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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점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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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몽 (210.♡.107.100) 댓글 1건 조회 6,346회 작성일 08-01-0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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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시절. 내 바로 위의 고참에게 들었던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나는 작대기 하나에 그는 둘. 이병과 일병과의 관계였지만
직속 고참이 하늘 보다 높던 시절이었다.
고참은 경상북도 시골의 양반 태생으로 S 법대 2학년을 마치고 입대
했는데 키가 좀 작고 왜소한 몸에 연애란 걸 별로 해보지 않고
군대에 들어와 상급 고참들에게 여자를 모른다는 놀림을 좀 받았다.
그래서 이 양반의 꿈이 한 번 여자랑 자보는 게 소원이였다.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그게 번번히 신통치 않아
무산되어 버렸던 것 같다.
한창 전성기의 나이에 푸른 제복을 입혀 놓고 남자들만 사는 공간에서
고참은 밤마다 여체의 신비나 나신에 관한 상상을 하는 듯한 눈치였다.
내가 작대기 하나를 더 얹히고 갓 일병이 되고 고참은 상병을 달 무렵.
어느날. 고참이 얼굴을 붉힌 체 히죽히죽 웃으며 다가와 거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 졌음을 알려 왔다.
박상병님. 정말 축하 합니다. 소원 성취하셨으니. 첫날밤은 좋았나요?
그 때 고참이 말을 더듬거리며 뒷머리를 벅벅 긇더니 종 모양 사발
처럼 얹혀진 여자의 유방이 생각보다 물렁물렁하더라, 키스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서둘다가 앞니 두 개가 부딪쳐 한 순간 어색하더라.
작은 삼각 팬티가 내려 갈 때 긴장하여 오금이 저리고 춥더라......
잔뜩 이런 말들로 변죽을 올리다가 정작 중요한 그 삽입의 순간에
대해서는 이야기 고개를 넘지 못하고 부끄러운듯 머뭇 거렸다.
그러니까. 고참은 약간 경험이 많은 유부녀와 첫 테이프를 끊었는데
정작 그가 여인의 'Y'자형 중심에 자신의 물건을 가져가 움직였을 때.
고참 말로는 이상하게 삽입이 되지 않아 한참을 방황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애를 써고 시도를 해보아도 번번히 실패를 거듭하자, 나중에는
그녀가 슬그머니 고참의 끄트머리를 손으로 잡아 자신의 입구에
조금 넣어주었고 그 뒤부터는 더 이상의 묘사가 필요하지 않으리라.
문제는 24세의 고참이 꿈에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싱식에 있었다.
고참 왈. 나는 그게 수직 상하로 연결되어 움직이는지 알았다니까.
그러니까..... 나는 위에서 아래로 꽂으면 되는 줄 알고 자꾸 비껴
나고 말았지. 나중에 알고보니 그것은 수평의 전후 운동이었어.
그러니까. 고참은 여자의 몸 구조에 대해서 전혀 몰랐고 그것이 수직
운동으로만 알고 살아왔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아주 당연한 일이며
단 한 번도 그것에 관해 의심을 해보지 않을 정도로 순진하게 살아왔다는
방증이기도 한 셈이다.
수보리야, 동서남북 상하허공이 얼마나 크냐?
실로 크옵니다. 세존이시여
그래, 이 法이란........
나는 간혹 허령한 정신 세계에서 마음을 깨친다는 도리가, 나의 고참이
겪었던 터무니 없었던 그런 경험이 어떤 은유로 작용하지 않는가 하고
생각을 해 본다.
말하자면, 원리는 알고 있는데 운용을 모른다거나
스승이란 제자가 헛발질 할 때 그 여인처럼 방향을 슬쩍 틀어 놓는다거나
깨우치고 난 뒤에 그것이 자신이 알고 있었던 것과 차원을 달리 한다거나
도판에서 무던히 삽질만 하는데 아무런 진보나 발전이 없다거나.......
결국은 영점사격 시 탄착점이 형성되지 않을 때 자기 소총의 클릭을
조정(calibration)하여 사정해보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닐까 상상해 본다.

댓글목록

e-babo님의 댓글

e-babo 아이피 (222.♡.103.118) 작성일

우와~, 하하하하하.......

진짜 글 잘 쓰십니다요...
역시 사변적인 것보다는 은유가, 은유보다는 비유가 더 빨리 와 닿는...
끝내주십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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