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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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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리 (14.♡.1.242) 댓글 5건 조회 5,919회 작성일 11-06-27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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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가버렸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로 마음이 몹시 아프고 불편하다.
가볍게 멋지게 편하게 보내고픈데 그게 그리 쉽지가 않네.
훌훌 털고 가볍게 가시게나 그렇게 말해놓고선
자꾸만 가슴에 눈물이 맺힌다.
함께 했던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들과 힘들고 답답했던 긴 시간들...
그리고 몇년간의 연락없이 지낸 시간들, 제대로 교류하지 못하고 힘든지 알면서도
아무 도움도 못되어준 ..... 회한이 너무나 크다.
장례미사를 드리러 성당에 들어선 순간 검은 천에 덮힌 그의 관을 보고
화들짝 놀라며 당황하고 아득하여져서 오열하고야 말았다.
저기에 그가 있단 말인가 내친구 경규가 저기에 저렇게....
보면서도 울고 있으면서도 받아들이는게 쉽지가 않다.'
어머니의 깊고 깊은 울음, 가족들의 절규속에 그는 불꽃을 통과하여 몇조각 앙상한
뼛조각이 되어 있다. 저게 경규였어? 힘겨웠던 육신은 고작 뼈몇조각을 달랑 남겨놓았다.
싸악싹 쓸어담는다. 저게 경규였다. 아파하던 경규를 알뜰하게 쓸어담아 항아리에 담아모셔
아들이 꼬옥 품에 안고 장지로 간다.
달리는 버스창밖은 우라지게 아름답다. 어쩌면 이토록 푸르고 싱싱한지.
후루룩 너무나 짧은 시간에 그는 저 벽안으로 사라져버렸다.
눈으로 보면서도 실감이 잘 안난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
그토록 힘겹게 떠났는데 세상은 이토록 평화롭기만 하다.
친구라면서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
고작 죽고난 뒤에 후회하면서 우는거밖에.....
연옥이를 보내고 동경이를 보내고 이제 경규를 보낸다.
보내는 건 연습이 안되는거 같다. 힘들고 아프다. 너무 미안하다.
각자의 몫이라지만 이렇게 너무 너무 미안한 마음을 어쩔수가 없다.
뒤늦게지만 49일간 친구를 기억하며 기도하리라.
다 모든것 다아 싹 다 두시고 가벼이 훌훌 가시라고
편히 가시라고 어리석은 친구는 기도하려한다.

댓글목록

산하님의 댓글

산하 아이피 (211.♡.81.22) 작성일

경규 아우님! 
잘 가시게나!
얼마전 비원님 장인상에서 뵈었을 때
건강한 모습에 반가웠었는데
그리고 명퇴하시고 시골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즐거워하던 모습이 좋았었는데
갑자기 부고 소식을 접하고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네
아우님의 죽음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우님 상가에서 절 한번하고 두세시간 앉아 있는 일 밖에는
할 것이 없음에 마음이 짠하였었네

아우님!
세상 모든 짐을 지고 가셨으니
다시 태어날 때는 그짐  다 내려 놓고 태어나시게나!

데끼님의 댓글

데끼 아이피 (115.♡.215.150) 작성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_()_()_()_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182.♡.165.252) 작성일

보내는 건 연습이 안되는거 같다. 힘들고 아프다. 너무 미안하다.
각자의 몫이라지만 이렇게 너무 너무 미안한 마음을 어쩔수가 없다

...........

이승에서는 한번도 만난적 없었던 경규님
삶의 무게를 이 땅에 이제  다 내려 놓으시고
그렇게 원하셨던 가벼움으로
태초의 그 천진함으로 가시옵소서....

누이님의 댓글

누이 아이피 (58.♡.244.35) 작성일

내 죽음은 이미 마땅한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늘 억울해 죽겠습니다.
돌아서면 산사람은 그렇게 또 살아갈텐데...
그래도...
하지만...
하필...
왜...

우리님 친구를 위해... 또 다른 내친구를 위해... 기도합니다.

과메기님의 댓글

과메기 아이피 (112.♡.126.131) 작성일

님은 가시고...

경규형은 내게 특별한 사람이었습니다.
대학 1학년 때 처음 뵙을 때부터 늘 비틀거리는 걸음과 어눌한 발음으로 만났지만
모든 일에 논리적이고 자기 신념이 확실한 마음깊은 선배이였습니다.
특수교육과 동문중에 많은 장애인들이 있었고 다들 나름대로  잘 살아갔지만
경규형은 장애를 장애로 보여주지 않았으며  의연함과 강한 자아을 보여주었지요.
허나 그게 다는 아니였던것 같으네요.
그건 형을 그런 사람으로 믿고픈 나의 허상이 아니였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요~
형은 늘 힘겹고 외롭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늘 우리의 격려와 위로가 필요했고 요구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망자에게 막연한 죄의식을 느낀다 하더군요.
왠지 형에게 자꾸만 미안함이  느껴집니다....ㅠㅠ

거창 갈 때 술 담는 법 배워 술 맛있게 익으면
연락한다고 했건만... 

남은 나는...
고인의 명복을 빌뿐입니다그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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