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첫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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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베가 (58.♡.152.238) 댓글 7건 조회 5,291회 작성일 10-03-22 11:23본문
약간의 떨림을 느껴 용기를 내서 첫 글을 써 봅니다.
마음 공부에 관한 책으로는 십수년만에 사 본 것이었습니다.
고교시절 오쇼 라즈니쉬와 류시화 선생님의 글에 매료되어
오쇼의 책이라면 닥치는 대로 다 사서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대학 초년때는 나우누리의 왠 도마당이라는 마음공부하는 동호회에서 활동도 해보고
그당시 오쇼의 제자를 자청하던 분을 초청해서 정팅도 해보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쇼는 이미 죽었고
그의 책들은 언제나 같은말만을 하고있고
그 구절을 외우지 말라기에 외우지는 않았지만 머리속에는
죽은자의 죽은 글들에 계속해서 떠다니고
또한 동호회에서 자주 보던 시정잡배라는 말
밖에서는 시정잡배, 동호회에서는 도를 닦는 군자인척 하지말라는 그말에
깊히 공감하고
내가 아무것도 변하는게 없고 그저 그런 척만을 하고 있는것 같아
그후로 단 한번도 마음공부에 대한 책을 산 적도, 읽은 적도 없습니다
머리속에서 죽은 오쇼의 죽은 글들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때 까지
이 무의미한 글귀들이 사라지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누군가의 글을 읽을 수 있을때까지
기다리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까맣게 잊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아니었고, 세상의 성공을 바라고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보통의 남자 였습니다.
지금 제 나이 서른여섯.
아내와 갓난 딸이 있고, 세상에서는 성공도 실패도 아니며,
더이상 여자를 사랑할 마음도 남아 있지 않고,
술로는 이 마음의 갈증을 절대 해결할 수 없다는걸 알아 가고 있으며
마음의 갈증을...
내가 죽기전에 마음의 갈증을 온전히 없애 버릴 수 있을것인가
그런 고민들이 서서히 커져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책을 만났습니다.
깨달은 사람이구나,
그런데, 가까운곳에 살아 있으며, 심지어 만날 수도 있구나,
그 책이..
한번 두번 세번 읽고나면 더이상 아무런 느낌도 주지 않는 죽은 글귀가 된다는것을
너무 잘 알기때문에
반년 정도에 걸쳐 조금씩, 조금씩 아껴서 읽었습니다.
힘들어질 때 마다 한 챕터씩 읽고 다시 2,3주를 버텼습니다.
그러나 이내 그 책 마저도 끝이 나버렸고
살아있는, 누군가의, 나에 대한, 단 한마디라도,
어디로 어떻게 가서,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아라 라고, 이런 단 한마디라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무슨 일이 있어도 다 제치고, 다음 달 부산 모임이 있으면 꼭 나가서 뵙겠습니다.
술에 의존하듯 책에 의존하고 선생님의 말씀에 의존하지 않게 되기 위해서
내 마음 속에서 그 등불을 지피고 싶습니다
떨립니다.
'모든 방황의 종지부'
그것을, 이 못난 저도 찍을 수 있습니까...
댓글목록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69.♡.240.165) 작성일
베가님의 첫 글속에 그냥 흐르는 공감이 있습니다
인간...삶 ...그런것에 대한 솔직함이 아푼데도 자유가 느껴짐은 왠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 때가 되면 만나는가 봅니다
마음으로 활짝 환영 합니다 베가님 ~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211.♡.58.139) 작성일베가님...부산모임에 오시는 군요...지면으로 인사 들립니다..반갑습니다..저도 작년 7월 부터 모임에 나가고 있습니다...모임에서 만나요..^^* 부산모임 점점 젊어 집니다..우와..신난다
베가님의 댓글
베가 아이피 (112.♡.0.169) 작성일
오 두분 다 부산모임 분들이네요 아래 다른글을 보니....후후 다음달에 뵙겠군요~~~
그런데 서른여섯이...많이 젊은가요? --.--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69.♡.240.165) 작성일
^_____________^
베가님 그럼요
서른여섯이면 낭낭 십팔세나 다름 업지유~ ㅋㅋ
베가님의 댓글
베가 아이피 (58.♡.152.238) 작성일-______________-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211.♡.96.16) 작성일
'베가'님은 스스로 설 수 있습니다.
님의 글 속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베가님의 댓글
베가 아이피 (58.♡.152.238) 작성일
감사합니다 선생님.
무엇이 되고싶다기 보다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앞으로 많이 배워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