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이랑 권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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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다海 (118.♡.131.108) 댓글 2건 조회 5,345회 작성일 10-12-12 18:17본문
오전에 기말고사 3과목을
게눈 감추듯 해치워 버리고..
수업도 거의 듣지 않고 공부도 하지 않았기에
좋은 성적에 대한 미련이 없으므로
대충 해치웠다.
그래도 세월은 나를 4학년으로 만들어 준다.
시험치고 난뒤
심심했다.
딱히, 갈곳도 없고
놀 사람도 없고, 아들은 서울가고 남편은 출근 하고
나혼자 덩그마니 개들과 남아 있다.
머릿속에선 어서 일어나 청소 하고
깡통시장에 바지사러 가야지? 하고 말을 한다..
그러나 몸이 별로 내켜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낮잠을 잤다.
비몽사몽간에 전화로 다시 깨고,
또자고...
심심해서 뒤척거리며 온갖상상속에서
배시시 웃기도 하고,
그러자 점점 허리가 아파 왔다
오래 누워 있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래도 아무것도 하기 싫고 게으르고 싶은 나는
설겆이 청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세탁기에 빨래는 모든옷에 셔링이 잡혀 있을 것이다
남편은 퇴근하여 시댁에 갔다
나는 또 누워서 놀았다
심심을 지나 권태로움이 찾아 왔다
핸드폰으로 어디 연락 온대 없나 뒤적 거리고
권태로움과 심심함에 몸부림 치는 나를 바라 봤다
그리고 잠깐..졸았는데
꿈에서..죽은듯 늘어져 있던 제법 큰개가 보였다
툭! 건드리니 짜증난다는듯 아주 지겨운 몸짓을 하고 움직인다
살았네..
하며 돌아서는 그녀석이 바람처럼
현관을 지나..내방으로 기어들어간다.
꿈이 깨고,
머릴굴려 해석해 보아도..
내게 찾아 드는 두려움 인가 했다.
권태로움은 아주 권태롭다
권태를 누리다 누리다.....
배고픔에 져버렸다
드디어 나는 일어 났다
일어나기 시작하니 배가 고파서
정신이 없다. 라면을 끓지도 않는 물에 넣고 막 휘졌더니
이번엔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더니..
급기야..까스불을 올렸다 내렸다 한다.
순간....
바쁜건..내 마음이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모든건 때가 되야 익어서 먹을수 있는데
괜히 까스탓 냄비탓 면발탓을 했다.
큭큭큭....
그 생각에 접어드니
꿈속에 찾아 와서 슬그머니 내방에 들어 왔던
밍크입은 개는 게으름을 피우는 바로 나였다.
게으름과 권태로움에서
나를 깨운건...바로 배고픔 이다..ㅎㅎㅎ
이제 청소 하고
빨래널고 설겆이 할꺼다...기꺼이..^^*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211.♡.96.16) 작성일
게으름과 권태로움에서
나를 깨운건...바로 배고픔 이다..ㅎㅎㅎ
이제 청소 하고
빨래 널고 설겆이 할꺼다...기꺼이..^^*
.......멋진 우리 영해씨!
* * *
그저께는 중학교 1학년인 우리 수진이의 나흘간의 기말시험이 끝난 날이었습니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 끙끙거리며 밤새미도 하고,
넘 잠이 와서 조금 눈을 붙이고 공부한다며 누웠다가 아침이 될 때까지 자고선
왜 깨워주지 않았느냐며 짜증을 내며 투덜거리는 모습에서
어릴 적 저의 중학교 시절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이쁘고 귀엽기도 했습니다.
그리곤 시험이 끝난 그 다음날부터는 학교만 갔다 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빈둥거리며 지겨워하더니
어젯밤엔 문득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 얼마만에 맛보는 지겨움이냐!
ㅋㅋㅋ 얼마만에 맛보는 지겨움이냐....
그 말이 넘 신선하게 들려 우리 수진이랑 하아파이브를 했습니다.
* * *
게으름과 권태로움에서
나를 깨운건...바로 배고픔 이다..ㅎㅎㅎ
이제 청소 하고
빨래 널고 설겆이 할꺼다...기꺼이..^^*
ㅋㅋㅋ 멋진 우리 영해씨!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211.♡.61.73) 작성일
우와..역시 쌤의 따님은 의식레벨이 상당합니다..
쌤...감사해요
넘 기뻐요
나..복이 많아요..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