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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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냥- (121.♡.214.6) 댓글 1건 조회 8,529회 작성일 11-06-29 14:02본문
고통스러웠을 그리고 현재 고통을 안고 있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에 대해 나는 한 없이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몽매한 사람에 의해 가해를 받아 한쪽눈이 실명된 강아지, 부모 모두 말기암에 걸린채 딸아이 혼자서
이고 나가야할 고통, 전쟁중에 이름 없이 산화한 젊은 우리네 형제들, 쓰나미로 인한 수만명의 죽음들 앞에서
내 앞가림만 전전긍긍하고 있는 나는 참으로 상중생이나 언젠가는 보리심이 중생심보다 커져야 할 것이다.
비가 온종일 내린다.
빗살을 가르는 차바퀴 소리가 소음을 더한다.
밤새 내내 나리는 빗소리 듣기를 좋아한다.
마음이 일순 안온해 지는 연유에서이다.
여러 상념과 느낌이 혼합이 되어 빗소리 백색소음과 합해져 일순 어질하다.
모든 삼라만상 과거 현재 미래 현현되는 상을 그져 쳐다만 볼 뿐이다.
내가 해야할 그 무엇도 없다는 무기력함이 살아지는 근거이다.
오로지 받아만 들여야하는 시지프스 운명을 사랑 해야한다.
밥벌이가 시원치 않다고 도처에서 웅성거린다.
하기사 언제는 시원했었냐 마는 작금이 좀더 심하다고 느끼고 아마 앞으로 점점 더 할것이다.
방법은 없으면 없는대로 견디는 수 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내 기억에 벌이가 좋았다는 기억이 거의 없음에도 아직 밥은 먹고 있으니 향후에도
나는 밥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단 점점 적게 먹어야 할것이다.
어미가 자식에게 쏟는 사랑이 진정한 보리심이다.
그냥 사랑을 줄 뿐이다.
사랑을 줌으로써 행복감을 느끼는 소박한 경험을 우리는 자주 잊고 산다.
사랑은 사랑함으로써 행복하였네라 라고 상대방이 나를 어찌 생각하고는 안중에 없음이
아름다운 사랑이다.
상중생인 나는 강아지에게 이러한 택도 없는 사랑을 하고 행복을 느끼고 있다.
보살인 아내는 때로 못마땅하게 보지만 내치지 아니하니 또한 행복이다.
과거 현재 미래심 불가득하더라도 오로지 지금 여기서 노파의 떡만 맛있게 먹으면 행복이다.
살아있음이 이미 축복이다.
댓글목록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강아지가 애완동물이 정말 사랑스럽다고 생각되요~전 토끼를 키우는데 사람보단 토끼를
더좋아한다고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전 그게 오히려 정상인것같아요~애완동물들에게서 전 조건없는
사랑을 받았어요~내가 슬플때나 화날때나 힘들때나 언제나 내곁에 와서 꼬리흔들고 아무리 화내도
금방 다시와서 안기고~정말 사랑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