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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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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미영 (59.♡.241.158) 댓글 9건 조회 5,994회 작성일 11-01-04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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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함박눈이 펑펑...귀여운 sammy는 오늘 두번이나 뛰쳐나가 눈밭에서 혼자 놀고 들어왔다.어디갔었냐고 물었더니 버스정류장으로 3코스 떨어진 남부정류장 근처 오빠네 아파트 근처가서 눈을 보며 앉아있었다한다.거기까지 가서 왜 오빠네 들어가지 않았냐고 했더니 오빠를 어려워하는 sammy가 그냥 오빠네 주상복합에는 데스크에 안내인도 있고해서 부끄러워서 근처 계단에 가만히 앉아있다가 왔다고 아이처럼 말한다.
내가 Bob을 처음 만난건 2005년 12월...대전에서 직장을 때려치고 두번째 호주로 갔을때였다. 목숨걸고 좋아했던 예전 남자친구가 내가 2003-2004년동안 살던 아파트에서 내가 알던 일본여자애랑 살고 있는것을 확인하고 울면서-그 와중에도 차비를 아끼느라 땡볕에 4킬로를 걸어서- 집으로 돌아온 다음날이었다.밤새 피를 토할때까지 울다가 담날 집앞에 있는 벤치에서 멍때리고 있는데 지나가던 금발의 예쁜 청년이 몹시 부끄러워하면서 다가와 말했다.
사실 내가 아까 지나가던 길에 너를 봤는데 너에게 말을 걸지 않으면 한평생 후회할것 같아서,,그래서 내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네가 그자리에 있으면 말을 걸겠다고 내자신과 약속을 했는데 네가 아직 그자리에 있어서...
이름이 뭔데?내가 물었다. Bob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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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만나자마자 많은 이야기를 했다.내가 왜 다시 호주로 옸으며 어떻게 배신을 당하고 나는 죽을것 같다고 살고 싶지않다고 처음보는 그에게 미쳐서 횡설수설했다.그리고 너도 같은 호주백인놈이니 똑같은 놈이라는 둥 영어로 욕이란 욕은 다하며 화풀이를 했다.
그는 동정도 위로도 하지않고 해맑게 웃으면서 하는말이 어렸을때 부모님이 이혼을 했는데 16살이 될때까지 주중은 엄마와 주말은 아빠랑 보내야했는데 엄마는 시드니 근처에 살고 아빠는 타즈메니아로 이사를 가벼려서 혼자 비행기를 타고 타즈메니아로 갈 때 어린마음에 참 무섭고 쓸쓸하고 외로웠는데 비행기안에서 승무원들이 사탕도 주고 기념품 인형도 주고 나중에 하도 주기적으로 보니 비행기기장실에 직접가서 거기서 구경하고 놀았다고...그래서 좋은 사람들을 많나서 자긴 참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말했다.헉,,

나중에 만날 약속을 하고 국제전화카드를 들고 근처 공중전화로 가서 정희언니한테 당장 전화를 해서 꿈속에서 만났던 Bob이랑 만나서 방금 대화를 했다고 했다.
그때 호주로 다시 오기전에 정희언니네 집에서 친한 언니들끼리 모여 밥해먹으며 간단하게 송별회같은걸 했는데 내가 전날 꾼 꿈얘기를 한적이 있었다. 그때는 오매불망 예전 남자친구만 생각하고 있을 땐데 꿈에서 키크고 금발의 잘생긴 파란 눈의 남자가 나타나 나를 너무 행복하게 해주었고 우리는 정희언니네 집 식탁에서 셋이서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꿈속의 그 남자가 자기 이름이 Bob이라고 했다는 말을 정희언니,언희언니,경희언니에게 했더니 모두가 나에게 닥치고 밥이나 먹으라고 했었다.ㅋㅋ
그 후에 나는 Bob을 만나 술먹고 Bob얼굴에 토하고 예전 남자친구 사는 동네에 Bob을 데리고 가서 함께 20바퀴쯤 빙빙 돌기도 하고 예전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던 수영장에 함께 가서 Bob에게 수영도 배우고 예전 남자 친구와 자주가던 극장에 가서 Bob과 영화도 보고 예전 남자친구와 가려던 멋진 섬 프레져 아일랜드에 Bob을 끌고갔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난후 비자가 만료되어 한국오던 날에 브리즈번 공항에서 Bob이 내 디카를 빌려달라고 하더니 자기사진을 한장 찍어서 주면서 꼭 한국가는 비행기안에서 보라고 했다. 우린 별말을 안했었다. 작별하고 돌아서서 가면서 나는 뒤도 안돌아봤었다.
그런데 그 사진을 보는 순간..비행기 안에서..8시간동안 울었다.
그 파란 눈에 ...슬픔이 가득한 바다같은 눈물이..... 나오지도 못하고 가득 고여 출렁대며....나를 보는 그 눈이 3개월 전의 바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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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후 한국에 몹시 수줍어하며 짐싸서 나를 찾아온 Bob에게 내가 말했다.
What about marrying me? Why not Bob이 평소처럼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급히 방바닥에 굴러다니던 샤니식빵 금색 알루미늄끈을 줏어서 내 손가락에 반지모양으로 눌러주던 Bob...(그땐 둘 다 거지였다)
그때부터 우리는 5년째 함께 살고있다.
<호주에 있는 내내 나는 Sammy를 Bob이라 불렀고 그런줄 알았다. Sammy도 그날 왜 자신을 Bob이라고 소개했는지 영문을 모르겠다고 한다.그냥 그이름이 혀에서 미끄러져 나왔다고 한다.마치 PASSWORD처럼>
p.s- 저한테 사랑해서 결혼했냐고 그 사랑에 의심한적 없었냐고 문자 보내신 언니 잘 계시죠?ㅎ.ㅎ 저도 잘 있었어요^^. 그때 .제가 항상 흔들린다고 했었지요? 맞아요. 가끔씩 저 혼자 중얼중얼~~아, 시발 그거 그냥 냅뒀으면 완전히 아름다운 동화였는데 현실하고 호환성을 별로 없네,,하고요. 흠,,,가족이랑은 드라마 안 찍잖아요,ㅎㅎ그래도 저는 멋진 남자보다 편한 남편이 훨씬 좋아요!!

