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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리랑 (222.♡.195.141) 댓글 0건 조회 6,550회 작성일 07-12-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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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정식으로 배운 것은 20년전이다.
내가 무척 어려워 하던 선배님이 계셨는데 그분들을 길에서 마주쳐도 아는 체도 하지 않고
지나쳐 가곤 했다.
그놈에 자존심이 도도하게 걷게 만들곤 했다.
그래도 뭐라 하지 않고 귀엽게 봐주곤 하던 선배들인데
그분들이 어느날 집으로 찾아왔다.
그리곤 막걸리 집에서 셋이 둘러 앉아 대접에 막걸리를 가득 따르곤 나이가 많은 형이 한마디 했다.
오늘부터 우린 형제처럼 지낸다.
난 선배들이 하는 말이라 토는 달지 않고 경직된 모습으로 막걸리만 마셨다.
그렇게 마시면서 선배들이 하는 말을 뚫어져라 보면서 한가지 배운게 있다.
이제껏 내가 들어온 소문이 부질없는 일이 되어감을 알았다.
소문은 어디까지 소문일 뿐이었다.
그렇게 친해진 우린 정말 형 동생하며 지내게 되었는데 그 형들이 내게 자주 하던 말이 있다.
아무래도 일찍 사회 경험을 한 분들이라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것 같다.
얘 ! 사람은 어리숙하고 바보처럼 살아야 돼 ...모지라고 ...
술을 마실때마다 말을 하는지라
하루는 술을 먹다 한마디 했다. 왜 멀쩡한 사람을 바보처럼 살라고 말해요.
그러면 형들은 낄낄거리며 그럼 멀쩡하게 살던지..
그렇게 마시던 형들도 오년전에 술을 끊었다.
이제 나도 술을 끊었다.
술로 인해 목숨을 건진적도 있었다.
술을 마시기 위해 자리을 옮겨 기적처럼 목숨을 건졌고 함께 있던 동료들은 목숨을 잃었다.
그일로 오랜동안 방황도 하고 혼자 엉엉 울기도 했다.
사람은 막 살다가 죽으면 끝이다 라는 생각을 버렸고 어찌해야 하는 혼돈 속에서
불경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 같다.
아마도 그런 인연이 모여 이곳에 기웃거리는 지도 모른다.
연말이라 모임에 두군데 다녀 왔다.
오랜동안 모임하는 고향 친구들은 술을 끊었다 말하자
처음엔 믿지 않더니 끝까지 입에 술을 대지 않자
한마디씩 했다. 야 뭔 재미로 사냐.ㅋㅋㅋ
난 어디에 가던 술을 마시곤 했다.
모임이던 애경사던 꼭 술을 먹어야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한 생각을 내려 놓니 이렇게 편한걸
술을 먹지 않으니 집에 들어 갈때 도둑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들어 갔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 졌다.
술을 끊으니 몸도 마음도 훨 건강해 진 것 같다.ㅋㅋㅋ
이제는 뭔 재미로 산다냐.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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