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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서울 모임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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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피 (211.♡.251.39) 댓글 6건 조회 7,220회 작성일 11-12-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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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유게시판에는 처음 글써보는거 같네요.
가방을 정리하다가 24일 강의 종이를 발견하구 저도 서울 모임 후기를 쓰고 싶어서 써봅니다..
사실 실험을 마치고 모임도 다녀 와서, 글을 한번 올리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들었어요.
아리랑님께서 후기 많이 올려달라구 공지하신것도 생각나서..
쓸까, 말까 계속 망설이고..
실험 두달 하고 엉덩이 떼고 일어난 기쁨과 자랑하고 싶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과
괜히 안올리던 글 올렸다가 우쭐대고 싶은 내 마음이 들켜 비난받고 부끄러울까봐 두려운 마음이
계속 제 마음을 휘휘 저었는데, 그래도 한번 써 봅니다..

'지금 이대로 완전하다' 책에 강의 용지를 끼워 넣으려고 펴보니까
13장에 제가 예전에 붙여놓은 표시가 있더라구요..
감명받은 부분이나 나중에 다시 읽고 싶은 부분에 붙여놓은건데
그부분 강의가 바로 13장 강의였어요..
그때의 감명과 지금의 감명이 조금 다른것 같아 글 써보고 싶었어요..

24일 서울 모임은 저에겐 조금 일찍 시작 되었어요.
서울역에서 선생님을 뵙고 같이 교대역으로 오면서 먼저 많은 이야기를 드리고, 들었어요^^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에, 선생님을 직접 뵐 생각에 두렵다가 설레다가를 반복하던 마음이
조금 더 야위셨지만 여전히 인자하신 선생님 얼굴을 뵙고 조금 차분해졌네요..
공식적인 실험 종료도 확인 받고, 실험이 끝나고도 전 여전히 헷갈리고 똑같아요 라는 말씀을 드리자
여러 말씀을 해주셨어요..
강의때도 말씀해 주셨지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라는 말씀..
삶에서 '되었다'라는것은 없다는 말씀.
아기가 두발로 서서 걷기 위해 앞통수 뒤통수가 깨져도 그것이 두려워 포기하지 않듯
앞통수 뒤통수가 깨져도 아파하면서 흔들리면서 계속 배워 나가란 뜻으로 마음에 새겼어요.
그리고 그 길밖에 길이 없는거 같구요.. 나를 만나는 실험은 삶에서 쭈욱 계속 된다는것..
선생님 카카오톡^^ 대화명처럼 산다는 것은 곧 배운다는 것이라는것.
무려 선생님도 배우시는데.. 꼬꼬마인 저도 아기걸음으로 제 삶을 엉금엉금 배워나가고 싶어요..

24일 강의는 영예로움과 욕됨에 대하여 였어요..
책에는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라는 제목이네요.
선생님께서 다른 분들께 자신이 생각하는 영광스러움에 대해 질문하실 때
다들 대답을 잘해주셔서 뜨끔했어요..
전 여전히 남들에게 완벽한 사람으로 주목받고 칭찬받고 우러름받고 싶고 그랬거든요..
다시 그부분 책을 읽어보니, 제가 처음 이부분을 읽고 표시했을때
엄청 공감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나요. 어렸을때부터 잘한다 소리를 듣고 자라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에 매이고 입만 열면 난 좀 짱인듯(선생님 표현을 빌리자면 내잘났다) 소리를 했던 나..
그리고 사람이 한명도 없다치면 게으르고 방만해지기 일쑤고 그런면을 숨기려고 했던 나..
책을 읽었는데 너무 공감이 되어서 표시해놨던 기억,
그리고 무엇보다.. 그래서 힘든데 어떻게 해야 내가 편해지지? 변하지? 하며
13장의 마지막 부분을 머리로만 아 그렇구나 하며 얼렁뚱땅 다 아는것마냥 읽고 넘어갔던 기억이 나요.
정작 제가 마음으로 받아들였어야 하는 부분은 다 써있었는데...ㅠㅠ

'다른 길이 없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길밖에 다른 길이 없다'고
선생님께서는 책에도 써놓으시구 강의때도 목이 터져라 말씀 하셨고
그날 강의에서도 변함없이 말씀해 주셨어요.
왜 이걸 머리로 이해하고 분석하고 뜯어서 숨은의미를 찾으려고만 했을까..
이건 비유법을 쓴것도 아니고 정말 직접적으로 말씀해주셨는데..

