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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학무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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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일호 (110.♡.28.120) 댓글 9건 조회 6,772회 작성일 10-11-29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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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쓴 건데요, 여러 선생님들께서 보시고 저를 좀 혼내주셨으면해서 올려봅니다. 다른 곳에 올렸던 글을 조금 손 봐서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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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으로 인터넷이 되다니. 스마트폰을 들고서 무얼 볼까 하다가 도덕경을 보았습니다. 절학무우 네 글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역시 클래식은 볼때마다 새로운 맛이 납니다. 절학무우 絶學無憂 배움을 끊으면 걱정이 없다. 언뜻 떠오르는 것으로 식자우환이 있네요. 아는게 병,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이지요.
이하, 제 맘대로 해석한 절학무우입니다.
먼저 절학을 보자면, 배움을 끊는다, 학문을 끊는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무학'그러니까 배움이 없으면 걱정이 없다가 아니라, 배움을 '끊는다'고 한 것에 눈길이 갑니다. 그러니까, 이 말의 대상은 배우려는 사람, 또는 배우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말입니다.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에게는 담배를 끊는다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지요. 다시말해 '절학'이라는 말이 해당되는 사람은 배우려는 사람, 배우고자 하는 사람, 배우는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그럼, 배우는 또는 배우려고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보면, 무엇을 알고 싶어서가 주된 이유가 되겠지요. 무엇을 알고 싶으니 배우려고 또는 배우고 있겠지요. 알고 싶지는 않은데 직업으로 배우는 사람도 있겠습니다만, 어쨌거나 절학은 여기까지.
다음에, 무우는 걱정이 없다, 근심이 없다 되겠습니다. 매우 바람직한 상태이지요. 무우. 입을 앞으로 빼고 발음해야합니다.
위에 말에 근거를 두고 절학무우를 다시 풀어보자면, '뭘 알고 싶어서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너희들이 배우는 것을 그만두면 걱정이 없을 것이다. 니들이 알고 싶은 걸 그만두면 근심이 없을 것이다' 이런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해석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배움을 끊으면 걱정이 없다니, 공부하기 싫어하는 저한테는 참으로 반가운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공자는 논어에서 '난 평생 배우기를 나보다 좋아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였다'라고 말합니다. 어랍쇼! 공자님은 열심히 배우라네. 그럼 노자는 뭐여? 배우는 걸 그만두라메? 그거야 뭐, 공자는 공자고, 노자는 노자니 제가 상관할 바 아닙니다만, 공자의 또 다른 말 '안다는 것은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를 생각해보면, 공자도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알려고 했으니, 배움을 끊기 위해서 배우기를 좋아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갖다 붙이자면, 공자는 '과정'을 말한 것이고, 노자는 '결과'를 말한 것이라고나 할까요?
절학무우에 이어서 식자우환, 식자우환에 이어서는 개구즉착이 생각나네요. 開口卽錯, 입만 떼면 그르다는 것인데, 그러고보니 도덕경에는 지자불언, 아는 자는 말하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군요. 그런데, 아는 자는 말하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말한 인간은 또 누구여? 하여튼, 말하는 사람들은, 저를 포함해서, 죄다 개구즉착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댓글목록

지족님의 댓글

지족 아이피 (112.♡.206.210) 작성일

즐학무우^^(학문을 즐기면 걱정이 없다. 아니만 요즘 애들말로 즐~학문, 그러구 놀러댕기면 걱정이 없구..)
에구 그건 그렇다치구 이 게시판 그만 들락거려야하는데 아침저녁으로 게시판 문안인사하다보니 온갖일이 밀리네여..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10.♡.28.120) 작성일

그러게 말입니다. 인터넷을 끊으면 걱정이 없을 것 같네요. ^^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10.♡.28.120) 작성일

강의 녹취록 자료실에 있는 도덕경 강의파일을 다운받아서 들었습니다. 여기는 인터넷이 느려서 이제서야 다운받아서 들어봤습니다. 강의 녹음해주시고 올려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인생의 스승이신 김기태선생님의 말씀을 듣느라,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도 잠 못자고 있네요. 졸려서 머리가 아픈데도, 스승님의 최근 육성에 끄질 못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배우는 것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다시 한번 무릎꿇게 됩니다. 그러고보니 스승님과 포옹은 해봤지만, 무릎을 꿇고 절을 올리지는 못했네요. 다시 뵈올때까지 스승님 건강하세요. 저는 학이시습지하면 불역열호아하면서 지내도록 하겠습니다. ^^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211.♡.96.16) 작성일

반갑습니다, 일호님~~~
그러잖아도 지난번 전화 주셨을 때 아들 녀석이랑 서로 때밀어주며 목욕을 하고 있어서
전화를 못받아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글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에도 잘 계셨죠?
깊은 사랑의 안부를 일호님께 전합니다.

일호님과의 첫 만남을 저도 잊지 못합니다.
아, 이 사람은 진실한 사람이구나....
그리곤 일호님은 언제나 제 가슴에 살아 있답니다.

절학무우(絶學無憂)라....
저도 참~ 좋아하는 글입니다.
도덕경의 다른 표현으로 말하면, 불상현(不尙賢 / 賢하려 하지 말라), 부자생(不自生 / 스스로 살려고 하지 말라),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라는 말이지요....

고맙습니다, 좋은 글 올려 주셔서요.
사랑해요~~^^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211.♡.61.115) 작성일

불상현.... 부자생....절학 무우....

나..유식해 졌어요  덕분에~~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68.♡.190.244) 작성일

ㅋㅋㅋ...김장철이 되었는데 절학 무우라 하셔서
새로운 무우 절임 비법이 개발된 줄 알았어요 ^^
ㅎㅎㅎㅎ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10.♡.28.120) 작성일

아니, 무서운 선생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시니 영광입니다. 근데, 한편으로는 후덜거리는군요. ^^
사실 제가 선생님께 청이 하나 있는데,
언제 한번 기회가 되시면, 여유가 되시면, 선생님의 스승님에 대해서 한번 글이나 말씀으로 가르침을 주시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김기태선생님의 스승님(족보로 따지자면 제게는 할아버지뻘 스승님이겠습니다)에 관한 것이거나 또는 그냥 '선생님' 또는 '스승님'에 대한 강의를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불교쪽 전통에서는 '선지식'에 대해 굉장히 강조를 하고요, 스승에 대해서도 아주 중요하다 하고요. 물론 도반도 그렇다고는 합니다만, 어떤 면에서는 자기이 모습을 알아 봐주는 스승은 부모보다도 더 중요한 존재같거든요.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10.♡.28.120) 작성일

절학 무우 이렇게 띄어서 쓰니 훨씬 더 가독성이 증가하는군요.
마치 알타리 무우, 총각 무우와 사촌지간같아요. ㅋㅋㅋ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10.♡.28.120) 작성일

허걱~~~
새로운 무우 절임 비법이라...........

이 비법을 연구 개발 혁신 초과하여 특허청에 지적재산권을 등록하면,
양념통닭 한마리에 딸려 나오는 절임 무우 시장을 평정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아주 짭짤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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