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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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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220.♡.133.7) 댓글 0건 조회 6,772회 작성일 12-01-20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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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오는 꿈이 너무 많았다. 어려서 택시를 타면, 택시기사가 꿈이었고. 수학을 열심히 가르치던 선생님에 반해 수학 교사도 꿈이었다.
버스를 타면 버스기사, 교회에 가면 목사, 절에 가면 승려, 장교인 고모부를 뵈면 장교, 낚시가 취미던 사촌 형을 만나면 낚시왕이 되고 싶었을
만큼 루시오가 접하는 세상의 직업들이 모두 멌있었고 꿈이었다. 그러던 와중 최근 8년동안의 3가지의 루시오 꿈이 마음속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었으니,
 
"국회의원. 국제기구 직원. 영화배우"가 그 것이었다. 왜 하고 싶은지 그 이유를 최근까지 몰랐으나 솔직해지니 그 이면에 담긴 속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굳이 정확히 표현하자면, 나의 속마음을 어렴풋이 알았지만 그걸 애써 아니라고 부인했던 것 같다. 좋은 이유로 포장한 나의 꿈이였달까?
 
1.국회의원: 세상을 이롭게 하고 싶어서(속마음: 어려서부터 힘이 없었기에 국회의원직을 통해 힘을 갖고 싶었다)
2. 국제기구 직원: 역시 세상을 이롭게 하고 싶어서(속마음: 뒤죽박죽 엉망이었던 내 인생을 "국제평화"라는 이유로 만회하고 싶었다.)
3. 영화배우: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속마음: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나를 대중을 통해서 수 많은 사랑을 받고 싶었다.)
 
이 속마음을 알고 나서 3가지의 꿈이 다 떨어져 나갔지만, 근 8년이나 집착했었기에 그래도 조금 미련이 남더라. 그래도 참 이유를 알았으니
크게 미련은 없다. 그리고 나서 참 오랫동안 고민했다. 고민하면서 기태 선생님의 가르침을 상기하고는 깜짝 놀랐다. 선생님의 가르침이
이미 온전해서 그냥 살라는 말을 제대로 오해하면, 난 외부의 어떤 일도 노력도 하지 않고 나태하게 살아가면서 그 이유를 선생님에게 돌리며
합리화 할 것이더라. 그 뒤 치열하게 고민했다. 아무개 형의 조언을 생각하며, 하늘이 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자세히는 내가 좋아하고 기쁘게
여기는게 무엇일지...정답은 나오지 않더라 ㅎㅎ 난 어려서 놀아야 할 때에 제대로 놀지 못해서 여전히 레고 장난감과 모형 조립, 뛰어 놀기, 예술적 창조를
하고 싶더라. 23살의 나이에...그래서 하고싶은걸 하면서 그냥 살며 나를 세상에 맡기기로 했다. 꾸준히 내가 좋아하는걸 찾으며, 신나게 배울 것이다.
그러다 오늘 저녁에 하나의 사건을 접하게 된다.
 
10년 전 형사 아저씨와 인연이 되어 루시오를 많이 도와준 형사 아저씨가 있었다. 루시오가 친아빠처럼 많이 따랐는데, 이 아저씨의 모습 하나 하나에
반해 나도 경찰관(형사)이 되고 싶다고 동경한 적이 있다. 루시오 왈" 아저씨. 나도 아저씨처럼 멋진 짭새가 될거야^.^"
아저씨 왈 "뭐?짭새?푸하하 해라 해. 넌 아직 어리니까 열심히 공부해서 경찰대학에 가라. 꼭 높은 계급으로 올라가서 세상을 맘 껏 휘둘러봐"
그리고 다짐한 루시오는 A4용지에 "나의 목표. 경찰대학"이라고 크게 적고 공부에 열의를 보였으나 엄마가 이 종이를 내 앞에서 쫙쫙 찢어버리고
"넌 훌륭한 목사님이 되야지, 어디서 되먹지 않은 짓을 하려고"라는 말에 내 마음 속에 경찰도 종이와 함께 찢어져버리고 사라졌다.
 
그 경찰의 꿈이 오늘 밤 10년만에 부활했다. 밤 10시경 여동생과 동대구역에 갈 일이 있어 갔는데, 내가 잠시 동생곁을 떨어져 걸으니
술에 떡이 된 중년아저씨가 내 동생에게 접근하며 시비를 걸려는게 아닌가? 솔직히 순간 너무 무서웠다. 그래도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동생 곁을 붙으니
이 아저씨가 혼자말을 중얼거리며 달아나더라. 나도 꼴에 남자라서 그런가? 그 다음 동생이 하는 말이 너무 놀랬다.  3년전 동대구역에서 노숙자가
여동생에게 섹스를 하자고 강제로 끌고 가려고 했을 때, 너무 놀래서 도망갔다고 한다.별 미친놈들 참 많다.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한 편으론 맘이 너무 아프다.
사회의 많은 약자들이 너무 위험지대에 노출되어 있구나...그리고 그걸 가하는 가해자들도 얼마나 상처가 많았으면 남을 짓밟을까...
 
내가 이 세상을 뒤집지는 못하겠지만,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 물론 내 속마음에 공권력이라는 단어가 아예 없는것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공권력을 내가 아닌 남과 사회를 위해 올바르게 사용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노력하고 싶다. 10년 동안 내 마음에 묻혀있던 찢어진
경찰의 꿈이 다시 재생되어 올라왔다. 불경기 속에 경찰공무원의 장점인 안정적인 직장과 급여? 무시할 수 없지만, 그런 외부적인 이유로 선택하는게 아닌
내 마음이 첨으로 엿보인다. 늘 외부적인 조건부터 따지고 직업에 대해서 고민했었는데.. (그에 합당한 실력은 쥐뿔도 없었는데 말이다^.^;;)
이젠 나와 사회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첫 번째다. 아, 군복무부터 마쳐야 하는구나ㅎㅎ 소중한 루시오의 꿈이 확고히 생겨났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형사 아저씨의 영정 앞에 이 루시오가 10년 전 아저씨와의 약속을 지켰노라고 고백할 날이 오면 좋겠다...아저씨 안녕.
 
ps: 무위 실험을 마치고 나선 어떤 인간관계에 의한 악한 상황들도 남의 상처가 있겠거니 하고 진심으로 먼저 남을 배려하려 노력했었는데...
오늘처럼 남을 가하는 가해자들을 보면 그 사람도 무슨 상처와 사연이 있겠거니 중얼 거리면서도 그런 사람들을 심하게 욕하는거 보니까
실험 약발이 많이 떨어지긴 떨어진 것 같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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