너가 아무도 보지않는데 청소하는걸 차로 지나가다 보았단다..이녀석..!
 
넌 참 내가 보지않아도 일을 열심히 했구나..내가 널 오해했구나..그래..많이 힘들지..
 
(어깨를 치는 상상을 함)그래...월급좀 올려줘야겟군..녀석..기특하다..등등'
 
쫙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고 난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아차' 빗자루를 들고 멍하니 있다가 제정신이 되니 웃음이 나왔다..
 
'이전엔 이런 마음이 들면 이런 못난놈 하면서 괴로웟는데..'생각이 들었고...
 
이상하게 계속 웃음이 나왓다...
 
월급 좀 올려줘야겠군 하는 상상을 다시 하니 웃음이 나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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