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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을 줄수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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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1 (221.♡.67.24) 댓글 3건 조회 7,436회 작성일 14-01-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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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전보단 조금씩 좋아지는것같다...다른사람에게 싫은소리못하고 늘 참고 살아와서인지
 
'저 사람을 실망시키면 안되는데..'란 두려움이 있었다...소외에대한 버려짐에대한 두려움이 심했다..
 
아주오래전 아버지와다투고 난 늘 겨울에 팬티바람으로 쫓겨났었다..어린 난 아버지에게 반항할정도 용기가
 
강했구나.. 지금생각하면 어린아이의 용기라고 생각되었다...총3번 쫓겨났는데 2번째부터 난 더이상 반항할
 
용기가 없고 무서웠다...그래서 난 나도 모르게 감정자체를 아예 차단해버리고 울지도 웃지도
 
힘들어하지도 말도 안하고 그랬다...그게 나름 시위였으나 많이 힘들었다...
 
그렇게 오랜동안 억압했던 상처와 감정을 만나가니 매우 힘들었다...
 
성인된 몸인데 그때 행동을 그대로 하니 자존심도 많이 상했고 그로인해 사람들이 떠나가기도했다..
 
 
첫번째 쫓겨난던 겨울날 난 고집이 세서 팬티바람으로 아버지와 싸우고 나갔다..초등학교때이니 누구집에
 
갈수도없고 옥상에 올라갔고 옛날 물통사이에 박스집을 하나씩 만들어서 누워서 떨고있었다..
 
'이러다가 죽겠다...박스로 막아도 안될것같아..'그래서 옥상빨래들을 보며 구멍난 곳을 막았지만
 
영하의 날씨였고 추위를 견딜수가 없었다...그래서 화장실로 내려간후 화장실에서 벌벌떨고있었다..
 
'제길 기왕 쫓겨날거 옷이라도 입고 대들껄..'
 
난 결심했다...다음엔 옷이라도 꼭 입고 대들거라고...
 
다시 들어갔고 난 그 이후로 아버지와 사이가 좀 안좋아졌다..늘 축구를 하고 동경하던 아버지에대한 미움과
 
분노,배신감에 난 아버지가 퇴근해도 늘..무뚝뚝하게 대했고 그런나에게 거부당했다는 생각에
 
다시 혼나기도했다...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아버지도 힘들게 일하고 왔는데 늘 싸늘하게
 
대하니 거부당했다느끼고 분노한것같다...
 
2번째도 다짐을 했건만 싸움은 내가 원하는 타이밍이아닌때에 일어나서 컴퓨터게임을 너무 밤새서하다가
 
쫓겨났고 팬티바람이었다...다행히 기억으론 어떤옆집형이 점퍼를 갖다주었고 좀 있다가 다시 들어갔다..
 
첫번째는 얼어죽는듯한 공포였지만..두번째는 한시간정도뒤에 집에 들어갔던 기억이난다..
 
'진짜 내가 크면 반드시 싸워 이길거라고....그리곤 옷을 늘 입고 지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사실 용기있는것처럼 했지만 어린 나에겐 엄청난 공포였다...갈곳없고 집도 못가고 추운겨울 팬티바람에
 
옥상에 있었을때는 얼어죽겠구나 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사실 그이후로 그 기억이 거의 안났었다....
 
대학교때도 난 나의 행동이 이해가 안갔다...밖에서 놀던 무엇을하던 집에 들어가지못하면 안된다는
 
공포는 거의 공황수준이었다...아버지 어머니가 전화와서 집에오라고하면 그때부터 난 안절부절하며
 
어떻게 할줄몰라서 우왕좌왕하고 허둥지둥대고 눈앞이 깜깜해졌다..그리곤 정말 죽는것처럼
 
뛰어가곤했고 차가 막히거나 사정이 생기면 디리를 떨거나 머리를 꼬거나 안절부절하며 불안해하고 초조해했다..
 
그리곤 집앞에서 늘 숨을 고르며 다시 안절부절했다...
 
'내가 나이먹고 왜 이러지?우리집인데 왜 그리 무서워하지?'하고 난 늘 내 행동이 납득이 안갔다...
 
'정만아..제발 어른답게 행동좀 하자...왜그리 안절부절하고 떨고 숨가빠하나..'하면서 스스로를 정죄하며
 
숨을 고르고 늘 차분해지려고 노력했다..아마 부모님꼐도 약한모습을 숨기고싶었었다...
 
정말 강해지고싶다는 욕구와 독립심이 강했지만...나의 이성과 다짐과는 반대로...
 
난 늘 전화만오면 덜컥놀라서 안절부절했고 누군가에 집에 초대를 받으면 밖에서 반 공황상태가
 
되었다...토끼동호회분 초대로 집에 놀러오라해서 갔는데...
 
