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도시락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다海 (211.♡.61.192) 댓글 4건 조회 5,669회 작성일 10-08-25 12:52

본문

요즘 시켜먹는것에 한계를 느껴,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
처음엔,
대충 비닐팩에 음식을 담아 가지고 다니다가,
문득, 이쁜 도시락이 사고 싶어 졌다.
마트에 가서 젤루 비싼 도시락을 샀다. 락앤락...!
아침 먹고 남은 잔반들을 도시락 반찬으로 쌌다.
난..주부이고 알뜰 하니까...ㅎ
이틀을 그렇게 먹고 나니..
이건 내가 싫어 하는 바로 부원장의 모습이다
언제나, 집에 남아도는 몇날 며칠 묵은 누런밥.
먹을때 마다 짜증을 내면서도,
그녀는 언제나 식은밥과 남은 잔반처리반 을 자처 한다.
그생각에 미치자,
그건 곧 나의 모습 이었다.
부원장을 욕한건 바로 내모습 이었구나..ㅎ
어젯밤.
현미와 찹쌀..그리고 팥 까지도 섞어서 맛있는 잡곡밥을 준비 했다
아침엔 남아 있는 반찬 이라기 보다
먹고 싶은 나물 반찬을 볶아서 준비 했다
그래...
난 언제나 아무렇게나 먹는 사람.
비싸고 고급스런 음식은 나와 상관 없는 세상.
마흔 한살이 되어도
나는 분식집이 익숙하고,
쫄면이나 싸구려 돈까스에 흥분하는 내 저렴한 식성.
막상 누군가 맛있는거 사주고 싶다고
뭘 먹고 싶냐고 물어보면...나는...언제나...아무거나...다.
나는 왜 먹는것에 대해...이렇게...단순한가..?
내몸에 들어가고, 내안에 에너지가 되고,
내 피와 살이 되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음식을...!
그건 아마도 어린 시절에
그져 배만 부르면 된다는 ...급하게 빨리 먹고,
얼릉 주어진 일을 해야 한다는..여유없음에서 나왔던 것 같다..
아직도 나는 미용실에서
허겁지겁 밥을 먹으며,
설령 손님이 없는 날 이라도, 습관적으로 밥을 밀어 넣는다.
그러면서, 옷에 열광 하는 나를 본다.
겉으로 보여지는 나를 위해 긴 할부도 마다 하지 않으며
언제나 겉모습에 남들의 인정을 갈구 하며,
무시 당할까봐, 우습게 볼까봐, 없어 보일까...전전 긍긍 하며
그런 내가..
정작...내속은 대충 때운다...
이제 부터 라도
내가 나를 위해 반찬을 만들고
어릴적 내 짝지의 소세지 반찬이 부러웠던 만큼
내..도시락에 신경 써 볼까 한다
내가 나를 위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위할 것인가?
비록 작심 삼일로 끝날 지라도
실천했기에 삼일동안은 진수성찬 이지 않을까...?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24.♡.177.20) 작성일

화이팅!
도시락 하나라도, 내가 나를 위하여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그렇게 조금씩 자기 자신에 대해 사랑의 눈을 떠가는 바다海님에게
눈부신
박수 갈채를ㅡ!

감사합니다.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211.♡.61.192) 작성일

샘~~!  감사 합니다

순간 순간 나를 만나라..하신 말씀..
언제나 떠오를때 마다 기억 하고 있습니다..감사 합니다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69.♡.240.165) 작성일

와~ 바다해님의 절묘한 지혜에 탄성을 지름니다
우리의 내면과 외면을 다루는 일을 도시락과 옷에 비교하여 일상 생활에서 자신을 만나는 모습이
제겐 법문 같습니다 ^^

요즘엔 남을 볼려고 해도 수수만 보이니 참,.....
세상이 온통 수수로 가득합니다

근데 바다해님,
언제나 떠오를때마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하나의 행위를 각자의 단어로 표현하고 있군요 ^^

어젠 오랜 친구가 전화로 안부를 물어오면서 요즘 뭐하고 어떻게 지내 ?
그 질문에 갑자기 머리가 하얀해져 아무 생각이 안나 끙거리다
그냥 살아있어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지나가면 행방 불명되는 수수가 걱정스럽습니다 ^^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118.♡.131.108) 작성일

언니?  뭐야 뭐야~~?
이렇게 고품격으로 칭찬해 주시면  몰라~~!  넘 좋아
아~~~~!신난다
이야~~진짜 신난다..

근데..나..좀 모지라는지...

재미있게도 하나의 행위를 각자의 단어로 표현하고 있군요 ^^
이말...뭔뜻인지...모르겠어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래요?

칭찬도 못알아 듣는 무식함..
우짜지...?
언제나 긍정적 멘트 감사 해요..^^*
나 갑자기 춤추고 싶어 졌어요...칭찬을 고래도 춤추게 한다...아싸바리 ^^*

Total 6,238건 202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213 하나 5282 07-10-30
1212 김기태 8671 07-10-31
1211 자몽 5979 07-10-30
1210 자몽 8408 07-10-30
1209 자몽 5963 07-10-30
1208 하나 5097 07-10-30
1207 하나 6142 07-10-29
1206 최영훈 13759 07-10-29
1205 옆에머물기 15316 07-10-28
1204 .. 5851 07-10-28
1203 .. 5009 07-10-28
1202 6165 07-10-28
1201 관리자님 5573 07-10-28
1200 놀부님 4662 07-10-27
1199 놀부님 6669 07-10-27
1198 따봉 5057 07-10-27
1197 공자 5601 07-10-27
1196 자몽 8769 07-10-26
1195 자몽 7671 07-10-25
1194 자몽 4718 07-10-25
1193 말돌이 5360 07-10-24
1192 자몽 7179 07-10-25
1191 에고 4968 07-10-24
1190 에고 4852 07-10-23
1189 김영대 6113 07-10-23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7,705
어제
13,850
최대
18,354
전체
5,899,466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