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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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abo (124.♡.17.2) 댓글 2건 조회 5,740회 작성일 08-11-18 07:03본문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 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Stellar Silence - Fariborz Lachini
댓글목록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21.♡.99.11) 작성일
babo님, 고맙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시입니다. 아내에게도 이 시를 제목으로 한 잠언집을 사주고 함께 읽곤 했습니다.
아내는 가슴에 와닿는게 많은 지 밑줄을 쳐가면서 읽곤 하였지요.
잔잔한 음악 또한 좋습니다.
오늘같이 차가운 날에 마치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조용한 찻집에 앉아 시집을 펼쳐들고있는 듯 행복을 느끼게 합니다.
babo님의 댓글
babo 아이피 (124.♡.17.2) 작성일
감사드립니다......^^
시를 읽는 것과
발견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옛날에도 이 시를 많이 접했고 더러 읽었지만
발견하게 된 것은 오늘이랍니다... ㅎ~
찬바람도 쌀쌀....
참, 좋은 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