'지금 들어가야..하나?그래 담배한대 피고가자..아니..선물을 사들고 가야하나?자동차뒤에서 안절부절하며
 
들어가면 무슨말을 할지..처음인데 어색하지않을지...'
 
'아..도저히 못들어가겠다...두근두근거리고 숨차고...''그래도 1년정도 불안을 받아들였으니 이번에도
 
할수있을거야..자..가자..대문으로..'라고 했지만 대문앞에서 어찌나 서성서성였는지..
 
그러고 안절부절할때 고맙게도 그분이 직접나와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휴..다행이다..''마치 대문한번열기 디게 힘드네..' 그당시 즈음에도 점점 나의 모습이 좀 초라하지만..
 
그것으로 조금씩 나를 판단하지않아서인지 금방잊고 반갑게 맞아주셔서 좋았다..
 
그렇게 내가 할수있는 만큼 사람들을 조금씩 만났고 난 정말 매순간이 안절부절에 맨붕상태로
 
만났다...
 
'난 늘 헤어지면서도 돌아서면서 생각했다..'
 
'비참하네..아마 나한데 실망했겠지?'그러곤 씁쓸하게 집으로 가곤했는데 내 생각과는 다르게
 
나를 편하게 생각해주는분이 많았다...다르게 무시하는사람도 더러있지만...그런분들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졌다....사실 나도 같이 있음 싫었다...
 
그뒤로 한번더 갔는데 갈때마다 맨붕이었지만 그래도 용기가 있어서 그럼에도 가곤했다...
 
이야기를 쭉하다보면 사람이 경험하는 감정은 같은지 말중간중간에 나와같은아픔을 이야기하면
 
내귀가 버섯처럼 쫑긋 ㅋㅋ 해졌다...난 대부분 들어주는 입장이었지만 내가 위로받는경우가 더 많았다..
 
'이분도 겉으론 멀쩡한데 속으로 안절부절하며 거절을 못하나보네..'
 
그럼 난 신나서 내가 지각하면 얼마나 빨리뛰어가는지 농담처럼 이야기하곤 했다...
 
그럴땐 웃음과 동질감을 자주느꼈다...
 
 
이전에 내가 아주 강하고 철두철미하고 늘 쉬지않고정진하고 노력할때 나를 아껴주던분이 계셨다...
 
'넌 꼭 성공할거야..너의 의지력은 절실함은 정말 본적이없다'
 
정말 절실해서 이를 악물던시절이었다...그당시는 그래도 나름 인기도 있었고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좋은
 
이야기도 해주었고 포스도 좀있었다..ㅋㅋ
 
오랜만에 만나서 대뜸 하는말이..
 
'왜 이리 야망과 열정과 의지의 화신인 너가 이렇게 망가졌냐..'고 했고 난 나름설명을했지만...
 
'나의 감정을 너무 억압해서 어쩌구저쩌구..'
 
그리곤 그분이 말을 이었다...'다들 그당시너를 알던사람들은 다들 널 퇴보했다고 안타깝고 불쌍하게
 
보더라..난 너가 나이가 어려도 그 열정과 의지가 본받고싶었는데..지금은 ..완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1시간넘게 계속 실망했다고 하니 예의를 지켜야하는데
 
나보다 10살정도 많았다..'욕이 나오려고하네..'하고 욕은 못하고 화를 내곤 하니
 
스스로가 비참했고 많이 흔들렸다...
 
'불안을 받아들인다고 했는데 정말 난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조롱받네...'
 
'기약도 없고 늘 불안한데...'
 
그래...어차피 시작한거 계속하자..그리고 그런사람과는 오히려 멀어질수있어서 좋은기회다..
 
사고방식이 다르면 헤어지는게 나에겐 좀더 좋지않을까..어렵풋이생각했다...
 
사실 내가 떠나기보단 대부분 실망하고 떠나가는경우가 많았다..난 지금도 좀 그렇지만..
 
만나자면 그냥 만나기에....ㅋㅋ
 
그 뒤로 많은사람에게 실망을 주었지만...격려와 위로도 있었기에 용기를 내었다..
 
그냥 있는그대로 모습으로 살려고 최선을 다했다...
 
 
얼마전에 누군가가 나에게 늘 듣던말을 했다..
 
'정말 실망인데...' 근데 나의 반응은 이전과 좀 달랐다..
 
'그래...실망을 좀 줄수도있지...'란 생각이 들었다...밥을먹고있었는데...
 
실망안주려고 말을 길게 길게 늘어뜨리고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가 문득 그런생각이들었다..
 
'지금껏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만나는 사람마다 기대치에 맞추려고해서 힘들었지..
 
실망을 주어서 힘들게 아니구나..''실망을 안주려고 완벽하게 나자신을 방어해서 그렇구나'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얼굴이 빨개지면서 더욱 말이 길어졌고 난 거부당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말은 끝까지 다했다....보통 그럼 도중에 멈추곤했는데...
 
