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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유리독에 갇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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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abo (222.♡.102.188) 댓글 3건 조회 5,845회 작성일 09-01-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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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9).jpg

사람은 제각각 자신의

유리독 안에서 안주하고 있지...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로 색칠한 채색 유리독 안에서 말야.

유리독 바깥세상을 자신이 칠한 색깔로 투영해서 바라보지.


노란색 유리독 속에 있는 사람은 세상을 온통

노랗게 바라보지. 노랗다고 주장하지.

파란색 유리독 안에 들어있는 사람의 시각 기준은 온통 파랗지.


드물긴 하지만

이 모든 색깔을 지워버린 사람이 나타나기도 하지.

맑은 유리를 통해 그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의 색깔로 볼 수 있지.

참 놀라운 일이지.


그들은 채색 유리독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세상의 진실을 알려주고 싶어 하지.

하지만 자신의 색깔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좀처럼 믿으려 하지 않지. 답답한 일이지.

맑은 유리독 안에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 시작한 사람은

세상의 진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련하고 답답하지.

자신은 진실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여기지.

드디어 인생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여기지.


그래서

숙명적으로 진실을 전해야한다고 여기지.

또 그렇게 믿지.

진실에 눈 어두운 채색 유리독 안 사람들이 아직도 저렇게 많은데

어떻게 이토록 맑은 진실을 전하는 일을 쉴 수 있으리오?

저들이 일으키는 수많은 오해와 왜곡된 시각을

어떻게 못 본 척 외면할 수 있겠어?

그래서 끊임없이 말을 하지. 사람들을 불러 모으지.

설명을 하지. 방법을 일러주지.


재미있게도 이 말을 들은 자들 중에는 또 더러

이 사람의 말대로 자신의 색깔을 지우려 애쓰는 자들도 생겨나지.

대체로 이런 부류는 자신의 유리독 색깔이 맘에 들지 않거나

그 색깔로 인해 상처를 입었거나

여전히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지.

이런 저런 색깔로 바꿔보기도 하고 덧칠을 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방법에 몰두하다가 실패하기도 하면서

온통 색깔이 섞여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주로

맑은 유리독 사람의 말에 솔깃하고, 그의 방법에 쉽게 설득되지.

그 맑음의 색깔에 어찌 동화되지 않겠어?

그리고, 마침내 그를 따라 맑음을 얻고 맑은 유리독을 얻지.

맑고 고요함... 뭐, 그리 나쁠 건 없지. 맑고 고요함이니까...


정말 드물긴 하지만 말야.

맑은 유리독에서조차 빠져나온 사람이 있지. 기적이지.

그들은 들판을 거닐지... 바람과 비와 햇살을 느끼지... 만끽하지....

그리고, 춤을 추지... 이건 정말 기적이지.

그들은 자유롭게 훨훨 다니며 모든 유리독을 똑똑, 두드리지...

그들은 굳이 세상을 설명하지 않지...

채색 유리독의 색깔을 바꾸라고도 말 하지 않지.

유리독의 색깔을 지우라고도 하지 않지... 그냥 두드리지...

오직 그들이 유리독 밖으로 나오도록 똑똑, 두드리기만 하지.

유리독 바깥으로 나온 사람이 있으면

신선한 공기와 햇살 속에서 함께 손을 잡고 춤을 추지.

아, 이건 정말이지 기적이지.


근데, 참 희한하게도,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말이지,

이 모든 유리독 안 사람들 중에

가장 유리독을 못 빠져 나오는 부류의 인간이 있다더군.


뭐, 맑은 유리독에 갇힌 인간이라나......

댓글목록

둥글이님의 댓글

둥글이 아이피 (58.♡.138.174) 작성일

참 좋은 글입니다.
그맑은 유리독에 갇혀 있으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자체 점검법 같은 것 말입니다. ^^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25.♡.91.239) 작성일

맑은 유리독 안에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을까요?

babo님의 댓글

babo 아이피 (222.♡.102.188) 작성일

한 번 해 보시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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