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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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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다海 (211.♡.61.115) 댓글 9건 조회 5,597회 작성일 10-11-3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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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이 저의 가게에 오시면서 크리넥스 각휴지를 6개 들이 한팩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역시 올드패션 이지만
센쓰는 만점 이십니다.
원래 두루마리 휴지 스타일 인 제가
비싼 각휴지를 잠자리 옆에 두고
요즘 잘 쓰고 있습니다
눈물 콧물 찍찍
턱에 머물러 방울 방울 맺힌
눈물의 짠맛에 얼굴이 근질 거릴때
한번에 톡!~~ 하고
우아 하게 뽑아서
핑~~~! 하고 코를 세게 풀고
턱에 그렁 그렁 달린 눈물을 쓰윽~~하고 닦습니다..
닦는 도중에도 눈물이 나네요
울다가..
샘이 사주신 티슈라는 생각에
더 울었습니다..
실컷 울라고
그래도 된다고..
얼마나 참았냐고...
그래서
의미 있게 쓰고 있습니다
저의 고운얼굴 거칠어 지지 않게
제때 저에게 선물해 주셨습니다..ㅎㅎㅎ
....................................................................................
오늘은 버림 받을까 두려워 전전 긍긍 하는 저를 보다가
문득...
내가 마음에 문을 닫고 스스로 버렸던 이들이 얼마나 많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내가 더 많이 그들을 아프게 했더군요
나를 아프게 할까봐...
그들의 슬픈 눈동자가 느껴지면서
아침을 준비하며 씽크대 앞에서 훌쩍 거렸습니다.
남편과 갈등이 있을때도
정말 매몰찬 말과
당장이라도 헤어질듯..싸늘한 눈빛과 말투들을 던져 놓고
나는 화장실에서
꾸역 꾸역 울었습니다.
그러면
내 자신은 나를 막 구박 합니다
너 왜울어?
너 원래 그런 애잖아!
너 원래 못됬잖아?
원래 그런대 왜울어?
뚝 그쳐..!
그러면 나는 내 목소리에 뚝 그치고
다시 냉혈인간으로 돌아 옵니다..
그런 내가 보여서 울었습니다
내가 나를 더 아프게 때렸구나
원래부터 그런거 아니야~~
나..겁이 나서 그런거야
나..화가 나서 그런거야
나..그런 사람 아니야~~
그러면서 울고 있습니다..
또 크리넥스 휴지를 뽑아 코를 핑핑 풀고 눈물을 닦아 냅니다..
...............................................
가부좌 틀과 앉아서
그 비싸다는 침향을 사르고..
108배 두툼한 방석에 앉아서
나는 이렇게 볼품없이 작고 초라하게
가슴을 두드리며
발버둥을 치며 꺽꺽 ~~소리내어 울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명상은
이런게 아닌데
그져 바라보는건데..
생각과 몸 너머의 그 무엇을 끊임 없이 찾아...
나는 누구 인가...!
하는건데...!
감정을 허용하고 부터는
뭐가 뭔지
뒤죽 박죽이다
호흡법도..
관하는 방법도...
어디로 갔을까..
지금 이순간이..바로 이렇게 올라오는 감정 그대로란 말인가..?
그래서 그토록
긴시간 명상을 할땐 고요하고 평화롭다가도
현실에선 그렇게 휘청거렸구나...
어린시절..
언제나 새로운 형태로 바뀌어 나를 방문 한다!
마주 할때까지...

댓글목록

행복한나무님의 댓글

행복한나무 아이피 (125.♡.17.225) 작성일

도덕경 마곡사 부흥회 이후
스스로 은혜를 받은이들이

새로운 언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방언들이 쏟아진다. 하늘의 언어들이  마구 마구 쏟아진다

놀라워라  ~~~~~~~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68.♡.190.244) 작성일

와아~ 행복한 나무님 답글...명품이십니다
음, 행복한 나무의 방언이 참 듣고 싶당 ^^

맞아, 그날 바다해님 집앞,  차에서 내리시더니 마치 그 일만 내내 생각 하시고 오신 분 처럼
마중나온 언니와 수수와 대충 인사 하시더니 두리번 거리시며 가게를 찾아가시는 비원님 뒤를 영문도 모르고
 졸졸 따라 갔더니
큰 티슈 뭉치를 사시던 장면....
대구 모임에서 젊은 학생들 3명이 강의 들으러  포장 마차 깡통 집에서 둘러 앉자
애들아 , 배 고푸지 우리 맛있는거 먹자 하시며 주섬 주섬 음식을 주문하시고
나오실땐 언능 크레딧 카드로 지불하시는 부자 비원님....


수수도 그런 티슈 박스 갖고 싶다
코까지 풀은 종이는 할수 없지만  눈물만 닦은 종이는 잘 펴서 양지에 말려 다시 쓰고 싶다 ^^
정말로

규리님의 댓글

규리 아이피 (211.♡.153.114) 작성일

저는 맘껏 울 수 있는 바다해님이 너무 부럽습니다.
사무실에선 직원들때문에 참고..
집에선 아이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참고..

바다해님..
마주할 때까지, '바다해님의 나'를 마주할 때까지
저도 응원할게요..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211.♡.61.70) 작성일

난 행복한 나무님의
댓글이 더 놀라워요~~`

정말 멋진 설교 였습니다..

할렐루야  아멘~~!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211.♡.61.70) 작성일

수수님...

코닦은 휴지
눈물 닦는 휴지  구분해야 겠어요

ㅎㅎㅎㅎ

각티슈 4통 다 쓰고 나면
안구정화가 되겠죠?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211.♡.61.70) 작성일

규리님

이름도 이쁘시고
 
글도 차분하시고..

청주에 가면 만나서 맛난 국밥 먹어요~~~

응원덕에 한걸음 내 딛습니다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59.♡.232.155) 작성일

참 고마운 아침입니다.
밖은 온통 안개로 앞을 가늠키 어려운데
바다해님의 밝고 빛나는 글을 읽으며 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합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눈물 닦고 콧물까지 흘러내려 코까지 닦았는데 이 휴지는 어케 해야하나요....? ^^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211.♡.61.70) 작성일

ㅋㅋㅋ 실수 하신거죠..

이제 부턴 분리해서 사용하셔서 말리세요..ㅎㅎㅎ

같이 울어 주셔서 감사해요

제안에 작은 속삭임도 들어주셔서..감사합니다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68.♡.190.244) 작성일

권보님 !!!!
지구가 우릴 무척 좋아 할꺼 같아요
휴지 한장도 아끼며 어쩔줄 몰라하는 우릴보고 ㅋㅋㅋ
권보님의 눈물 콧물 무친 휴지는 수수에게 주세요~
양지에서 오래~ 말렸다가 권보님 보고 싶으면 수수 눈물 닦고 또 말리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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