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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덕경 10월 등산모임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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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자 (211.♡.131.51) 댓글 8건 조회 5,998회 작성일 10-10-1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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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덕경 10월 등산모임공지

전국모임의 열기가 연일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는군요^^

이번달 서울 도덕경 등산모임은 특별히 10월17일 일요일에 청계산(수정) 에서열립니다

서울 등산모임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누이(?)같이 -전국모임

그 뜨거웠던 감동을 차분히 다시 함께하는것은 어떨런지요?

산행장소 : 청계산
일 시 : 10월17일 일요일 오후2시-(수정)
집결장소 : 양재역 7번출구 100m 양재구민회관앞
회 비 : 1만원 (준비물 : 각자 개인음료 등)
연락처 : 공자 : 010-6237-0063
이번달 등산모임은 우천시에도 열립니다
비가오면 酒님과 함께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삶을 만끽하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움을 함께 체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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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음악에 압도되어 버리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음악이 너무 가슴에 사무쳐 볼륨을 최대한 높여 놓고
그 음악에 무릎 꿇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내 영혼의 깃발 위에 백기를 달아 노래 앞에 투항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음악에 항복을 하고 처분만 기다리고 싶은 저녁이 있습니다.

지고싶은 날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지지 않으려고 너무 발버둥치며 살아왔습니다.
너무 긴장하며 살아왔습니다.

지는 날도 있어야 합니다.

비굴하지 않게 살아야 하지만
너무 지지 않으려고만 하다보니
사랑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 제 피붙이한테도 지지 않으려고 하며 삽니다.

지면 좀 어떻습니까.
사람사는 일이 이겼다 졌다 하면서 사는건데
절대로 지면 안된다는 강박이
우리를 붙들고 있는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 강박에서 나를 풀어 주고 싶습니다.

폭력이 아니라 사랑에 지고 싶습니다.
권력이 아니라 음악에 지고 싶습니다.
돈이 아니라 눈물나게 아름다운 풍경에 무릎 꿇고 싶습니다.
선연하게 빛나는 초사흘 달에게 항복하고 싶습니다.

침엽수 사이로 뜨는 초사흘달, 그 옆에 따르는 별의 무리에 섞여
나도 달의 부하, 별의 졸병이 되어 따라다니고 싶습니다.

낫날같이 푸른 다링 시키는 대로 낙엽송 뒤에 가 줄서고 싶습니다.

거기서 별들을 따라 밤하늘에 달배, 별배를 띄우고
별에 매달려 아주 천천히 떠나는 여행을 따라가고 싶습니다.

사랑에 압도당하고 싶습니다.
눈이 부시는 사랑, 가슴이 벅차서 거기서 정지해 버리는 사랑,
그런 사랑에 무릎 꿇고 싶습니다.

진눈깨비 같은 눈물을 뿌리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습니다.
눈발에 포위당하고 싶습니다.
두손 두발을 다 들게하는 눈속에 갇히고 싶습니다.

허벅지까지 쌓인 눈 속에 고립되어 있고 싶습니다.
구조신호를 기다리며 눈 속에 파묻혀 있고 싶습니다.

나는 그 동안 너무 알맞게 익기만을 기다리는 빵이었습니다.
적당한 온도에서 구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가마 속의 그릇이었습니다.
알맞고 적당한 온도에 길들여진지 오래 되었습니다.

오븐 같은 공간, 가마 같은 세상에 갇힌지 오래 되었습니다.

거기서 벗아나는 날이 있어야 합니다.

산산조각 깨어지는 날도 있어야 합니다.

버림받는 날도 있어야 합니다.

수없이 깨지지 않고, 망치에 얻어 맞아 버려지지 않고 어떻게 품격있는 도기가 된단 말입니까.

접시하나도 한계온도까지 갔다 오고 나서야 온전한 그릇이 됩니다.

나는 거기까지 갔을까요?
도전하는 마음을 슬그머니 버리고 살아온 건 아닌지요.

적당히 얻은 뒤부터는 나를 방어하는 일에만 길들여진 건 아닌지요.

처음 가졌던 마음을 숨겨놓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요.

