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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능합니다. 나는 폐륜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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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210.♡.226.245) 댓글 6건 조회 6,718회 작성일 14-02-1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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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로서 존재하기 이전에는...나로서 존재하게 되면, 뭐든 자유롭게 펑펑해낼 줄

알았다. 마치 해리포터처럼 말이다. 근데 나로서 존재해보게 되니, 내가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냥 매순간 존재할 뿐이다. 흐름의 에너지가 강한 쪽으로 이끌려 다니며

그냥 수용하고, 그냥 날 만날 뿐이다. 훌륭한 도구인 내 몸을 가지고서 그냥 날 만나기만

할 뿐, 나의 이기성을 채우고자 하는 행동으로는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는 점...

난 나로서 존재해보니 더욱 무능해져버렸다.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냥 흐름에 따라 나로서 존재하는 문을 열어주는 것 외엔....아무 것도 할 수 없기에

난 무능하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것은 그 무능함 속에서

나로서 존재하니, 존재의 힘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느낀다. 진짜 기적은 아니 진짜 삶의

위대한 마법은 해리포터의 지팡이가 아니라 매 순간마다의 내 몸 짓, 나의 호흡, 자연의 경이적인

행동, 심지어 내가 물을 떠 마시러 마법지팡이로 공간이동 시키는 게 아니라 쓰레빠 신고

물 떠러 갈 수 있단게 진정한 마법이자 기적이라 생각이 든다.

난 하늘과 원대한 이 세상의 일부일 뿐, 그냥 흐름에 살고 죽는 무능한 루시오지만

그 무능함 속에 원대함과 하나의 에너지로서 존재하기에 난 무능한 나를 사랑한다.

.

.

.

난 엄마가 미웠다. 지금의 나로서 존재하고 나서 되돌아보는 엄마는 사랑받지 못한 5~6살의 아이의

모습에 어른들의 때가 낀, 아니 사랑받지 못한 때가 낀 갑옷을 입고 힘겨워하는 엄마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그 무거운 갑옷을 내가 대신 입어주고 싶다. 근데 그럴 수가 없다. 그건 엄마의 몫이다.

그런 엄마가 불쑥 나에게 찾아와 과거에 나에게 했던 것처럼 다시 난동을 피우면, 머리로는

"엄마도 사랑받지 못하고 큰 불쌍한 사람이야. 위로해줘야 해"라고 되뇌이지만, 난 내 감정을

먼저 존중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그 때 찾아오는 분노 등을 더 먼저 존중해준다.

심할 땐, 속으로 욕도 많이 한다...그래서 난 폐륜아다. 정말 개새끼다..루시오는 개새끼다.

근데 정말 어쩔 수 없다. 화가 나면, 엄마로 인해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그런 날 만나주는 게

순서임을 알기에....머리로는 위로해주고, 달래주자고 되뇌여도 아니 그런 관습의 기억이

남아있어서 생각이 먼저 튀어오르지만, 난 내 감정을 먼저 만나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엄마에게 미안하고, 한 편으론 엄마 덕에 나를 만나기에 고맙고, 위로해주지

못하는 난 정말 못난 아들, 폐륜아, 나쁜 새끼임을 고백한다. 그렇지만, 그런 나쁜 아들인

나를 사랑한다.

.

.

나로서 존재하고 나서 얼마전까지 나는...엄마의 그 무거운 갑옷을 벗겨주고 싶었다.

기태 샘처럼, 파르재의 아무개처럼 열심히 엄마 앞에서 떠들었다.

"제발 엄마 자신을 사랑해." 라는 이 메세지를 장황하게 길고 길게, 쉽게 풀어서 설득을 했다.

그래도 엄마는 변하지 않았다. 엄마는 지금도 남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울부짓고 있고, 자신을 사랑해달라고 남들에게 소리지른다. 그래서 내가 더 돕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게 불가능함을. 그건 순전히 엄마의 몫임을 알기에 내가 할 수 있는건 없다.


햇빛은 빛을 나무들에게 공급할 순 있지만, 그 빛을 받는 나무는 당장 열매를 맺지 못한다.

햇빛이 나무에게, "왜 넌 열매를 맺지 않아? 내가 도와줄게" 라고 재촉하고, 빛을 더 내리쬐봐야

나무는 때가 되어야 열매를 맺음을 나는 이제야 알았다. 햇빛은 햇빛대로 그냥 존재할 뿐이고,

그 존재의 힘과 영향을 받은 나무는 언젠가 때가 되어 열매를 맺음을...


그래서 이 루시오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냥 매순간 나로서 존재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없는 무능한 녀석이 루시오다.


그런 루시오를 루시오가 사랑한다.


아~멘!

댓글목록

덕이님의 댓글

덕이 아이피 (210.♡.26.166) 작성일

예전에는 내가 힘을쓰고 노력하면 가족에게 도움이 될줄 알았어요
근데 이제야 느낀게  그저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주는일이 제일 중요하더라구요
가족을 변화시킬려고 하는것 또한 고집과 욕심이 있었던거 같아요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10.♡.226.245) 작성일

덕이님의 그 마음 저 역시 심히 공감합니다^-^ 잘 하셨네요...정말루.
가족을 변화시키려고 했던 것 또한 어찌보면 욕심이었지요. 감사합니다.

