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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인 나 - 자각몽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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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둥글이 (211.♡.228.4) 댓글 0건 조회 4,752회 작성일 08-02-0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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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자각몽을 군다.
자각몽이라는 것은 꿈을 꾸면서 그 사실을 아는 꿈을 말한다.
오늘 새벽도 꿈을 꾸는 중에 이런 저런 힌트를 통해서 꿈을 꾸고 있음을 확인하여,
'자각몽' 상태에 돌입했다.
자각몽 상태에서 꿈이 주는 그 장대한 광경 넋을 잃고 취했다.
휘날리는 석양의 장면이라고 묘사할만한 상황이었다.
초현실적인 상황과 공간은 가슴을 탁 트이게 했다.
꿈을 꿀때는 현실과는 달리 대면하는 상황에 대한 엄청난 몰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그야말로 내것이 되어서 내 영혼에 녹아나고 있었다.
하이튼 이렇게 자각몽을 꿀 때 나는 종종 의문을 갖곤 한다.
'꿈을 꾸는 나는 어디있는가?'하고.
다시 말해서 나는 '어떤 시간대'에 '어디에서' 꿈을 꾸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곤 한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자각몽을 꾸고 있는 상황에서는 도무지 이를 알아낼 수 없다.
'나'라는 인식이 틀림없이 존재하고, 나의 감성과 지력이 분명히 발동되고 있음이 확인됨에도
'내 몸은 어디있는가?' '이 꿈을 꾸고 있는 나는 어떤 시간대에 존재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난 도무지 그 현실을 알아낼 수 없다.
꿈을 꾸는 중에는 내가 무얼 하는 사람인지도, 내가 꿈을 꾼 시간이 21세기인지
선사시대인지 자체도 알아낼 수 없다.
자각몽 중에 이를 알아보려고 골머리를 앓다가 꿈을 깨고 나서야 비로소
'아... 이시간... 이곳에서 잠들었구나'하고 확인되곤 한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시간과 장소'를 파악할 수 없음은 '기억' 중추가 작동하지 않고,
그야 말로 원시적인 뇌만 작동하면서 원형적인 '나'만 깨어있어서 인듯 하다.
그렇다고 이러한 '나'에 대한 감각이 단순히 생물학적인 작용이라는 것은 아니다.
이 '나'에 대한 느낌은 어디에나 흔히 보편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나'로서 느껴진다.
그러한 자각몽을 통해서 느끼는 '나'에 대한 의식은 시공을 초월한 '보편적인 나'로 여겨진다.
사실 개개인의 '자기의식'이라는 것은 순수한 '나'의 의식 위에 자신만의 기억과 감각을
덧칠해 놓은 것에 불과한 것에 보면 내가 자각몽 상태에서 느꼈던 '나'는 '사적 자기의식' 이전의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이며 '원형적'인 '존재의 지반'이라고도 얘기 할 수 있을 듯 하다.
이렇다 보니 나의 사적인 경험과 기억이 인식되지 않은 것이고,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보편적인 나로서 그 순간은 존재하게 된 것인 듯 하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그 원형적인 '나'에 대한 의식이 어렸을 때 느꼈던 '그것'(나에 대한 의식)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는 '세상의 주인은 나다' '세상은 나를 위해서 존재한다'는 식의 감을
어렴풋이 가졌었다. 그런데 나이들면서 현실을 알고 가정과 사회의 체계를 습득해 가면서
내가 내 맘대로 세상을 어찌할 수 없음을 알고 그때의 감각과 의식을 어린 시절의 미숙함으로 치부했었다.
하지만 다시 돌아보니 '기억'과 '가치'에 오염되지 않은 그 때의 '나'야 말로 진실된 것(순수/원형)이었던 듯 하다.
그 어린 시절에는 모든 현상과 현실이 그야 말로 '내 것'이었다.
나이들면서 '사적소유의식'을 갖고 내 것과 네 것을 구분하여 실질적으로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만이
내것임을 주장할 수 있다고 믿는 현재와는 달리, 어렸을 때는 개인적 의견과 선입견과 가치와 교육된 관념 없이
보고 느껴지는 모든 것의 중심에 내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내 것이었다.
자각몽 상태에서 보여지고 느껴지는 모든 것이 내 것인 것과 같이...
기억과 경험조차 존재하지 않는 '순수한' 나가 내 의식의 지반 밑에 존재하고 있음을
나는 새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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