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낛시질로 쓰이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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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둥글이 (58.♡.138.174) 댓글 0건 조회 7,143회 작성일 09-01-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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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루워졌다'는 말은 다만 우리의 존재 자체가 '이럴 수 밖에 없는 원리'를 인정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될 것의 되는 것을 인정하고 안될 것의 안될 것을 인정'하면,

현재 놓여있는 ‘불만족한상태’에 푸념할 필요가 없게되지요.


문제는 그건 단순히 '원론'일 뿐이고,

'뭐가 될 것이고 안될 것인지'에 대한 정답이라는 것은 없으며,

'나'라는 자율의지를 가진 변수가 그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 '원론'을 넘어선 실존적인 어떤 행위의 지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것이 다 이뤄졌다'는 믿음이 최고의 지혜를 주는 근원적인 믿음이기는 하지만, 이 믿음은 ‘예수믿으면 천국간다’는 말처럼 ‘낛시질’하는 얘기에 불과합니다.


즉 ‘예수믿으면 천국간다’는 말은 예수를 믿으면, [사후에 대기권 너머에 아무런 걱정없이 행복히 살 수 있는 특별한 시공간에서 영생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닌, [부자유스러운 형식과 굴레와 관념과 전통과 갈등 벗어나서 인류와 모든 생명이 하나로 자유 할 수 있는 이상향]을 이룰수 있다는 말인 것과 같이...


‘모든 것이 다 이뤄졌다’는 얘기 역시 이 말을 인지하는 순간 [모든 것이 다 이뤄지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다만 [나 자신의 얽매여졌던 편견과 가치와 습속으로부터 내 영혼을 해방하고 인류와 생명에 하나로 어우러져 자유할 수 있는 방법]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일 뿐이지요.


문제는 기독교인들의 상당수가 낛시질 하는 얘기에만 매달려서 진정 큰 세상을 못 보고 교회 안에서 박수치며 찬송하며 '믿습니다'만 소리치면 '만사 땡'으로 여기는 것처럼, 노장자-불교를 공부하는 이들 역시 미끼만 입에 물고 바둥거리고 있다는 것이지요.


'모든 것이 다 이루워졌다'는 식의 맹목적 믿음은 이러한 원리를 자각한 '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우선적이고 직접적이며 ‘강력한’ 답을 줍니다. 그 영향력이 너무 엄청나다 보니, 과거의 통념과 습속과 가치와 강박과 의무에 시달려왔던 이들은 이에 엄청난 해방감을 맛보고 그에 매달리게 되지요.


하지만, 그것에만 매달리는 것은 한편으로 ‘나’라는 아집을 오히려 공고히 하는 것입니다. 내가 엮어져 있는 세계의 문제, 환경의 문제까지를 온전히 고민하고 그것과 유기적 작용을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야 실지로 ‘모든 것이 다 이뤄지는 상태’가 도래하게 되지요.


이렇지 않은 상태에서의 ‘분별과 간택은 잘 못이다’ ‘나와 너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다 이루워졌다’는 따위의 얘기는 허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나’라는 껍질을 깨고 나가 세상의 모든 존재와 하나로 어우러지는 ‘대아’의 상태에서는 나와 너의 구분도 없고, 외부의 객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다보니 갈등, 분열할 이유도 없기에, ‘나와 너는 존재하 않는다’ ‘분별과 간택을 할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이 다 이뤄졌다’는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들은 실지로 타인의 배고픔과 타인의 고통까지를 자기 것과 정확히 일치시키기 때문에 자타구분 자체가 안되는 대아적 존재이지요.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면서... 제 밥벌이와 제 삶에 대해서만 몰입해 있으면서, 제 벌어들이는 수입의 반도 ‘타인’과 나눌 수 없을 정도로 자타의 경계를 명확히 하면서, ‘나와 너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다 해결된 상태다’ ‘분별과 간택을 할 필요가 없다’는 따위의 가르침만 읊조리는 것은 참으로 큰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자기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 자체를 모르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계속 떠벌리는 것은 그것 자체가 ‘집착’의 다른 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말씀인 즉은~ ‘모든 것이 다 이루워졌다’는 말은 그 자체가 정답이 아니라, 온전한 삶으로 향하기 위한 ‘다리’역할을 하고 있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곳 게시판에서 논의 되는 내용에 대해 쓴 것이 아니라,

그냥 보편적으로 유행하고 맹신되는 얘기에 대해서 적 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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