제가 최근에 배운 건...상부상조란 말을 저 자신에게로 돌려서 재해석이 되었습니다.

서로 돕고 산다...가족간에는 그 것이 당연하다...이 말이 비단 가족간의 육체적인 행위도 포함이
되겠지만, 진정한 그 의미는

가족구성원들이 각자 나름대로 자신으로서 존재하기만 하면, 그러므로 인해 그 존재의 영향으로
서로가 서로를 만날 수 있는 하나의 기회의 장이 열려 서로 돕고 산다는 진정한
의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찌됐든 상대가 있어야 날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있으니까요..

진심으로 가족을 위한 길은...가족에게 돈 다발을 건네주는 것도, 사랑한답시고 그냥 위해주는
것도 아닌 덕이님은 덕이님대로 존재하시고, 루시오는 루시오대로 그냥 존재키만 하는 것이
각 가정마다 진정한 가족의 변화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하루 되셔용^-^

서정만1님의 댓글

서정만1 아이피 (221.♡.67.24) 작성일

얼마전에 mp3 선생님 산청강의를 랜덤으로 듣고있는데 가슴에 와닿는말이 있더라..

선생님 설명..'원피스' 조로스승이 조로야..잘바두어라 종이를 막배고그랬는데

종이가 안베어졌다..근데...종이를 공중으로 뛰우고 칼날을 뒤집으니..

종이 베어졌다...

'아무것도 베지 않을때 모든걸 벨수있다'

조로는 강철몸한데 거의 패배직전인데 '너무 베려고만 했구나'깨닫고..

섬세하게 주변의 공기를 느꼈다...그런설명..

강의는 감동인데..글로 다시 적으려니 영 ㅋㅋㅋㅋㅋㅋ

'아무것도 아니기에 그 모든것이다..'이말도 경전에 있는듯한데

같은말같음....멋지다...

'아무것도 베려하지않을때 모든걸 벨수있다'크...죽인다!!

루시오도 드디어 조로가 됬구나!!!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118.♡.165.186) 작성일

원피스라는 만화를 보지 않아서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다만, 형의 말하시는 의도는 알겠어요ㅎㅎㅎ

감사함당. 근데 정만이 횽은 루시오보다 이미 먼저 조로가 되어 있지 않으셨나용?^-^;

저는...원피스보단 한 번씩 저를 드래곤볼로 비유하는 상상을 하곤 해요ㅋㅋㅋㅋㅋㅋㅋ

저로서 존재하게 된 게 마치 손오공이 슈퍼사이어인1로 변신한 거 같고...계속 배우고 성장할 때는

슈퍼사이어인 2가 된 거 같고...정신과 시간의 방에서 더 수련하는 거 같고....

"그러다보면 언젠가 슈퍼사이어인3가, 슈퍼사이어인4로도 진화, 변신이 되겄지?^-^" 요딴 상상이요.

ㅋㅋㅋ 왜, 얼마 남지 않은 사이어인들은 모두 슈퍼사이어인으로 될 수 있잖아요? 이미 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사이어인 행성의 사이어인들은 모두 슈퍼사이언이 되지

못했는데, 되지 못한 이유가..."자기 자신으로서, 넘쳐 끓어오르는 분노와 하나가 되지 못해서"

이잖아요? 손오공도, 손오반도, 베지터도 모두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인.정하고

분노와 하나가 되어서 100% 분노로서 존재하니 바로 금발의 전사가 되었잖아요?

물론 분노와 한계로서 존재와 인정하기 이전에 어느정도의 실력이 받춰줘야 슈퍼사이언이

된다고 베지터가 말했는데....전 그 어느정도의 실력이란 건 우리가 많이 힘들었던 과거의

상처, 아픔이라고 생각해요...그 내몰린 힘든 상황에서 자신으로서 인정할 때....캬~

슈퍼사이어인으로 변~신~ ^-^

전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 모두 슈퍼사이언이 되고, 1,2,3,4의 형태로 계속 진화해 나아가길...

넘 유치했죵????^_^

신동님의 댓글

신동 아이피 (210.♡.101.217) 작성일

이 친구 나이는 어리지만 내공이 있어 보이네,, 좋은 선생님을 만나 일찍 내공을 쌓은 게 참 부럽네요

한 수 배웠습니다.  고맙고

군 생활 잘 하기 바랍니다.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10.♡.226.245) 작성일

감사합니다, 신동님. ^-^ 그런데요...전 내공이란 것이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다만 제가 아는 것은 이 우주에서는 누구나 다 똑같고, 다 자기 모양대로 존재할 뿐입니다. 기태 선생님...물론 좋은 선생님이지만, 최고의 스승은 지금의 자신 뿐인걸요? 이미 신동님이 위대하고 완전하실 뿐입니다. 절 부러워 하지 마십시오. 이미 신동님은 훌륭한 존재이십니다. 화이팅 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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