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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너머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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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다海 (118.♡.131.93) 댓글 10건 조회 6,020회 작성일 10-11-2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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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gif밍크가 생겼다.
아니...샀다.
나..이런 여자다..!
내면이 부족할수록 외모에 치중을 하는...!
인정 한다.
밍크가 생기고, 갈곳이 생겼다.
그동안, 내면의 풍요로움으로 잠시 뜸하던
지름신은 내게 급! 왕림 하셨다.
며칠을 백화점으로 다녔다
밍크의 격에 맞는 구두
밍크의 격에 맞는 스카프
그리고 니트!
가방!
내가 구입한건 하나인데..그것을 위해 옵션으로 구입해야 하는것은
더 엄청 났다.
나 같으면 그렇게 안입겠다!
얇은 실크 스카프가 어울리지!
명품가방 정도는 있어야 밍크가 빛이 나지!
손님들이며,
아는 언니들 까지 모두들 한마디 하니
나는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하다가..
이것 저것 그들의 목소리에 따라 구입을 했다.
간이 작아 명품가방은 절대 못사고 구제시장에 가서 가짜를 샀다가
욕만 실컷 얻어먹고,...
정체성을 잃고 흔들리는 나를 보면서
나는 그대로 흔들리고 있었다.
머릿속엔, 내 자체가 빛나는 보석인데,
뭐가 부족해서 난리야? 라고 타일러 보지만
그보다 더 큰...
감정...
난...돋보이고 싶어
있어 보이고 싶어
남들에게 부족해 보이지 않을까 달달 떠는 나의 열등감을
두눈 뜨고 바라보지만...잠재울수 없었다.
.................................................................................................
연주회 뒷풀이에 갔다.
그렇게 신경 바짝 쓰고간..나의 스타일..
반짝이는 메이컵을 위해 화장품을 구입했고,
단아해 보이는 진주 귀걸이는 옆 사무실에서 빌렸고,
고상해 보이는 얇은실크 스카프는
추운 날씨탓에 정신나간 이로 보였고,
부들 부들 반짝 반짝 윤기나는 밍크는 실내에 들어가자 마자 벗어서
아무도 보아준 이가 없고,
옆 소장이 보다 못해 빌려준 명품백은
혹시라도 흠집날까 달달 떨며 보관 했다.
................................................................................
이게 나다.
오로지 남들에게 비춰질 내모습에 전전 긍긍하는
누군가..내게 칭찬, 내지는 질타를 할까봐 안테나를 쫑긋 세우고
바짝 긴장해 있는..
그래서 결국 그자리를 즐기지 못하고
나는 어설푼 웃음으로 일어나 버리는..........넘 피곤해!
............................................................................
연주회 뒷풀이는 나의 의상과 상관없이
그들의 풍성한 이야기로 이끌어 갔다.
아무 소용 없었다...나의 패션쑈!
이날을 위해 나는 일주일을 분주히 바쁘게 움직였다.
그런데...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니
참....허무하네....좀 봐주지...마스카라도 힘주었건만...이...씨!
.........................................................................................
결혼식에 갔다
연주회 의상 그대로..
역시 나를 알아봐 주는 이가 많으니 참 좋다.
명품백을 알아봐 주니 빌렸지만..기분 좋다
(당장 카드를 긁어서라도 사야겠다고 다짐한다.)
밍크를 만져보며..
너정도면 이정도는 입어야지 하며 치켜 세우는 소리가
싫지 않아 미소가 나온다.
경란언니랑..식장을 빠져나와
시장통을 걷는 우리는...
노가리를 파는 리어커 앞에서
아줌마와 흥정한다.
5000원에 300g 너무 작게 준다면서
막 흥분한다!...
대형 문어 다리를 사는동안, 경란언니는 노가리 몇개를
슬쩍 봉다리 안에 넣었다
그리고 내가 두개를 더 넣었다.
아줌마는 보고도 못본척 한다.
난...한마디 했다!
밍크 입고 명품백안엔 노가리 봉다리..
보이는게 다가 아니지요...!
아줌마와 우린 동시에 핫핫핫 하고 크게 웃어재꼈다.
노가리 다섯마리를 슬쩍 하곤 매우 기뻐하는 명품녀 경란언니!
내리쬐는 햇살에 버거운 밍크를 입은 나!
................................................................................
집에 와서
버거운 밍크를 벗고
빌린 명품가방을 다시 챙겨 넣고
홀가분한 나로 돌아 왔다.
어느게 나인지..나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난..남들의 시선에 많은 돈을 투자 했다는 것 만큼은
인정 한다.

댓글목록

지족님의 댓글

지족 아이피 (112.♡.206.210) 작성일

ㅋㅋ 우와 밍크다!
보통 이러다가 한고비 넘으면 주위에 막 나눠주던데. 그럴때가 오면 저한테 넘기셈^^
바다해님,샘이랑 팔짱 한 더 껴야겠다
샘의 뉴패션이랑..

정리님의 댓글

정리 아이피 (119.♡.240.65) 작성일

에고...부러워라...밍크...ㅠㅠ

멋장이 바다海 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멋 부리고 싶을 때, 마음껏 부려보는 것도 참 좋은 거 같아요.

