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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둥글이 (211.♡.228.4) 댓글 0건 조회 5,339회 작성일 08-03-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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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밥'얘기만 해서 죄송합니다.
그럼 좀 다른 얘기를 해볼까요?
저는 애초에 이곳에서 '밥'얘기 부터 꺼내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정신의 해방'을 느끼며 얻은 '자유' 그 '자유'를 사람들과 나눠야 하지 않는가?에 대해서 말씀 드렸습니다.
왜냐하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갖은 스트레스, 갈증, 경쟁, 파괴심, 욕망은
그들 스스로를 얽어매는 밧줄인데,
'비움'과 '인정'을 통해서 그 밧줄을 풀어 낼 수 있는 '노장적'가치는 특출한 것이기 때문이죠.
스스로의 마음의 평화를 불러 일으킨 그 '내려놓음의 철학'이 세계에 공유되면 공유되는 만큼...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의 평화가 따를 것이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사회적 갈등과 환경파괴의 문제까지 해결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당시 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에도 이에 대한 '저항'이 따랐습니다.
'너나 잘해라'
'네 마음이 평온해지면 모든 문제가 풀린다'는 식으로 말이죠.
저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김기태 선생님의 말씀에 의해서 스스로의 정신의 자유를 느낀 분들이 '다른 사람들의 정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한 것을 보고 말이죠.
얘기하면 할 수록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도'논쟁... '가치논쟁'으로 이어지더군요.
이러한 가치논쟁에서 제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논박을 통한 대화'가 아닌 가치 논쟁에 있어서는 그 특성상 상대편이 '넌 틀렸고 내가 옳다'고 주장하면 이를 반박할 수 있는 근거를 댈 수 없고 서로간에 '내가 옳다'는 주장으로 불화만 일으켜야 했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러한 고차원적인 문제의 들먹임을 통해서가 아니라,
일정한 논리적 합의가 가능한 수준에서의 '밥'의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헐벗고 굶주리는 이들과의 '밥의 나눔'에 공감할 수 있다면
이로 부터 '정신의 나눔'으로 이르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아보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마저도 저항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연기'적 사고, '공'사상이 그 믿음의 뿌리를 두고 있는 분들이... 밥의 나눔에 대한 저항을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밥을 나누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는 식의 도덕론을 거론했다면 그것은 저항받을 만 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주장은 상대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뿐만 아니라, 가치판단이 들어가 있고, 유교적인 발상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석가가 얘기한 '보시의 의미'등을 이야기 하면서 '밥을 나누는 것은 타인이 아닌 내 자신(우리)를 위함이다'는 논점까지 명백히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항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저는 인간의 의식에 스며든 현대사회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본시 우리 나라는 불교도적 노장적 문화전통을 수천년간 이어 내려온 역사가 있는데,
아마 자본주의사회가 만들어내는 '개인주의'적 역학이 이에 교묘히 접목되어서
기존에 비해서 편협한 (이기주의적)현실인식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현실의 작용은 '도'를 한다거나 '예수'를 믿는다거나 하는 이들에게도
교묘히 침투되어 그 자신의 온전한 생각을 좀 먹을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물론 저 자신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렇다 보니 한국적인 기독교인들은 교회 안에서만 '주여 주십시요'라고 부르짖는 것이고,
불교도들 역시 불상에만 절하면서 '화복'을 기대하는 것이고,
노장사상에 관심있는 분들 역시 머릿속에서만의 '자유'를 갈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믿음이 철저히 개인주의화, 관념화 되는 추세로 보입니다.
(자본주의 문화에 삼투되기 전에 비해서 '개인적'(이기적)인 모양을 띈다는 것이지 이의 '절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하여간 이렇게 개인주의화되(다 못해 이기주의화되는)는 상황이다 보니 '연기'와 '공'에 대한 인식작용이 만들어내는 그 풍요한 인간과 환경과의 조화의 필요성을 실현하지 못하고, '내 마음만이 오직 중요하다'는 식의 관념론적 발상에 파 묻혀서 오직 자기 정신의 끄트머리만 잡고 있는 발상을 당연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내 마음이 중요하다'는 주장 속에는 '세계와 자연이 하나다'는 식의 확장된 자아의 개념들도 군데군데 심어져 있기는합니다.
하지만 이는 실천되지 않는(실천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그것이기 때문에 관념론적인 수준에서 머물게 되는 것이지요.
이들이 늘상 '정신이 중요하다. 밥의나눔 물질의 중요한 것이 아니다. 네 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하면서도 그 '하찮은 물질'을 타인에게 베풀 생각을 못하는 것도 이러한 (실천할 필요가 없는) 이상적 관념론과
현실-정신을 나누는 '이원론적' 괴리에 의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이원론'이 그들의 믿음의 핵심 사상인 '공' '연기' 개념과 괴리되는 것은 말할 바 없지만, 스스로 '나는 마음공부를 잘하고 있다'는 맹목적 믿음(경험)만을 거울로 보는 이들은 그 사실을 알아낼 근거를 얻을 수 없는 것이며,
여지껏 해왔던 대로 계속 그렇게 개인성의 껍질을 더더욱 두껍게 덮어쓰게 되는 것이죠.
(이곳에서 대화나눴던 분들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원리상 그렇다는 것이죠)
하여 저는 다시한번 제가 처음에 논의가 어려워서 피해갔던 원론적인 문제를 질문하지 않을 수 없군요.
우리가 '특별한 통찰'을 통해서 우리 자신의 얽어매던 포박을 풀어내 자유할 수 있었던 것 처럼... 이를 이웃과 사회와 인류에 나누는 것이 적당하지 않겠냐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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