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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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보 (59.♡.232.155) 댓글 4건 조회 7,105회 작성일 10-09-16 13:31본문
가을에 닿다
온종일 이글대던 태양이 바짝 마른 낮달을 끌고 와
나뭇가지 끝자락에 걸어놓는다
탱글탱글 바람소리를 내며 풍경처럼 매달린 달
허공을 밀었다 당길 때마다
한 뼘씩 높아지는 하늘
높아지는 너로 인해 더욱 낮아지는 나는 이미 가을에 닿아
아래로만 흐르는 물의 이치를 받아 적는다
- 유진, 시 '입추'중에서 -
온종일 이글대던 태양이 바짝 마른 낮달을 끌고 와
나뭇가지 끝자락에 걸어놓는다
탱글탱글 바람소리를 내며 풍경처럼 매달린 달
허공을 밀었다 당길 때마다
한 뼘씩 높아지는 하늘
높아지는 너로 인해 더욱 낮아지는 나는 이미 가을에 닿아
아래로만 흐르는 물의 이치를 받아 적는다
- 유진, 시 '입추'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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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덥고 습하던 여름의 끝자락이 아직도 남아있는지
낮의 더위는 아직 가을이 오지 않은 것만 같이 느껴지게 합니다.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 창문을 닫지 않고는 추워서 감기가 들 지경입니다.
저희집에는 벌써 감기환자가 두 명 발생했답니다. ^^
허공을 향해서만 내닫던 마음을 추스리게 하고,
높아져 가는 하늘로 인해
내 자신이 더욱 낮다는 것을 깨우치게 해주는 가을
더욱 성숙하고 더욱 좋은 나날을 누리시길 빕니다.
댓글목록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69.♡.240.165) 작성일
권보님 시가 참 좋아요
수수가 한국말을 이해할수 있음이 이런 시를 만날때 가을 하늘 처럼 축복 받은 느낌입니다
오지랖 넓은 푼수대기 권보님 ^^
와인에 치즈가 어울릴것 같은 로멘티스트도 멋지지만 찌그러진 큰 양품에 보리 열무 비벼 함께 먹으며
부침게도 찢어 서로 건네는 오지랖 넓은 고향 사람들이 오늘은 가슴에서 함성을 지름니다
있는 그대로가 특별한 화두가 아닌 생활에서 절로 흐르는 고향 사람들의 희노애락과
그 사람 냄새가 이렇게 가을을 입성 합니다
최영훈님의 댓글
최영훈 아이피 (211.♡.81.10) 작성일
선물이 아니라 뇌물이네......
합계 백여만원이 넘을 듯~
사향님의 댓글
사향 아이피 (112.♡.15.173) 작성일ㅋㅋㅋ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59.♡.232.155) 작성일
수수님 반깁니다.
오지랖 넓은 사람을 그렇게 멋지게 봐주시니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수수님 말씀처럼 참 좋은 시를 만날때는 제가 축복받은 것 같습니다.
이십여일 뒤면 있을 전국모임에 오신다는 말씀에 꼭 뵙고
푼수떼기 같은 저를 어여삐 봐주시는 수수님께 인사라도 드려야겠다고 맘먹고 있었습니다.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와 다들 바쁘게 거리로 나서서 길거리가 많이 복잡하지만
우리네 한가위풍경이 참 좋게만 느껴집니다.
가을로 들어서 어느해보다 빠른 추석을 행복하고 기쁘게 누리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