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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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자 (211.♡.79.86) 댓글 1건 조회 6,383회 작성일 09-10-01 00:22본문
높은 것들이 있다. 아무리 까치발을 하고 용을 써도 손에 닿을 수 없는 것들. 높은 곳에서 대롱거리며 어린 시절을 서글픈 낭패감에 젖게 했던 버스 천장의 둥근 손잡이들. 하염없이 아무개야, 아무개야 목청을 높이게 하던 친구 집 대문 위의 야속한 초인종. 끝내 지울 수 없었던 칠판 위쪽 선생님의 단정한 글씨들. 그리고 참을 수 없는 유혹과 갈망으로 종일을 서성거리게 하던 아득한 선반 위의 달콤한 것들. 하지만 훌쩍 자라, 몸이 길어진 만큼 세상은 낮아져서, 이제 버스 손잡이쯤이야 손쉽게 잡을 수 있게 됐지만, 선반 위의 군것들을 손에 넣지 못해 안달하는 일은 없어졌지만, 그렇다고 시야에서 높은 것들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눈은 또 다른 높은 것들을 찾아내, 목은 자주 마르고, 정신은 긴 휴식을 알지 못한다. 지혜의 목소리는 타이른다. 너무 높아서 올라가기 힘든 나무는 쳐다보는 게 아니라고. 그러나 그것은 욕망이 없는 자, 그저 욕망을 바라보는 자, 욕망을 지나온 자의 지혜는 될 수 있을지언정, 욕망하는 자의 지혜는 될 수 없다. 욕망이 어디 그렇게 만만하고 순순한 것이던가. 욕망은, 다가갈 수 없을 수록 더 불타 오르고, 잡을 수 없을 수록 더 간절해지는 것이 아니던가. 멈춰지지 않는 이 응시는, 멈춰지지 않는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운명을 닮아 있다. 그 운명의 열기로, 나는 여전히 바라본다. 크고 강건한 사유들, 깊고 서늘한 아름다움들, 자유와 평화의 나날들, 왈칵 설움이 북받치도록 눈부신 당신. 너무 높은 것들... 2009 . 9 .30 Brian Crain - Voice From The Pa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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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ffk님의 댓글
ahffk 아이피 (112.♡.175.93) 작성일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