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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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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몽 (210.♡.107.100) 댓글 0건 조회 7,487회 작성일 07-10-1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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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산 선사님은 어려운 불교의 화두선 세계를 무척 쉽게 가르쳐 주신 분이다.
불가해 할 정도로 난해한 것을 쉽게, 간명하게 풀어 놓는 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사람은 이 말을 이해 할 것이다.
숭산 스님에게 어떤 비범한 능력이 있다는 것은 김용옥 교수와 시인 고은, 현각
스님의 간접 진술을 통해 들었다.
나는 무엇보다, 숭산 스님의 책 중에서 오히려 불교 보다는, 어릴 적 이야기나,
산중 생활, 일본인 장님 친구 같은 무척 소소한 이야기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얼핏 얼핏 마음의 요결이나 단서가 보일 때.....그 즐거움이란.
다음은 숭산 스님의 마곡사 고양이 이야기를 짧게 줄였다.

마곡사에서 두부를 만들어 창고에 저장하고 튼튼한 자물쇠로 채어 두었는데
이상하게 날마다 두부 한 두 모가 사라졌다. 누가 몰래 혼자 냠냠 하느냐,
귀신의 장난이냐, 절의 분위기가 무척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어느날 숭산 스님이 몰래 창고에 숨어 들어가 밤을 새워 이 문제를 알아내려
하였다.
밤이 새도록 아무런 일이 없었다. 잠이 쏟아졌다. 이를 앙물고 새벽 여명이
희뿌옇하게 밝아질 때, 무엇인가 두부가 든 나무통으로 살금살금 다가왔다.
가만히 보니 다름 아닌 고양이 였다.
고양이는 살금살금 나무통 가장자리에 앉아 가만히 물 속을 들여다 보았다.
어깨를 잔뜩 움추리고 머리를 낮게 숙이고 미동도 하지 않은 체 오랜 시간을

물 속만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이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물 속에 담궈 두었던 두부 한 덩이가 차츰 살랑살랑 떠오르기 시작하는
것이 였다. 점점 두부가 표면 가까이 떠오르자 순간 고양이가 물 밖에서
그것을 재빨리 낚아채더니 입으로 가져가 아주 맛있게 먹어 버렸다.
그리고 유유히 빠져 나갔다.
숭산 스님 말씀, 한갓 미물인 고양이가 자신의 온 에너지를 집중시켜 이러
할진대......사람이 에너지를 집중한다면 얼마나 무한한 결과가 나오겠는가.
상상하기 조자 힘들다.
이 산중 고양이의 염력과 함께 떠오르는 말:
당신이 뭔가를 간절히 원할때 온 우주는 당신이 그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네 파울로 코엘로 연금술사 中

코엘료의 이 말은 法界나 에너지라는 말의 문학적 변용이다.
나도 살아 오면서 몇가지 이런 신비 체험을 했는데...내가 그 체험을
이야기 한다면 사람들이 또 지어낸 말이라고 여길 것 같아 단지 삼가할
뿐이다.
단지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런 체험을 미미하게 하면서 산다. '미미하다'고
표현한 것은 그 자신이 그것을 잘 인식하거나 믿지 않기 때문에 무척 우연
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코엘료 말대로 간절히 원한다고 되는 것은 또 아니다. 오히려 간절히 원할 수록
더 잘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求之轉乖 (구지전괴) 구하면 구할수록 어긋난다는
말대로.
그럼 어떤 경우에 되냐. 음.... 옛날 아날로그 라디오가 전파를 수신 하지 못하면
뿌지지직....하는 잡음만 들린다. 그럴 경우 우리는 주파수 다이얼을 요리 조리
돌려보고, 그것이 방향과 채널이 맞아 떨어질 경우에, 갑자기 선명한 소리와 음악이
들려 나오는 이치와 같다.
가능한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상황을 강한 상념으로 그림이나 영화를 찍어라.
자기의 욕망이나 에고로 구하지 말고 순수한 원을 세워라.
자신이 무척 순수하고 깨끗한 識이 있어야 한다.
옛날 전축 바늘에 미세한 먼지나 이물질이 끼거나 미세한 전극 간격이 떨어져
있다면...전축판은 돌아가는데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럴 경우, 우리는 바늘을 후-우 하고 불어 보거나 바늘을 몇 번 손으로 움직여
여러번 까닥거려 본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미세한 간격이나 먼지 같은게 존재 했기 때문에
소리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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