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멍든 이마가 파도 속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산책 (218.♡.179.162) 댓글 1건 조회 5,688회 작성일 10-04-18 10:32

본문


심(深) 상좌와 명(明) 상좌가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어부의 그물에서 잉어가 펄떡이면서

뛰쳐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에 심 상좌가 말하기를,


『 명형(明兄)이여! 참으로 날쌔지 않은가!

마치 납승(衲僧)과도 같구나.』 하니

명 상좌가 말하기를,

『 비록 그렇긴 하지만

애초에 그물에 걸리지 않은 것만 하겠는가?』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심 상좌가 정색을 하면서 말하기를,

『 그대는 깨달음에 흠(欠)이 있도다.』 하였는데,

명 상좌는 밤중이 돼서야

비로소이 말의 뜻을 깨달았다고 한다.


운문고가 이 화두를 가지고 다음과 같이 읊었다.


날쌔도다! 일약 두 겹의 깊은 못(淵)을 뛰어나니

벽력이 뒤좇아도 돌아오지 않는다.

우습구나! 용문(龍門)에서 꼬리를 태운 이들이(燒尾者),

아직도 멍든 이마(點額)가 파도 속에 있구나.

하고는 이어서 말하기를,

『 명 상좌가 밤중이 돼서야 깨달았다고 하니, 말해 보라.

그가 그물에 걸린 것인가?

그물에서 벗어 난 것인가?』 하였다.


나중에 심문분이 이 화두를 들고 말하기를,


『 심형은 그물에서 벗어나는 것을 보았고,

명형은 그물에 들어간 것을 가엾이 여겼다.

천하의 납승들은 이 이야기를 거론할 줄 만 알았지,

그물이 머리 위에 덮여 있는 줄은 모르는구나!』 했다고 한다.

댓글목록

ahffk님의 댓글

ahffk 아이피 (112.♡.175.97) 작성일

그물에 빠지기도 쉽지않지만 빠져 나오기는 더쉽지않구나.
황금그물이라면 황금이 되어  빠져나올때까지야 보람있는법.
못빠져 나올것을 걱정말고  황금못되는걸 부끄러워 해야 하리라.
본래 그물도 황금도 분명이 없다면 거기가  심형래(바보) 사는곳이 아닐런지~...

Total 6,216건 125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116 권보 6675 10-04-27
3115 원주노자 6319 10-04-26
3114 아리랑 6983 10-04-25
3113 김윤 12138 10-04-24
3112 둥글이 15486 10-04-20
3111 봉다리 5428 10-04-20
3110 둥글이 5980 10-04-19
3109 둥글이 6256 10-04-19
3108 공유 5647 10-04-18
3107 산책 7007 10-04-18
3106 바다海 5838 10-04-18
3105 둥글이 5829 10-04-18
열람중 산책 5689 10-04-18
3103 둥글이 6372 10-04-17
3102 둥글이 5780 10-04-16
3101 봉다리 5145 10-04-16
3100 산책 5325 10-04-16
3099 둥글이 6408 10-04-15
3098 둥글이 6630 10-04-15
3097 김재환 6422 10-04-15
3096 공자 6188 10-04-15
3095 공자 7566 10-04-14
3094 공자 6983 10-04-14
3093 공유 5447 10-04-13
3092 봉다리 5129 10-04-13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13,243
어제
16,777
최대
16,777
전체
5,112,531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