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후회되는 기억들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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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자 (211.♡.131.51) 댓글 2건 조회 6,311회 작성일 10-03-27 22:02본문
삶속에서 후회되는 기억들중에 [펌]-윤기붕님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하루 전 위독하실 때의 일이다.
모두가 어머니를 살피느라 모여서 아이들을 보살필 여유가 없었다.
어머니께서는 형님 집에 계셨고, 형님 집은 좁았다.
그때 나와 형님 집은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였기 때문에 형님네, 누나네,
그리고 내 아이들을 우리 집에 모아두기로 했다.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갔고, 내가 먼저 방에 들어가 형님 집으로 가기 전에
필요한 물건을 찾고 있었다.
뒤따라온 아이들이 방으로 들어왔고,
내 아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때는 애들 엄마와 이혼한지 몇 년이 지났을 때였고,
애들은 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동안 애들을 잘 만나지 못하다가(그 이유까지 적으려면 너무 길어서...)
몇 년 만에 아이들을 만났으니,
아들은 나와 만났다는 것이 자체가 눈물이 앞섰던 것이다.
그런데 조카들이 바로 뒤 따라 방으로 뛰어 들어오면서 아들의 눈물을 보고 놀렸다.
그 놀림은 보통 우리나라에서 남자가 함부로 눈물을 보이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이상한 속설에 길들여진 것에서 나온 것이었다.
10대 청소년들에게는 우리가 볼 때에 아무 것도 아닌 그러한 것들도
그들에게는 대단한 것일 수 있다.
안 그래도 아들에 대한 기대 때문에 늘 아빠 앞에서 다소곳하던 어린 아들은
아버지가 반가운 마음보다 그들의 놀림이 더 부끄럽고 쑥스러워 하였다.
그런 아들을 보고 나는 조카들에게 말했다.
“추운 날씨에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들어오면 눈물이 날 수도 있어.”
그 말에 조카들은 더 이상 말을 못하고 오히려 아들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가져갈 물건을 찾아서 챙기고는 아이들에게 집에서 있을 때에
조심할 것들을 일러주고, 무슨 일이 있으면 형님 집으로 전화를 하라고 일러두고
현관문을 나설 때에,
갑자기 아들이 내게 달려와 뽀뽀를 하였다.
나는 보통 아버지들이 그렇듯이 첫 아들에게 거는 기대 때문에
아들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
아니 나는 아들을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아들은 그렇지 않았었다.
그 아이에겐 보통의 아이들이 자신에게 기대가 큰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과 반대로
사랑을 원하는 마음 등이 있었다.
그러면서 아들은 내가 자신을 별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 아버지가 그것도 사촌형제들이 자신을 놀리는데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아버지가 너무도 고맙고 기뻤고 뿌듯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어릴 때에 하던 뽀뽀를 내게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때에 나는 아직도 아들을 생각하면 후회되는 행동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마침 그때에 집에서 놀던 조카들도 아들이 내게 달려와 뽀뽀를 하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나는 아들에게
“왜 이래? 남자답지 못하게?”
..........................
집을 나와서 바로 그 일이 마음에 걸려 후회를 했었다.
더욱이 세월이 흐른 후에 남자도 울 수가 있다는 것,
그리고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라는 이 도리를 알 고 난 뒤엔,
그 당시 아직도 성숙하지 못한 나의 젊은 나이와 함께
우리 나이 들의 남자들이
어린시절에 받고 겪었던 이런 저런 것들이 세포 곳곳에 녹아
나도 모르게 숨어 있는 습관과 관념들이 순간적으로 삐져나와
사랑하는 내 아들에게,
아빠의 사랑을 느끼고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하고
또 아버지에게 아들이고 싶어 하는 그 아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그 감정은 알지도 알려고도 하지 못한채
그 여린 마음을 모질게 밀쳐내었던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미안했다.
그리고 지금도 가끔 그 일이 떠오르면 지금 이글을 쓰는 것과 같이 마음이 아리다.
아들과 헤어진 것은 인연이어서 나만의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었기에 미안함이 덜하지만,
그렇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것은 나의 의지로 될 수 있었다고 속삭이는 생
각의 꼬드김때문에 그 기억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물론 이러한 생각이 허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를 고통에 까지 빠뜨리진 않지만,
아들을 생각하면 늘 그 생각이 떠올라 미안하다.
그래서,
인생은 돌이킬 수도 가정으로 이야기 할 수 없어 아주 우스운 이야기지만,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가 있다면
조용히 현관문 바깥으로 데리고 나와 아들을 꼭 안아주고는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손을 잡고 얼굴을 보며 꼭 이렇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아들아, 남자가 우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야,
남자는 함부로 울면 안 된다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이 뭐 대단한 사람이 되는줄 알고
바보같이 지어낸 이야기야.
그 사람들처럼 바보같이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보다,
울고 싶을 때에 울 수 있는 네가 더 자랑스러워.
언제든지 울고 싶으면 울렴. 남들이 뭐라 하든...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하루 전 위독하실 때의 일이다.
모두가 어머니를 살피느라 모여서 아이들을 보살필 여유가 없었다.
어머니께서는 형님 집에 계셨고, 형님 집은 좁았다.
