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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위대하지 않은 위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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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둥글이 (125.♡.153.68) 댓글 0건 조회 6,407회 작성일 09-01-0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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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들은 늘상 예수를 노래하며 '위대하다' '왕의 왕이다'며 경배한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진정 예수를 위대하게 보는 것인지, 진정 그들의 '믿음의 왕'으로 여기는지 의혹이 든다.
왜냐하면 예수는 낮아지고, 하잘 것없이 됨으로, 모든 것의 근원(밑바닥)되고 동화됨으로,
역설적으로 모든 것의 주인이 되고 왕이 되었지만,
그를 추대하는 기독교인들은 '낮아지고 하잘것 없이 되기 위해' 예수의 위대함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전지전능한 능력자로서의 '왕' 앞에 고개를 조아리면, 그럴싸한 작위를 얻고 영원히 무위도식할 수 있는 티켓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여기기에 그를 경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를 하는 이들에게도 이는 다를 바 없다.
도를 하는 진정한 목적은 '나'와 세계의 하나됨을 방해하는 단단한 껍질을 깨트리고 세상과 하나로 엮어지는 원리를 체득하여 이의 일상적 실천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데 있지 않을까?
진정한 자유는 자연의 이치를 알아 이와 하나됨에 있다는 '도'적 원리에 봤을 때 더욱 그렇다.
그런데 작금의 도를 하는 이들의 상당수를 보면 오히려 '나'의 껍질을 더욱 단단히 만들어 내고 있다.
내 마음만 비우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식의 이해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억눌린 심리를 가진 이들에게 있어서 세상에 대한 근거없는 분노, 갈망, 왜곡된 욕망, 집착, 강박 등의 상태는 '내 마음을 비움으로' 해결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극적인 해방'의이해에만 집착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 아집이고, 독단이다.
왜냐하면 내 마음만 비우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말과 실천은, 그 의미대로 개인의 문제의 해결에는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그것은 단지 '주관적인 조건과 상황'의 문제일 뿐이지, 내가 오늘 득도를 하고 깨달음을 얻은 것과 길 건너 철수가 계속 굶주리는 것과는 전혀 별개의 사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를 하는 상당수 이들의 왜곡된 집착과 믿음은 그러한 나라는 껍찔을 더더욱 견고히 만들어 내어 추호도 빠져나갈 수 없는 난공불락화된 '나'를 만들어 내고 그 안에서 무한히 안주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 난공불락에 꼼짝없이 갖혀진 '나'는 자신이 위치한 곳이 감옥과 다름 없는 곳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 속에서 '무한자유와 평안'을 얻곤 한다.
이들이 얻는 '자유와 평안'은 상대적으로 외부로부터 '격리'되었다는 점에서,
앞서 말한 기독교인들의 예수믿음과 일치한다.
형식과 방법면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지,
외부의 '낮은 것들'과 교감되지 않고, '나'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면에서,
상당수의 기독교인과 불교-도교도는 같은 종교를 믿는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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