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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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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리야 (210.♡.228.233) 댓글 7건 조회 6,202회 작성일 11-01-0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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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울 엄마,작은 엄마,큰 엄마를 모시고 강화 숯불가마를 다녀왔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한 동네를 수십년 같이 사시면서 세 노인네는 친척이면서 친구처럼
한평생을 지내셨다..남들이 참 부러워하지요..
명절이나 집안 행사때 보는 요즘 사람 같이 않게..도시에 사시면서..
세 노인네 얘기를 듣고 있으면 울 집안의 역사가 고스란히 들어난다..
주로 누구를 씹는 얘기가 90%이상이고 100번 이상은 들은 얘기가 70%정도
그러나 되풀이 해서 또 하신다..
개인적인 상처..
이게 모여 집안의 상처..
사실 듣고 있는 것 자체가 고역일 때가 대부분이다..
내 맘의 저 무의식속에 있는 어릴적 기억들의 상처의 가라앉은 흙탕물이 휘저어 올라와
아주 괴롭다....
세 노인네 소리공부 시키면 아주 상처가 잘 익고 잘 발효되어서 서편제의 오정해보다
더 잘 할 것 같다..
친한 관계속에서 상처는 잘 자란다...
잘 모르는 관계나 어쩌다 한번씩 만나는 관계속에 상처는 잘 자라지 못한다..
상처를 give and take하는 것이 인생이다..
이 상처를 고상한 말로 번뇌라 하고 맘공부는 이 상처를 번뇌를 에너지로 승화시켜
존재의 심연으로 간다...
별 걱정없이 살다가 아버지 갑자기 돌아가시고 큰 아들 이혼에 그 자식들 키우니라
고생 고생하시고 나이 늦게 난 막내딸 시집보내니라 또 기둥뿌리 과감히
잘라낸 울 어머니...
나이 40넘은 두 자식이 아직 장가를 못가고(아니 한 놈은 이혼해서 빌빌싸지요)
그나마 둘째 아들이 한평생 다니며 먹여 살리고 있는 직장이 올해 위태 위태하시다고
평생 가난에 쪄들어 사시는 큰 어머니..
두 딸 시집보내고 연말에 작은 딸댁에 있다 집에 보일러 얼어 터져 와서 보니 집안이
한강이 되어서 집안 고치는데 수백만원 견적나왔다고 한 숨쉬시면서 요양원에 계시는
작은 아버지 수십년은 더 사실것 같아 걱정(?)하시는 작은 어머니..
다음 생에선 절대 조씨 성가진 사람은 안만난다고 한다...
작년 어느때부터 세 노인네 모시고 주말에 여기저기 효도관광시키면서 항상 맘은 괴롭다..
정말 괴롭다..
어느 인생치고 드라마틱하지 않은 사람 없겠지만 눈물나는 대하 소설 연작을 읽는 것 같다.
맘공부하기엔 아주 최고다..
내 맘의 억압되고 흐르지 못한 기억의 감정들을 볼 수 있다..
만나기 싫고 직면하기 어려운 감정들을..
이 상처들을 햇빛에 들어내야 한다...

댓글목록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68.♡.190.244) 작성일

오리야님 안녕하세요
세 노인분들을 모시고 주말에 여기저기 효도 관광 해드리며
맘이 괴로우신데도 불구하고 계속하시는 오리야님 공력 참 장하십니다
더군다나 노인분들의 대화가 100번 이상 들은 이야기가 70%이고 누군가를 씹는 이야기가 90%라니
오리야님, 그속에서도 맘공부하시기에 최고라고 하시니
정말 훌륭하심니다
오리야님의 기도를 하늘이 낱낱이 들어 주실꺼예요
그 모든 상처들이 치유되시기를 저도 기도합니다

지족님의 댓글

지족 아이피 (112.♡.206.210) 작성일

네버 엔딩 스토리...를

한분도 아니고, 세분씩이나 모시고.. 참 착한 분이시고, 대단한 인내심이신듯..

늙고,쇠약해지고, 이해력도 떨어지고, 몸은 아프고, 돈도 넉넉치 않고, 외롭고..
더러 노년에 대해 생각해보면
하늘의 별이나 세고, 그들과 얘기나 해야지 생각하게 됩니다.
심지어 늙어서 죽을 날이 가까워오면 홀로 산에 들어가 단식해서 죽음을 맞아야지 그런 생각도 해 본답니다.
병원에서 계속 살려둘까 무서워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는 다르게 오래 같이 지내면 엄청 답답해지거든요.
나도 노인들과 오래 같이 있는 게 힘든 데 내자식이라고 다를까 싶어서..

억울하고 분한 것이 많아서 욕도 많이 거칠게 하셨던 돌아가신 할매가 떠오릅니다.
히얀하게도 손자손녀만 보면 저절로 부드러워지셔서 저한테는 최고의 할매!

aura님의 댓글

aura 아이피 (221.♡.72.17) 작성일

쓰신 글 보니 이미 상당한 내공을 가지고 계시는 구만유~

자신의 상처를 제대로 보고 계시는 것 같아요.

햇볕에 내놓는건 지금도 가능하실듯~

근데 그걸 망설이게 되는 것 같아요~(^_^)

오리야님의 댓글

오리야 아이피 (210.♡.228.233) 작성일

망설이니깐 상처죠..아프니깐..ㅋㅋㅋ
기태 아찌 말로는 망설이면 망설이게 내버려두라고 하잖아요..

꽃씨님의 댓글

꽃씨 아이피 (110.♡.211.113) 작성일

네버엔딩 스토리...넘 웃겨요 ㅋㅋ

꽃씨님의 댓글

꽃씨 아이피 (110.♡.211.113) 작성일

전 맨날 시어머니 만나면...옆집 사람들 (어머니 동네 친구분들.) 안부를 물어요
그 집 자식들 얘기..병걸려 저세상간얘기..옆집 할머니랑 싸운얘기..
그 끝없는 얘기 자극시켜서 실컷 맞장구 치고 놀다가 오거든요
그럼..좀 후련하신가봐요

김미영님의 댓글

김미영 아이피 (59.♡.241.222) 작성일

다음 생에 김해 김가 절대 안만난다는 엄마말을 족히 수백번 듣고 자랐는데,,웃, 조씨도? 울 엄마한테 조씨도 추가하라고 말해야징,,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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