그때 나와 형님 집은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였기 때문에 형님네, 누나네,
그리고 내 아이들을 우리 집에 모아두기로 했다.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갔고, 내가 먼저 방에 들어가 형님 집으로 가기 전에
필요한 물건을 찾고 있었다.
뒤따라온 아이들이 방으로 들어왔고,
내 아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때는 애들 엄마와 이혼한지 몇 년이 지났을 때였고,
애들은 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동안 애들을 잘 만나지 못하다가(그 이유까지 적으려면 너무 길어서...)
몇 년 만에 아이들을 만났으니,
아들은 나와 만났다는 것이 자체가 눈물이 앞섰던 것이다.
그런데 조카들이 바로 뒤 따라 방으로 뛰어 들어오면서 아들의 눈물을 보고 놀렸다.
그 놀림은 보통 우리나라에서 남자가 함부로 눈물을 보이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이상한 속설에 길들여진 것에서 나온 것이었다.
10대 청소년들에게는 우리가 볼 때에 아무 것도 아닌 그러한 것들도
그들에게는 대단한 것일 수 있다.
안 그래도 아들에 대한 기대 때문에 늘 아빠 앞에서 다소곳하던 어린 아들은
아버지가 반가운 마음보다 그들의 놀림이 더 부끄럽고 쑥스러워 하였다.
그런 아들을 보고 나는 조카들에게 말했다.
“추운 날씨에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들어오면 눈물이 날 수도 있어.”
그 말에 조카들은 더 이상 말을 못하고 오히려 아들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가져갈 물건을 찾아서 챙기고는 아이들에게 집에서 있을 때에
조심할 것들을 일러주고, 무슨 일이 있으면 형님 집으로 전화를 하라고 일러두고
현관문을 나설 때에,
갑자기 아들이 내게 달려와 뽀뽀를 하였다.
나는 보통 아버지들이 그렇듯이 첫 아들에게 거는 기대 때문에
아들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
아니 나는 아들을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아들은 그렇지 않았었다.
그 아이에겐 보통의 아이들이 자신에게 기대가 큰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과 반대로
사랑을 원하는 마음 등이 있었다.
그러면서 아들은 내가 자신을 별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 아버지가 그것도 사촌형제들이 자신을 놀리는데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아버지가 너무도 고맙고 기뻤고 뿌듯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어릴 때에 하던 뽀뽀를 내게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때에 나는 아직도 아들을 생각하면 후회되는 행동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마침 그때에 집에서 놀던 조카들도 아들이 내게 달려와 뽀뽀를 하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나는 아들에게
“왜 이래? 남자답지 못하게?”
..........................
집을 나와서 바로 그 일이 마음에 걸려 후회를 했었다.
더욱이 세월이 흐른 후에 남자도 울 수가 있다는 것,
그리고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라는 이 도리를 알 고 난 뒤엔,
그 당시 아직도 성숙하지 못한 나의 젊은 나이와 함께
우리 나이 들의 남자들이
어린시절에 받고 겪었던 이런 저런 것들이 세포 곳곳에 녹아
나도 모르게 숨어 있는 습관과 관념들이 순간적으로 삐져나와
사랑하는 내 아들에게,
아빠의 사랑을 느끼고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하고
또 아버지에게 아들이고 싶어 하는 그 아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그 감정은 알지도 알려고도 하지 못한채
그 여린 마음을 모질게 밀쳐내었던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미안했다.
그리고 지금도 가끔 그 일이 떠오르면 지금 이글을 쓰는 것과 같이 마음이 아리다.
아들과 헤어진 것은 인연이어서 나만의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었기에 미안함이 덜하지만,
그렇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것은 나의 의지로 될 수 있었다고 속삭이는 생
각의 꼬드김때문에 그 기억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물론 이러한 생각이 허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를 고통에 까지 빠뜨리진 않지만,
아들을 생각하면 늘 그 생각이 떠올라 미안하다.
그래서,
인생은 돌이킬 수도 가정으로 이야기 할 수 없어 아주 우스운 이야기지만,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가 있다면
조용히 현관문 바깥으로 데리고 나와 아들을 꼭 안아주고는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손을 잡고 얼굴을 보며 꼭 이렇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아들아, 남자가 우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야,
남자는 함부로 울면 안 된다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이 뭐 대단한 사람이 되는줄 알고
바보같이 지어낸 이야기야.
그 사람들처럼 바보같이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보다,
울고 싶을 때에 울 수 있는 네가 더 자랑스러워.
언제든지 울고 싶으면 울렴. 남들이 뭐라 하든...
사랑한다. 내 아들....”
.....
.....
댓글목록
산책님의 댓글
산책 아이피 (211.♡.147.75) 작성일와 이라요...? 눈물나게......
둥글이님의 댓글
둥글이 아이피 (116.♡.205.9) 작성일
참 아름다운 얘기입니다.
부자 관계에서... 모녀 관계에서... 형제 관계에서... 그냥 사람과 사람관계에서... 사람과 자연 관계에서...
이런 관계 속에서 내 자신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볼 경험과 사색과 반성과 실천 속에서 나는 근원과 가까워질텐데요.
현실속에서의 문제를 등한시하는 허황된 '깨달음'이 아닌...
이러한 작은 이해가 쌓이고 쌓이면서 '나'는 근원과 가까워질텐데요...
좋은 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