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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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자 (211.♡.131.51) 댓글 2건 조회 8,682회 작성일 11-06-13 21:51본문
화양연화는 불륜을 다룬영화다
그러나 불륜이라고 다같은게 아니다 불륜에도 급수가 있다.
화양연화는 수준높은(?) 불륜을 다룬 영화다
다수의 사람들은 그 은폐할 수 밖에 없는 사랑을 두고.달콤하다거나 자극적이라거나
황홀하다는 표현을 쓴다.
훔친 사과가 맛있다는 고전의 음담패설을 들먹이면서.
훔친 사과가 맛있다는 고전의 음담패설을 들먹이면서.
그런데 이 영화를 보는내내 나를 갸웃하게 했던것이있다
둘은 사랑하나 육체적 관계는 갖지 않는다.
두사람의 배우자도 영화의 화면에 등장하지 않는다.
화양연화'의 전체를 감싸는 정조는 헤어질 수밖에 없는 시한부 연인들의 강렬한 절망적 충동이다.
어차피 헤어질 것을 알기에 그리고 헤어짐을 일종의 운명으로 여기는 그들이기에 둘은
서로의 감정을 아끼고 단속한다.
열정과 상처가 뜨거운 상처가 될까 그들은 마음을 여미고 또 여민다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로 기억되는 장면이 있다.
서로의 배우자가 부재한 가운데 남자와 여자는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간다.
그런데 심상치 않다. 둘은 이미 걷잡을 수 없으리 만큼 서로를 연민하고 또 서로를 원하고 있다.
그들은 이제 도저히 얼굴을 맞대지 않고는 지나칠 수 없는 좁은 골목에 갇혔음을 느낀다.
이 때 여자가 말한다. 우리 언젠가 헤어져야 하잖아요. 헤어지는 연습 해봐요. 그래서 둘은 연습한다
잠시 후, 리첸이 울기 시작한다. 그녀의 울음은 오열로 뒤바뀌어 온 몸을 들썩인다.
차우는 여자를 가만히 끌어안는다.
그녀는 남자의 어깨에 기대어 주체할 수 없이 흐느끼는데, 남자는 그저 그녀 리첸의 어깨를 감쌀 뿐이다.
화면은 그녀의 어깨를 부서져라 쥐는 남자의 손에 촛점을 맞춘다.
리첸을 감싸 안은 손의 힘에 비례해서 차우의 슬픔이 전달되었을 것이다.
현악기 연주와 장만옥, 양조위의 절제된 연기가 관객들을 단숨에 휘어잡는다.
사랑이 믿음보다 눈물보다 먼저 요구하는것.
그것은 대상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과 예민함이다.
그 예민함과 관찰은 실제의 시간보다 그 시간의 시간을 훨씬 느리게 길게한다.
왕가위는 그것을 잡아내고 있다.
그 예민함과 관찰은 실제의 시간보다 그 시간의 시간을 훨씬 느리게 길게한다.
왕가위는 그것을 잡아내고 있다.
인상깊은장면
리첸은 흙탕길을 하이힐로 걸으면서도 물이 튀지않게한다.
좁은 골목 그들이 앞뒤에서 걸었던 시간은 분명 찰나일것인데.
온몸의 촉수가 그 시간을 마냥 늘어뜨린다.
차우는 고개를 숙인듯해도 리첸의 걸음걸이를 보았을 것이고.
말하지않아도 앞서걷는 리첸의 불안을 느꼈을것이다.
제자리 걸음을 한것처럼 현실적인 시간과 상관없이 그들은 오래 그 골목을 걷고 또 걸은것처럼 지쳐있다
말하지않아도 공기로 느끼고.
표현하지 않아도 마음이 움직여 모든것을 살아나게한다.
찰나의 시간이 영원같던 경험은 사랑의 기억속 어디에서든 쉽게 찾을수있다.
대수롭지 않는 전화통화가 이어지다 잠시 그가 말을 멈출때.