댓글목록

지족님의 댓글

지족 아이피 (112.♡.206.210) 작성일

갈 사람은 가고 올 사람은 온다^^

근데 이글 조금 부작용이 있을 듯
(소울메이트에 대한 환상집착증^^)

말돌이님의 댓글

말돌이 아이피 (125.♡.47.62) 작성일

우리 미영씨가 성장하는 모습이, 참으로 고맙고 대견스럽군요.
 올해도 우리 화이팅 합시다!

일념집중님의 댓글

일념집중 아이피 (211.♡.129.99) 작성일

아, 시발 그거 그냥 냅뒀으면 ...

ㅋㅋㅋ 세상에서 가장 속시원한 단어...
시...발....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규리님의 댓글

규리 아이피 (211.♡.153.114) 작성일

난 미영씨같이
거침없이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속 시원히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나도 저런 성격을 가졌으면 참 좋았을걸...싶다.
언제나 나의 부러움의 대상인 미영씨.

그런데,
암만 생각해도 샘이 미영씨에게 이끌린 건 이해하기 난해....
혹시 미영씨가 샘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 건 아니고??  ㅋㅋㅋ

새해 복 많~이 받고
샘 닮고 미영씨 닮은 2세.. 좀 기다려 지는데....
잘 지내세요. 미영씨~~

원주노자님의 댓글

원주노자 아이피 (175.♡.50.135) 작성일

동생, 방가방가...
이렇게 동생이 살아온 이야기 써주니 너무 반갑다...
난, 왜 이런글들이 그리도 좋은지???
동생에 대해 조금 더 알수있는 글이어서 너무 고맙네...

사실 우린 한번밖에 만나지 못했는데,
지난번 동생의 댓글에서 지구에서 찾은 5명의 오빠에 들어가는 영광이 주어져서
얼마나 놀랍고 감사했던지...(유씨가문의 영광)
뭐, 만나는 횟수가 중요하겠어!!!
서로의 텔레파시가 통한거겠지...ㅎㅎ
기태형도 마음으로는 한 백년정도 된것 같고
만나기도 한 천번정도 되는 것 같은데.....

올한해 멋진계획은 세웠나 모르겠네...
착하고 멋진 sammy(내가 사람 볼줄 알거든  ㅋㅋ)와
올해도 행복하고 아름답게 살길 멀리있는 오빠가
기도할께......^^

꽃씨님의 댓글

꽃씨 아이피 (110.♡.211.113) 작성일

피를 토하며 울었다는 미영님 얘기가 왜이리 아름답게 느껴지지요?
하루종일... 급히 방바닥에 굴러다니던 샤니식빵 금색 알루미늄끈을 줏어서
손가락에 반지모양으로 눌러주던 Bob과 님이 생각나네요
진한감동의 영화한편 본 기분 아시죠?
감사해요...잘모르고, 본적도 없는 분이시라 ..
글남기기도 조심스러웠는데..
두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세요 ^^

김미영님의 댓글

김미영 아이피 (59.♡.241.222) 작성일

한 번을 봐도 알아볼 수 있어요.원주오빠^^.우리 비슷한 사람들이라 자주 보면 좋지만 안봐도 서로 어떻게 느끼는지 어떻게 상처받는지 아니까...새해계획은요 적게 벌고 많이 멍 때리자! 입니당. (진짜로..)
돈 번다는게 생명력을 갉아먹는 지름길이라 제가 계산을 한번 해봤더니 큰 돈버는것도 아니고 몸 상하며 신경 오만상 쓰다 암걸리면 나만 손해다 싶어 슬슬 하면서 소일 하기로 sammy하고 얘기 끝앴습니다.
원주 오빠 씩씩한 아기들을  보고 싶구먼요.형님하고 언니 닮아서 참 맑지요?
담에 한번 뵙지요....봄이 오고 꽃이 피면 강원도 원주 한번 갈수 있을 라나..^^

김미영님의 댓글

김미영 아이피 (59.♡.241.222) 작성일

고마워요,,이렇게 또 인연이 되네요. .원래 예전 도덕경 게시판에 예전 남자친구에 대한 절절한 사랑이야기를 올렸었는데,,,그때 어느 분께서 제가 소설 썼다고 하셔서 얼마나 충격을 받았었던지. 사실 그것도 간략 생략 한 거였는데....어쨌든 과거는 현재로 재기억되고 편집 된다더니만 결혼을 하고 제가 행복하니까 예전 남자친구가 그래도 잊혀지고 심지어 고맙다는 생각까지 하는 것 같아요.^^

김미영님의 댓글

김미영 아이피 (59.♡.241.222) 작성일

히히,,사실 저 무진장 극소심 거의 신경쇠약 수준이예요..^^
그래도 도덕경 식구들이 좋은게 어떤 말을 해도 그걸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며 뒤끝이 없는거 같아요.
그러니 감히 까불까불 하지요..규리님도 한번 해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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