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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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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babo (58.♡.32.49) 댓글 0건 조회 6,063회 작성일 08-01-2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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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이 작으면 발이 아프다.

아픔으로 인해 발의 존재를 깊이 깨달아 안다.


하지만 발의 고통이 사라진 후에까지

발의 존재를 기억하여 짊어지고 다니지는 않는다.

고통이 사라진 발은 그냥 가뿐히 걸을 뿐이다.


누군가 발을 고통을 호소하면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일러줄 뿐이다.


이전에는 그곳에 발이 있는 줄도 몰랐다가

고통으로 인해 발을 알게 되고

다시금 발이 발을 잊고 발로 돌아가는 이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覺의 효용이라면 이런 것이다.

覺을 거친 후의 사람은 그 행이 저절로 효율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覺을 거친 자는 말할 필요도 없이 고통을 쉽게 여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또랑물을 마시라하면 마실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처럼 覺은 강요하거나 가르치지 않아도 저절로 아는 그런 효용이 있다.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저 그럴 뿐이다. 더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覺은 사람이라는 이 머리 큰 동물이 살아가는데 분명 가장

분명한 지혜이다.


하지만 또한 분명히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覺이란 것이 오늘날

도리어 사람을 구속하는 개목걸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각을 신주단지 모시듯 끌어안고 있다거나

이를 우월의 면류관처럼 쓰고 있다거나

조금이라도 특별함이나 훌륭함의 높이로 올리려는 의도들은

그것이 누가 되었건 어떤 이유에서건

깊이 간파하여 끌려 다니며 속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얼마나 비일비재하고 많은 지........


오늘날 覺을 팔아먹는 도인들이 너무 많아

각을 향해 몰려다니는 참학인들에게 이를 경계하여

한마디 되지도 않는 소리 앞뒤도 없이 나오는 대로 억지로 했을 뿐이다.


지금까지 한 이 모든 말들이

쓰레기 더미에 쓰레기를 더한 줄 아는 사람이라면

바로 쓸어서 내다 버려 주시길....

냄새조차 없애주시길....


자, 그러면 이제...


실망하고 실망할지니......

남김없이 실망할지니......


하나도 남김없이 철저히 실망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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