할말을 끝까지 다했다...'난 정말 어려운일을 했구나'하면서 상기된얼굴로 속으로 좋아했다..
 
기왕 터진거 방언터진사람마냥..ㅋㅋ 몇마디 더하는데 듣는 사람이 고개를 쓱 돌리고 듣기싫어하길래..
 
중간 멈추고 얼굴이 빨개졌다...
 
그리곤 난 생각했다...'이전엔 얼굴빨개지면 미치도록 괴롭고 정죄했는데..이건 그냥 빨개지면되지..
 
이게 암것도 아닌데..왜그리 힘들었을까?아무것도 아닌데..그냥 빨개지면 되는데..'
 
그런 내모습을 보며 참 귀엽다고 해주었다 나보다 나이가 무척어리지만 귀엽다고 해주니
 
난 기분이 좋아서 더 귀엽게 오버하려다..그만   ㅠㅠ
 
 
최근에 느끼는 이상한점은 그런모습에 실망한 사람들 그래서 관계가 소원해진사람들이
 
가끔 연락오거나 만나면...나에게 이런말들을 했다...
 
'그땐 니가 정말 초라해서...왜 저렇게 사나?했는데 요샌 좀 멋진데?'
 
(그래?그때 초라했나?난 감정적으로 힘들어서 내가 초라하다는 생각조차 안하고 그냥 살았는데..
 
멋진데?초라한데?난 그대로인데...???)
 
 
'저기 저번엔 볼때 안경안썻을때 참 이런말해도 되요?'
 
'네...괜찮아요...무슨말이던지..'
 
'좋게 말하면 좀 힘들어 보이고 진짜로 말하면...노숙자같았어요..정말...'
 
'그래요?그정도는 아닌데..ㅋㅋ'
 
 
'사회적으로 볼땐 별로 아닌데 그냥 인간으로 바선 착해서그런가? 같이있음 참 편하다...'
 
'오빠랑 있음 참 편해요...그게 먼지몰라도 착해서 그런것같아요...'
 
 
착해서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착한것도 사실이지만 죄송 ㅡㅡ''
 
그냥 내가 순간 드는 생각은 그냥 나자신으로 있는그대로 살아가기에 편하게 느끼는듯했다..
 
편하게 무엇갈 막 하는것은아니지만 나도 편하고 상대방도 같이있음 편하니 좋았다...
 
전부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끌리는 사람들과 점점 만나게 되어서 좋았다...
 
 
아주 오래전 못했던 말이지만 어떤 내가 존경하던분이 나에게 그랬다...역시 소원해졌지만..
 
'넌 다를줄알앗는데 똑같구나..실망이다..'
 
그리곤 나를 자책하곤했다...'아..나름 열심히 했는데.....내가 아직 노력이 부족하구나..'
 
다시 만난다면..
 
'내가 누군가에게 실망을 준다는것은 그만큼 부족한점도 있고 인간적이란말이니 참듣기좋아요..
 
아니면 로보트가 아닌이상 인간인이상 당연하죠..'
 
실제 만나면 이렇게 이야기할 자신은 없지만 속으로든..말을 조금 더듬든 그런말을 하고싶단
 
생각이 들었다...
 
 

댓글목록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10.♡.226.245) 작성일

'그래...실망을 좀 줄수도있지...' 여전히 행님 글을 최고구만요! ^-^
올 한 해 실망을 많이 받으시길...ㅋㅋㅋㅋㅋ

저 역시 최근에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고참이 "가식적인 쉐끼~ 답답한 시끼" 라고 말하면
예전엔 속으로 "아닌데...나 가식적이지 않은데. 그런 모습을 나에게서 봤다면 지가 가식적일걸? 흥"
이라고 나왔겠지만...."아, 그렇게 생각하시나보네. 그래 나 가식적이여~"하곤 웃습니다.

그러다 또 "잠만, 그 사람 생각일 뿐이긴 한데, 내 기준에선 가식적인 게 없네? ㅎㅎ 저 사람 기준에서
내가 가식적이라면, 그래 난 위대한 가식적인 새끼다" 했습니다.

루시오는 위대한 가식적인 시끼, 위대한 답답한 시낍니다. 네 정말 그러합니다.
전 가식이고 답답해서 답 없는 놈이죠ㅎㅎㅎ 가식적이고 답이 없는 그런 날 사랑합니다.

빠염~

서정만1님의 댓글

서정만1 아이피 (175.♡.53.66) 작성일

사람 마음구조가 똑같아서인지~남일 같지않아요^ ^
공감되네요~감사해요~유동훈님^ ^

서정만1님의 댓글

서정만1 아이피 (175.♡.53.66) 작성일

고맙다~루시오~동강에서 너 이야기들으니 달라졌구나
하고 더 재미있게 들었다~용기가 팍팍 느껴지데 멋지다!
앞으로도 성장해가는 니글 자주보고싶다~형은 여기 정말
많이 적어서 이젠 뉴페이스가 필요한듯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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