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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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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보 (125.♡.91.239) 댓글 0건 조회 5,843회 작성일 08-07-2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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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 교리과정을 이수하여 지난주 천주교인으로 입문하게 되었다.
아내에게 가르침을 주시는 신부님 말씀의 핵심이 용서라는 단어로 집약
되기에 제대로 된 가르침을 주는 곳이구나 하는 판단으로 그간 미루어두
었던 아내의 권유에 대한 반응으로 카톨릭교리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 작년
말이다. 그간 중간에 그만 둘 뻔하기도 했는데, 지난주일 입문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교리과정을 이수하면서 가진 의문들이 많지만 그중
에서 특히나 기도란 것에 대해 아직도 그리 내맘에 쏙 와닿지는 않는다.
기도란 것이 신과의 대화란 측면도 있고, 간절한 소망을 기원하기도 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자신을 성찰하고 조용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시
간이기도 하고 나날이 또 매순간 주어지는 행복과 기쁨에 대한 감사를 하는
것이기도 한데.
신과의 대화를 꼭 기도라는 형식으로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다보니
그렇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 또한 고요히 침잠하며
눈을 감고 자신을 바라보는 명상으로 할 수도 있기에 이것이 내겐 더 친숙한
것이다 보니, 캐톨릭 방식의 기도란 것이 그렇게 와닿지 않는다.
또한 간절한 소망이 없던 내게는 오만으로 가득한 짓인지도 모르지만, 내게
주어지는 것들에 대해 어떻게 되어주도록 절대자가 도와주기를 빌줄도 모르
는 것같다. 내앞에 나타나고 다가올 그 무엇이더라도 다 내가 치러야할 것이
라면 피하고싶지도 않고, 치워달라고 애원하는 마음조차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한가지 근자에 기도란 것을 하고픈, 아니 해서라도 그리 되었으면 하
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생겼다.
지난주 춘천 102보충대로 아들녀석을 입대시키고 돌아와서는 간간히 기도하
는 마음이 되었다. 녀석이 감내하지 못할 어려움이 녀석에게 닥쳐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건강하게 무사히 군생활을 잘 마치고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일어나니........
아 이런 때 기도하는 마음이 일어나는구나 하게 된다. 내가 녀석을 대신해서 감
내함으로서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고 그렇게 할 수도 없는 일이고, 대신 해서 겪
을 수 있으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녀석이 이겨나가야할 것들이기에 녀것이 잘 소화해나가기를 바라면서 기도란
것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신앙생활을 하시는 분들 이런 정도로 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기도란 것도 요정도로 이해하니, 그분들이 느끼는 신앙의 신비, 기적, 은
혜, 은총 이런 것들에 대해 더욱 모르겠다.
매일 매일이 기적이고, 내가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나 영적으로 심적으로 성
숙하게 되는 것 자체가 신비요, 은혜요, 은총인 것을,,,,,, 매일 매일이 신의
축복속에 행복을 누리고 살고 있는데....
어째서 그런 기도가 필요할까? 하는 어리석고 무지한 의문을 갖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모르겠는 것이 참으로 많지만, 아직 카톨릭 초입문자인 나로서는
모르는 것이 당연할 것이리라.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런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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