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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나를 만나는 경험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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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매순간 (124.♡.77.65) 댓글 5건 조회 6,154회 작성일 12-09-1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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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듬을 잊기 위해 추구하던 모든 것에서 손을 놓았습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했던 독서,
작심삼일의 무한 루프 영어공부
철두 철미하게 일을 진행하겠다고 깨알같이 쓰던 메모

그러다 누군가 지켜 보지 않는 휴일엔
TV, 인터넷, 게임, 만남, 술로 다시 무너지는 일상이였습니다.
일에 대한 회의도 들었고 이렇게 살아가는게 내가 태어난 이유인가?
내게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그걸 찾아야 하는건 아닌가?
행동하기엔 용기가 없으며 계속 정죄하고 다짐하고 너무도 피곤하고 힘들었습니다.
 
질의응답을 통해 실험을 계속 말씀해주셔서
실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우선은 극복하고 싶었던건 무기력함,지루함 이였습니다.
인터넷 보거나 TV를 보거나 하는 행위가 무기력함을 수용하고 겪는 행위가 아님을 깨닫고..( 엄청난 에너지 쓰는 것이고 나를 볼 수도 없습니다. )
모든걸 일체를 끊고 방안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누워있어 보았습니다.
사실 쉬는건 제 특기라 실험에 거부 반응(?)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부터 태풍 볼라벤,덴빈 마냥 온갖 잡생각들이 나타나고 아무것도 안하니
두 눈을 뜨고 면면을 만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극적인 생각,
엽기적으로 누굴 죽이는 생각,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게 만드는 과거의 쪽팔린 상황들,
상처 받았던 일들,
날 힘들게 하는 사람들,
누군가에게 무시당했던 경험,
미래를 생각하니 암담하고 초라한 내 모습,
이렇게 살아 볼까 저렇게 살아볼까? 갑자기 소설을 쓰는 머리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오더군요.
생각을 한번 보자고 쥐구멍 보듯이 보면 ... 안나타 나다가
잠깐 긴장을 놓치면 폭풍처럼 온갖 생각들이 오더군요.
얄팍한 지식으로 에고, 관찰자, 지켜보는자 등등 생각은
내가 아니다라고 책에서 배운대로 적용해보기도 하고...
이것 저것 김기태선생님 말씀과 제 경험, 지식을 섞어 실험을 계속했었습니다.

열반에 오른 분들의 공통점, 에고가 딱 떨어져나가는 신비한 경험을 저도 느끼고 싶었습니다.
이렇듯 생각 이어짐과 지식과 앎이 겹쳐져 실험의 방향도 못잡고 하다 말다 그랬습니다.
 
그러면서도 한시라도 빨리 왔으면 했습니다.
 
내 고통을 벗어나는것도 항시 평화로운 마음 상태로 다른 사람들에게 "나 이렇게해서 좋아졌어요."
하는 지자랑(?)도 하고 싶었습니다.
 
막상 제 모습을 인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의 면면들을 살펴보니 모두 자기 오만, 자기 중심에서의 궤변이였고
솔직함을 감추고 겉으로 들어난것, 남들에게 보이는 것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함을 보았습니다.
 
다른 실험의 경험자처럼 초라한 나를 만나 마음을 다해 운적은 없지만...
울어보는 척도 해보았지만... 이건 아니다 싶기도 했습니다.^^
결국 제 나름의 경험과 방식으로 실험을 해나갔습니다.
 
실험을 할때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하지만 답답한 마음에 궁금함을 해소하고자
다시 질의응답 글들을 읽었던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곳 조차 끊어야 나를 진정으로
만날 수 있겠다 싶어 회원가입도 않았지만 꾹 참고 들어오지 않았던때도 있었습니다.
 
풀고 싶었던 의문들이 솓구쳐 올라오면
"해결하고 싶지? 미안해 지금은 답이 없네 좀 더 참아보자~
애매모호하고 질서잡히지 않은 그대로를 있어보자"
"그래 마음대로 휘저어보거라, 끝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선생님 말씀처럼 오냐 한번 해보거라~
"끝으로 한번도 널 제대로 봐주지 못하고 인정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
 
.....
 
참 희한하게도
 
마음을 여인숙 마냥 손님들에게 한껏 내어주고 나니 ...
마음은 점점 더 깨끗히 비워지고 명확해지고
힘들게 하던 검은 암덩어리같은 기억들은
이젠 짜증내거나 힘들게하는 기억이 아닌 추억할만한, 떠올라도 아무렇지 않은 그냥 그것이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생각을 수용? 인정?을 하다보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가 일상 생활에도 나와서
너무 덤덤하게 살게되어 혼돈이 되기도 했습니다.
 
너무 의욕없는건 아닌지... 이럴땐 좀 더 기민해야져야 하는 건 아닌지...
사실 일상생활은 더욱 열심히 살면서, 마음은 그때 그때 맞춰 밍밍하던 애매모호하던 즐겁던
조화롭게 가져가는 패턴을 익혔지만...
 
삶과 마음을 분리하지 않는 숙제를 아직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 숙제가 애초 없었음을 아는게 궁극적이겠지만...
조금 더 실험해보고 경험해보고자 합니다.
 
아직도 삶과 실험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aura5님의 댓글

aura5 아이피 (221.♡.72.17) 작성일

혼자 가만히 있으면 생각들이 막 나는데, 계속 대면하면 정화되면서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형님 멋있습니다. 화이팅 하셔요.ㅡ!

매순간님의 댓글의 댓글

매순간 아이피 (124.♡.77.65) 작성일

올라오는 모든 것들이 내가 아닌게 없으며...

피하지 않고 다른 것을 통해 해소하려하지 않고

모든 몸짓을 정지하고

있는 그대로 만난다면 아우라가 말한데로 편안해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어~

땡큐~ ^^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19.♡.114.245) 작성일

평면을 <기어다니는> 애벌레가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기 위해 고치 속으로 들어가듯
'실험'이라는 고치 속으로 들어가는 매순간님께 마음으로 깊은 응원을 보냅니다.
고치 속으로 들어가면 애벌레로서의 모든 움직임과 몸짓들이 정지하듯
매순간님이 기울여온, 영적인 비약과 성취를 위한 모든 관심과 노력과 몸짓들을 정지해 보십시오.
책을 읽거나 TV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등등
그리곤 그 무위(無爲) 속에서 다만 하루하루를 생존하며 사는 것이지요.
내가 멈출 때 존재의 실상은 스스로 그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우리 눈앞에 드러낸답니다.
감사합니다.

매순간님의 댓글의 댓글

매순간 아이피 (124.♡.77.65) 작성일

구하려던 답들이 어느 순간, 문득 내려져 있음을 느끼고 나니

사람사는게 보이고, 주변이 보이고, 뭘 해도 잼있고, 일도 잘풀리고, 내가 지질이도 못난놈도 혹은 잘난 놈도 아니란걸,

뭐 이런 세상이 다 있습니까?

늘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선생님~ 사랑합니당!^^

꽃으로님의 댓글

꽃으로 아이피 (211.♡.71.94) 작성일

ㅎㅎ 저도 파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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