저도 한때는 손톱에 큐빅까정 박아서 다녔던 시절의 전설이.ㅎ.

하고 싶은대로 멋도 맘껏 부려보고  해 보니깐...별 거 아니다 싶어 어느순간 사르르 식더군요.
(이부분도 '있는 그대로'를 실천하기 위해서 의식했던 과정중의 저 나름대로의 한 방법이였답니다.)

요즘의 저는 마음공부를 너무 잘 한 까닭에(요 부분만),
완전 자유속에 살고 있답니다.-.-
(요즘,저를 아는 사람들이 세상 다 살았냐고 간혹 묻고는 합니다.ㅜㅜ)

아무튼 요즘 제가 느끼는 다른 이들의 외모에 관한 느낌은,
바다海 님처럼 예쁘게 치장해서 있으면 예쁘서 좋고,
편안하게 있으면 그대로 자연스러워서 좋고...

바다海 님은 계속 멋장이로 남으시길요*^_^*

꼬랑지)진~짜... 할려면 바다海 님처럼 이렇게 학!실하게 밑바닥까지 드러내보는 것이 정말 필요한거 같은데요...바다海 님처럼 철저하게 솔직한 이도 참 드뭅니다. 저는...그렇게 못 해요...아마도 그래서 뿌리가 뽑히지 않고 있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할려면 철저하게, 아니면 아예 시침을 딱 떼든지. 문제는 항상 어중간하니깐 힘이 더 든다니깐요...

왕당님의 댓글

왕당 아이피 (218.♡.195.35) 작성일

재밌게 잘 읽었어요.
글 참 맛있게 쓰세요.

읽어봐도 치유할 상처는 안 보이는데,
나만 그렇게 보이나 ~~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211.♡.61.164) 작성일

12월 모임엔 쌤의 뉴패션과 함께 기념 촬영 해야겠어요..신난다..밍크와 거위털의 만남이라..음..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211.♡.61.164) 작성일

언니?

저도 밍크 의식적으로 샀어요
너가 살수 있어?
과연 할수 있어?
라는 엉뚱한 도전정신에
질렀죠...!  밍크 가져도 별 관심 없어요

그냥 청바지에 막 입으려 샀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나 강력해서 그들의 의견에 휩쓸린 나를 보았죠..ㅎㅎㅎ

명품...그걸 가졌다고 해서
내가 더 우쭐해 지는것도 아니고
더 잘나 보이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타인은 나의 그런 모습에 별 반응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반성 합니다

밍크 입고 버스탄 아줌마
밍크입고 미용비 깍던 아줌마
밍크 입고 시장에서 콩나물값 깍던 아줌마

이들을 욕하며 질타 했던 제 자신을 용서 합니다
은근히 그들을 질투하며 퍼부어 댔던 지난날에 용서를 구합니다..

밍크에 츄리닝을 입고 버스를 타고
검정 봉다리를 들고 있는 저를 만나시면
아는척 해 주십시요..

밍크는 결코 오리털 잠바보다 따뜻하지 않았습니다...^^*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211.♡.61.164) 작성일

상처치유...

글쎄요...  치유하려는 마음을 언젠가 부터 내려 놓았나 봐요
일상에서 저를 볼 뿐...
순간 순간 쪼잔하고
열등하고...가식이고..잘난척 하고
착한척 하고

게다가
밤마다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어 눈물 콧물 흘리다 잠드는
흥행실패작의....주인공... 바로 접니다.

정리님의 댓글

정리 아이피 (118.♡.106.120) 작성일

밍크 입고 버스탄 아줌마
밍크입고 미용비 깍던 아줌마
밍크 입고 시장에서 콩나물값 깍던 아줌마 //

휴...눈 튀어나올 만큼 엄청 바쁜디...걍 지나칠 수 없어서리...

사실, 나는 지금도 조 위에 열거된 아줌마를 경멸하는 마음이 다소 있어요.
그렇게 경멸하는 나에게 내가  놀라 내가 왜 이러지?하며,
그들을 이해하려 애를 쓰고 있는 나를 봅니다...

나의 문제는,
경멸하는 마음이 올라오면, 양껏 경멸하던지, 아니면, 순수하게 관대한 마음으로 대하든지,
항상 어중간하기만 한 나,이지만...

그래도 그들을 이해하려 애 쓰는 나,를, 어중간타 자책하기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善한 마음을 내려고 애를 쓰는 나자신을 대견해 하기로 했습니다.

하이고...에러바서리...원.(어려워서 원...의 경상도 사투리입니다~^^)

아무튼, 참 영민한 사람입니다, 바다海 님은...

12월 도덕경 망년회땐 꼭꼭 봅시다~!

라임님의 댓글

라임 아이피 (59.♡.195.210) 작성일

저랑 같은 과세요.^^힛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10.♡.28.120) 작성일

다음엔 밍크코트 김샘에게 한번 입혀주세요.
샘은 아무거나 다 소화하시는 그야말로 무적의 패션모델!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68.♡.190.244) 작성일

으아~ 재밋당 ㅋㅋㅋ
모두 강적이닷!
요즘 이곳에서 흥행리에 떠오르는 참신한 쌧별 이영애님~~~
담에 만나면 꼭 싸인하나 미리 받아 둬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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