배고프고 막막하던 때 내가 했던 약속을 버린건 아닌지요.

자꾸 자기를 합리화 하려고만 하고 그럴듯하게 변명하는 기술만 늘어가고 있지는 않은지요.

가난한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가난했기 때문에 정직하고 순수했던 눈빛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적당한 행복의 품에 갇혀 길들여지면서 그것들을 잃어가고 있다면 껍질을 벗어야 합니다.
우리가 가고자 했던 곳이 그 의자, 그 안방이 아니었다면 털고 일어서는 날이 있어야 합니다.

궤도를 벗어나지 않고 어떻게 우주까지 날아갈 수 있습니까?
제 목청의 가장 높은 소리를 넘어서지 않고 어떻게 득음할 수 있습니까?
소리의 끝을 넘어가고자 피 터지는 날이 있어야 합니다.
생에 몇번, 아니 단 한번만이라도 내목소리가 폭포를 넘어가는 날이 있어야 합니다.

너무 안전선 밖에만 서있었습니다.

너무 정해진 선 안으로 만 걸어왔습니다.

그 안온함에 길들여진 채 안심하던 내 발걸음,

그 안도하는 표정과 웃음을 버리는 날이 하루쯤은 있어야 합니다.

그날 그자리에 사무치는 음악,꽁꽁 언 별들이 함께 있으면 좋겠습니다. (도종환)


Love is just a Dream ... Claude Choe

댓글목록

일념집중님의 댓글

일념집중 아이피 (211.♡.129.51) 작성일

이번 전국모임에서 공자님을 뵐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있었는데,
말돌이님께 여쭈어보니, 어깨가 아프셔서 못오신것 같다고 하더군요.

사실 며칠전에 올려논 장사익씨의 '찔레꽃'을 듣고서,
잘 모르는 분인데, 괜찮은것 같아, 시디한장사서 차에서 들으면서
공자님을 생각하며, 전국모임에 갔는데, 안계셔서 아쉬웠습니다.

몸관리 좀 잘하시지....ㅎㅎㅎ

암튼 덕분에 장사익씨 노래를 감상할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주 훌륭하게 자기다운 기운을 뿜어내는 사람인것 같더군요..

공자님의 댓글

공자 아이피 (211.♡.131.51) 작성일

일념집중님 반갑습니다

저도 일념집중님이 도덕경 게시판에서 드물게 보이는
음악을 아시고 즐길줄 아는(?)분같아 꼭 한번 뵙고 싶었지요^^

세월이 가니 이제 몸 여기저기를 닦고 조이고 기름을 쳐야 하나봅니다

언제 서울 한번 오시면 꼭 한번 뵈여*^^*

사향님의 댓글

사향 아이피 (218.♡.61.228) 작성일

넘겨지는 책장속의 얼굴이 낯 익으오.
수수님과 함께 하는 등산모임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래요 ^^

공자님의 댓글

공자 아이피 (211.♡.131.51) 작성일

사향님도
이젠 오온이 공한  on의 세계에서 걸어어나
가슴뛰는 실상의 off의 세계에 우리와 함께 함이 어떨런지요^^

사향님의 댓글

사향 아이피 (112.♡.15.173) 작성일

내 뛰는 가슴까지 오프라인의 세계에서 공자님 마음껏 누리소서. _()_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119.♡.107.17) 작성일

공자님의 아푼 어께를 일념집중님 침방이면 말끔이 나을수 있었을텐데.....그치요!

도종한님의 시가 가슴으로 물결칩니다
공자님 그 시 복사해 주실수 있으세요
모이는 그날 수수의 넘치는 끼로 여러분께 읽어드리고 함께 감상하고 싶습니다
거룩한 주님을 모시고 ^^

기다리던 그날이 설래며 느리게 오고 있습니다 ^^

행복한나무님의 댓글

행복한나무 아이피 (124.♡.181.254) 작성일

첫사랑 연애편지 같은 설레임으로  도종환 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좋은 글을 적재 적소에  올려 놓는 님의 감성.  여전히 출중하옵니다.

공자님의 댓글

공자 아이피 (211.♡.131.51) 작성일

고맙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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