생각이나 감정을 잘라내고 통제해서 내가 원하는 감정과 생각만 느끼는 상태가 되어서
편안해 지고 싶어서, 변하고 싶어서
그렇게 될수있는 방법을 강의 들으면서 열심히 머리로 쪼개고 있던 과거의 저와
생각은 정말 불시에 들고, 감정도 내 마음을 빈방 드나들듯이 드나드는것인것 같아..
선생님께서 자신의 경험을 말씀하시고 자연의 이치는 직선이 아니라 진동이라고 손가락으로 그려주시듯이..
실험하면서 통화했을때 선생님께서 '사람들은 희망만 취하려하고 절망은 버리려해, 절망이 나쁜것이 아닌데.'
라고 말씀하셨듯.. 내가 아무리 막고 애를 써도 희망과 절망은 나를 들락날락 할거라는거..
막으려 애쓰지 말고, 꽃이 바람에 흔들리듯 절망이 오면 아파해야 한다는거..
아직 내가 부족하지만, 조금은, 아주 조금은 무슨 말인지 마음으로 알것 같다는 제가 있었어요..

변화하고 싶어서, 변해서 가고 싶었던 그 모습이 저인줄 알았고,
그 변화라는 죽은 꽃을 만들어서 저를 화려하게 치장하고 가리고 다니느라
정작 제 줄기는 햇빛을 보지 못해 썩어 문드러지고 말았어요..
제가 변하고 싶었던 내가 원하는 감정과 생각만 느끼는 상태, 그래서 편안한 상태,
편한 마음으로 뭐든지 잘하는 멋진 사람은 사람이 아니고 신이거나 선생님 말씀대로 죽은 목석인것같아요..

저녁 식사하시는 동안 앉아 있다가 보리밥집을 뒤로 하고 혼자 나오는데
외롭고 두렵더라구요. 전에는 다같이 나올때 같이 나왔는데 혼자 나와서 걸어서 그랬던지..
혹은 '이제 혼자 해야하는구나'라는 느낌이었어요..
쫒기고 피하느라 지금까지 단 한번도 책임지지 못한 제 삶에 대한 결정과 책임을 져나가려면
앞으로 얼마나 힘들고 아플지 감이 안와요..
두달동안 떠나있던 일상생활을 하나씩 잡는것도 좀 생경하고.. 막막하고..

그래도, 저를 살려주신, 정말 말 그대로 죽어가는 저를 살려주신 선생님께 너무나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전화도 수시로 받아주시고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살려주시고자 하는 선생님의 헤아릴수 없이 큰 사랑을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이 잠시나마 의심했던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죄송해요..
선생님께서 애 쓰셔서 겨우 회생시켰는데.. 다시 죽을길로 유턴하지 않고
힘듦이 오면 힘듦으로 직진하는 마피가 될게요 ^^
유턴하려고 하면 혼내주세요!! 그때 전화로 드린 약속대로 저는 마음의 병이 낫고
선생님께서는 몸이 편찮으신 것 꼭 나으셨으면 좋겠어요.. 사랑해요 선생님!

그리고 '그냥 힘들어 해~'여섯글자로 저에게 두달동안 피하지 않고 주저앉을 힘을 주신
조변호사님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도덕경 모임을 지켜주시는 많은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남은 2011년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연말 되세요 ^^


댓글목록

꽃으로님의 댓글

꽃으로 아이피 (183.♡.212.36) 작성일

정말 축하해요. 그 힘들걸 두달동안이나 하셨네요.
저는 해본적은 없지만 읽기만해도 진짜 힘들겠다 싶던데요..
마피님.. 아프고 힘들때는 자유게시판에 글을 살짝 올리세요.
함께 아프고 함께 힘들면 훨씬 견디기가 쉽잖아요.^^

vira님의 댓글

vira 아이피 (110.♡.126.3) 작성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19.♡.14.170) 작성일


  사랑하는 슬기야
  나의 '실험' 제안을 선뜻 받아들여주고,
  두 달 동안 많이 힘들었을 테지만, 실험을 잘 해줘서 너무나 고맙다.
  애愛썼지?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누가복음 17:21)라는 말씀처럼,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와
  삶을 진정으로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무한의 보물이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우리 자신 안에 있건만
  사람들은 어찌된 영문인지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은 외면한 채
  끝없이 끊임없이 바깥으로만 내달리니
  그것이 언제나 안타까웠단다.