내가 그를 언짢게 한건아닌가. 그럴 마음은 없었는데.
그렇게 괜한 자괴의 미궁으로 빠져들던 그 초조의 몇초 몇분은
분명 찰나가 아니었다.
우리가 차우의 담배연기. 리첸의 작은 웃음.
차우의 흰 와이셔츠와 반지르한 검은머리.
리첸의 홍콩식 드레스와 마른 손가락. 그 사사로운 것들을
누가 누구를 사랑했는냐 안했느냐.
그가 그녀를 안았느냐 말았느냐보다
먼저 기억하는것은.
모두 예민함과 관찰에 주안점을둔 왕가위때문이다.
좁은 골목 그들이 앞뒤에서 걸었던 시간은 분명 찰나일것인데.
온몸의 촉수가 그 시간을 마냥 늘어뜨린다.
차우는 고개를 숙인듯해도 리첸의 걸음걸이를 보았을 것이고.
말하지않아도 앞서걷는 리첸의 불안을 느꼈을것이다.
제자리 걸음을 한것처럼 현실적인 시간과 상관없이 그들은 오래 그 골목을 걷고 또 걸은것처럼 지쳐있다
말하지않아도 공기로 느끼고.
표현하지 않아도 마음이 움직여 모든것을 살아나게한다.
찰나의 시간이 영원같던 경험은 사랑의 기억속 어디에서든 쉽게 찾을수있다.
대수롭지 않는 전화통화가 이어지다 잠시 그가 말을 멈출때.
내가 그를 언짢게 한건아닌가. 그럴 마음은 없었는데.
그렇게 괜한 자괴의 미궁으로 빠져들던 그 초조의 몇초 몇분은
분명 찰나가 아니었다.
우리가 차우의 담배연기. 리첸의 작은 웃음.
차우의 흰 와이셔츠와 반지르한 검은머리.
리첸의 홍콩식 드레스와 마른 손가락. 그 사사로운 것들을
누가 누구를 사랑했는냐 안했느냐.
그가 그녀를 안았느냐 말았느냐보다
먼저 기억하는것은.
모두 예민함과 관찰에 주안점을둔 왕가위때문이다.
'화양연화'는 소유욕 욕망 질투로 상징되는 불륜과 이별에 관한 영화중
가장 절제되고 아름다운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정도는 되야 로멘스라 할수 있지않을까^^
(참고로 이글은 인터넷 여기저기 널려있는 글들을 많이 인용했다)
댓글목록
정리님의 댓글
정리 아이피 (123.♡.61.222) 작성일
2000년이었던가, 2001년이었던가?
화양연화를 친구랑 보던 그 봄엔 조금 많이 울었고
깊이 우울했었던것 같다.
공자 님께서 잘 적어주셔서 더 설명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왕감독은 어쩌면 여자의 감성을 그토록 예민하게 잡아내고 있던지...
정말 압권이었던 것은 장만옥의 흔들리는 심정을 의상의 색깔을 통해서 표현해 내고 있었다.
(내 기억으론, 두사람은 육체관계를 가졌다.
장만옥의 택시안에서의 붉은 코드는 욕망의 정점을 말하는 거 같아서다.)
슬로우 샷으로 잡은
홍콩의 어두운 뒷거리를 느리게 걸어가는 두사람의 뒷모습과
흔들리는 핸드백,
스쳐지나가는 지하계단과
화사한 옷차림 그대로의 장만옥이 들고 있던 국수통의 부조화와 안쓰러움.
그리고 배경음악.
죽어도 잊지 못할 영화, 화양연화...
공자님의 댓글
공자 아이피 (211.♡.131.51) 작성일
맞다! 장만옥이 들고있던 국수통 ..동영상 바꿨어요^^
음악- 色感 -대사- 카메라 가 잘 조화된 수작이었죠..
근데 죽어도 잊지 못할 영화라 하시니 무슨 사연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