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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의 깊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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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몽 (210.♡.107.100) 댓글 5건 조회 5,142회 작성일 08-01-2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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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무렵 속리산에서 내려오신 스님과 인연이 있어
그 분에게서 참선과 선가귀감을 배웠습니다.
선가귀감을 가르친 까닭은 속인이 참선을 제대로 하기 어려우므로
그 방향의 이론적 부분을 함께 다독거려 주어야 실천적 수행을
나중에라도 혼자 스스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 분의 숨은 배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가귀감. 허다한 공안의 뜻과 무수히 많은 조사선의 가지 중에서
엣센스만 모아 일종의 가이드라인과 매뉴얼 역할을 하는 책 입니다.
과히 Essence to Essence 라고 할 만 합니다.
정말 선가에서 따로 수행과 정진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있는지
훑어 보았습니다.
수행은 '수행지요' 수행의 참된 알맹이라 성글게 표현되어 있고
그 대신 공부하라, 닦아라, 나태하지 말라는 말로 표현되어 있을 뿐
옛 사람이 수행을 지칭하는 말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수행을 惺惺歷歷 密密綿綿 (성성역역 밀밀면면) 성성하고 역력하게 차근차근
끊임없이 하라. 이 교지가 내려진 사연은 주해로서 부처의 제자 중
밥도 안먹고 잠도 안자고 열심히 정진을 했으나 깨치지 못해 비관에 빠진
사람의 마음을 부처가 비추어 보시고 그가 음악을 깊이 사랑하니까
수행도 거문고 줄처럼 완급 조절이 있음을 말한 것에서 비롯하였다고
주해가 나옵니다.
역주에 한도인(閑道人)은 일 없다는 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것이 아니라 삼천가지 위의와 팔만가지 행과 육도를 닦는데 자기 몸과
생명, 재산을 다바쳐 중생을 구하는 자비의 노력을 멈추지 말라는 뜻이다.

그 몸이 한없이 분주하고 골몰하면서도 마음은 밝고 맑아 호수처럼
움직이지 않는 진정한 수행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물론 선가귀감에도 전체상의 여법도 나옵니다. 부처와 조사가 나오심은
마치 바람도 없는데 물결을 일으킨 격이다 등의 '지금 이대로' 사상도
도처에 발현되어 있지요.
그런데 역대 조사와 선승이 단지 깨달음의 순간에 환한 빛을 비출 뿐이지
왜 그 분들에게 수행의 시린 세월이 없었겠는가. 석가도 설산고행과 극한
수행 등 인고의 시간이 있었다. 법과(법의 열매)가 저절로 열리지는
않는다. 크게 깨우친다는 돈오도 누적된 점수의 힘을 내포하고 있다.
왜 여법과 함께 실천적 수행을 동치시켜 선가귀감을 써내려 갔는지
옛 사람의 뜻도 한 번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e-babo님의 댓글

e-babo 아이피 (58.♡.32.50) 작성일

“수행을 해야 된다.”고 해도 옳지 않고
“수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해도 옳지 않습니다.

왜 인가요?

수행이란 본래
하는 것에도,
하지 않는 것에도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살펴도 못 찾을 것이며,
살피지 않아도 결국 찾지 못할 것입니다...

아아, 왜 인가요?

꿍 하면 바로 호박 떨어진 줄 알 일이지,
달리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그럼

 애호박이든가요 단호박이든가요
 호박떡 해 먹어십다.

 그런데 제대로 해 보셨어요?

e-babo님의 댓글

e-babo 아이피 (58.♡.32.23) 작성일

<제대로>라는 그 생각이 바로
지금의 <제대로>를
늘 잃어버리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

<제대로>를 떠나지 않고 있다면
다시금 <제대로>를 왜 찾아야 하는지요?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총명한 바보님.

 어제 댓글로 짧게 두 마디 올렸습니다.
 별 뜻도 없는 최면 유도 중 하나인 중의기법입니다.

 한 줄 글을 보고 한 순간 복잡한 상념과 감정에 깊이 빠졌을 것 입니다.
 무수한 생각이 그 순간 바보님에게서 스쳐지나 갔지요.

 그 순간 텅하고 드러나는 자신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걸 찾으세요.

e-babo님의 댓글

e-babo 아이피 (58.♡.32.23) 작성일

예 예.... 그러지요...

고맙십니더... 친절하신 자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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