  실험은 '바깥'이 아니라 우리 자신 '안'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것인데,
  슬기는 두 달간의 실험을 통하여 비로소 너 자신을 향하여 돌아서게 되었으니
  기쁘고 고맙기 그지없구나.

  ...내가 아무리 막고 애를 써도 희망과 절망은 나를 들락날락 할 거라는거..막으려 애쓰지 말고, 꽃이 바람에 흔들리듯 절망이 오면 아파해야 한다는거..아직 내가 부족하지만, 조금은, 아주 조금은 무슨 말인지 마음으로 알것 같다는 제가 있었어요..

  그래, 그런 너 자신을 믿으렴.
  갓난 아기가 걷게 될 때까지는 수없이 넘어지고 깨어지더라도 기어이 자신을 믿듯
  그리고 그런 가운데 조금씩 조금씩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이 생겨가듯
  마악 너 자신에 대하여 깨어나기 시작한 너도
  그렇게 그렇게 걸어가렴.

  사랑하는 슬기야
  이제는 너 혼자가 아니니, 네가 우뚝 서서 네 삶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때까지
  함께 가자꾸나, 슬기야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69.♡.189.211) 작성일

마피야
연말이라 그런지 맘이 붕붕 떠다녀 게시판이 궁금해 들어 왔다가 대충 글을 휘리릭 보고 나갔는데
마피의 글을 오늘 한자한자 세번을 읽고 눈물이 핑돌아 옆에 있음 아무말도 못하고 꼬옥 안고 싶구나...

오늘 비원님과 화상 강의 시간에 마피가 얼마나 예뻐졌길래 게시판에 난리냐고 여쭈니까
비원님 특유의 흥분된 목소리로 ^^ 서울역 입구에서 빨간 스카프를 두른 여인이 참 아름답다 생각하며
지나쳤는데 나중에 보니 믿을수 없이 예뻐진 마피였다고 ~~~

마피를 서울 보리밥집에서 첨 봤을때
꿔다둔 보리자루 마냥 애기도 못하고 혼자있는 모습을 보고
수수 앞에 앉자고 초대해 놓고
막상 마피가 앞에 있는데도 수수도 할 말을 못찾아
우리 둘이 쌩뚱맞게 앉아 있었던 기억이 잊어지질 않아 ^^

사랑하는 마피가 격는 그 불안함, 막막함,외로움...그런것들은
여전히 수수를 휘젓고 지나가는 바람이야
우리 자신으로 선다는게 얼마나 부질없어 질때도 있어
많은 사람이 왔다가 너무나 시시하고 보잘것 없어 돌아가는 그 마음도 이해가 돼

비원님 말씀을 슬기로운 마피는 정말 잘 이해하고 나가고 있고
그 말씀을 자신의 가슴으로 존재로 꽃피워 내고 있는 마피가 눈이 부시어....

요즘에는 중심에서 나오는 진실한 소리를 들으면 눈물이 괜히 주책없이 나와
그런데 아무리 화려하고 요란한 말을 들어도
수수 가슴은 바위 처럼 꿈적도 안할때도 있지

아름다운 마피야
마피의 맘이 동할때 흔들림을, 아품을. 자랑을 마음껏 게시판에 나누어줘
마피의 있는 그대로 피어남을 통하여 수수도 함께 자라나고 싶어^^
진실로 밑창까지 가난해 져 보았을때
비로서 풍요가 무엇인지 우린 눈을 뜨게 되나봐

마피야 사랑해 뿅뿅 ㅋㅋ (반짝반짝님한테 배웠어 ㅎㅎ)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03.♡.21.153) 작성일

^.^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 번 뵙고 싶네요. 축하해요. 사랑합니다.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4.♡.40.191) 작성일

안녕하세요? 지난 여름에 서울모임에 참석했던 일호라고 합니다. 그때 마피님이 제 앞에 앉아계셨지요? 제가 늦어서 맨 뒤쪽에 앉았는데요.
마피님같은 분은 특히나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꼭 예전의 저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추구하는 삶이 아닌 누리는 삶이 될 때 우리는 행복할 수 있겠지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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