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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점(매순간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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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 (221.♡.67.24) 댓글 4건 조회 6,644회 작성일 15-01-0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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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샌 담배값 인상때문에 매우 민감한 시기라 가게에서 손님들이랑 실랑이가
 
벌어지고 목소리가 커지고 하면 참 마음이 힘들고 괴롭고 비참할때가 많았다.
 
사고력이 점점 퇴화되어가는 난 나도 모르게 이전보단 더 감정적으로 대하게 되었다.
 
한바탕 거친 싸움이 지나가도 하루정도 지나면 금세 까먹어버리고 다시 싸우고...
 
손님들이 와서 '이놈의 가게는....'
 
이전엔 손님들에게 늘 좋은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지만 이상하게 난 손님보단
 
나의 편을 들어주고 싶었다.본능적으로 직감적으로 나의 '평화로운 모습'에 대한
 
집착이 있구나 생각이 들었기 떄문이기도 했다.
 
하루 다반사로 수백명의 손님이 오고가며 화를 내고 그딴식으로 팔지말라고 했다.
 
난 말했다 ' 니나 잘하지 여기와서 지랄이고 미친...'
 
극도의 떨림과 분노와 비참함과 설명할수없는 괴로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상하게
 
난 그러고 있었다.
 
몇일간 반복되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더 이상 도망가지 말아야지...지옥같은 이 감정을 천국으로 평화로 바꾸지 말아야지'
 
그런 마음이 드니 매우 힘들고 싸우고 떨리고 답답하고 괴로워도 그래도 견딜만했다.
 
'그래 견딜만하네...최악의 상황이라 해봤자 죽기밖에 더하나? 싸우다가 경찰서에
 
끌려가던지....경찰서 가면되지...'
 
너무나 괴로웠던지 별 상상이 다 들었다.
 
이놈의 오는 손님들을 족족 다 패버린다느니 하며 난 버럭버럭 대들고 있었다.
 
그 후에 오는 견딜수없는 떨림과 공포 보복당할것같은 두려움 죄책감 별별 감정이
 
다있네 생각이 들었다.
 
마치 아버지에게 대드는 어린아이같았다. 나이 어린사람과는 거의 안싸우는데
 
아버지뻘 대는 아저씨들과 지긋한 노인들과 싸움이 많이 일어났다.
 
사실 그렇게 싸우고 나면 매우 무서웠다.
 
'아..정말 많이 떨고 있구나 '경험할수있었다.
 
그 후에 오는 비참한 심정 다리에 힘이 빠지고 떨리는 감정을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
 
'아...이젠 외면 안한다...이제 알겠다.....내가 왜 그렇게 화를 못내었는지..
 
왜 그렇게 평화를 목표로 두고 추구를 했는지..이제 알겠다...정만아...'
 
 
 
아마 이전 같으면 프로급 수행자가 싸움이나 한다고 날 쥐어밖았을것같았다.
 
과거엔 그렇게 싸우는 모습과 허둥지둥대는 모습이 나오면...
 
어떤 기준이 있어서 그 점 앞에 '사랑과 단정''마음의 평화'이란 무의식적 점을 하나 찍어서
 
그것과 비교하며 그렇게 판단하곤 했다.
 
 
그런 다른 기준점과 지금 모습을 비교하면서 늘 그랬다.
 
'뒤쳐졌어..''낮구나....'
 
근데 이상하게 그런 모습이 나와도 뒤쳤졌다,낮구나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렇게 한바탕 싸우고 나서 분에 못이겨 씩씩대다가 화가 저절로 누그러들면
 
가끔은 나도 모르게 내세울것없고 무기력한데도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목격할때가 종종 생겼다.
 
'내가 이리 따듯하게 대한적이 있던가?'하며 스스로 놀라워했다.
 
애를쓰지 않고도 쉽기 그렇게 되기에 신기해했다.
 
근데 감사하고 신기한것은 그러면서도..
 
그게 '높다,앞섰다'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늘 유지되지도 않고 졸리기도하고 힘들기도 했다.
 
 
정말 단순하게 난 그냥 늘 나의 모습으로 살았었다.
 
다른 판단기준과 다른 점을 그려서 그것과 늘 비교하고 판단하느라..
 
스스로를 '나쁘다,좋다  앞이다,뒤다  여기다 저기다 업됬다 다운됬다' 그랬다.
 
무기력하다고 그게 감정상의 다운이지만 그런 마음상태에선 다운이 아니게 보였다.
 
그냥 업도 아니고 다운도 아닌 '나'의 삶을 살아가는걸로 보였다.
 
 
그렇게 '나'가 있고 시간의 연속선상에서 하나의 점을 더 그려서 그 점에
 
그 목표가 '나다운 나''진정한 나'였고 그것과 늘 비교하느라..
 
나는 늘 나답게 진정한 나로 살고 있었는데도 아직 멀었다고 하며..
 
그 목표에 도달하려고 헐떡 헐떡 새로운 지식과 색다른 경험을 해야 한다고 믿고
 
달려갔다.아무리 달려도 달려도 그 목표는 신기루처럼 괴롭기만 할뿐이었다.
 
'나'와 그 '목표'사이를 심리적으로 이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노력하면..
 
도달할거라 믿는 내 믿음과 정반대로 그 기준점이 저절로 내려지니..
 
 
늘 못나보이고 부족해보이는 '나'는 부족하지도 못난것도 아니었다.
 
어떻게 규정할수가 없었다.
 
심리적 거리도 가야할 방향도 없으니 참 좋았다.깊은 안도감과 경이로운 마음이 들었다.
 
하루 왠종일 그런것은 아니지만...
 
퇴근후 빨래하고 청소하고 커피를 자주 마시면서 컵을 보면서...
 
'이야..이건 머라고 설명할수없는데 이게 이렇게 생겼구나!'하고 찬찬히 살펴보게 되었다.
 
감각이 죽어가고 내가 죽어가는 느낌과 절망감과 무기력에 망가져갔지만..
 
다른 한편으론 있는 그대로의 사물과 '나'의 아름다움에 눈떠가는게 경이롭고 감사했다.
 
 
'이 배꼽이 위인가?아래인가?'
 
경이로운 마음에 손을 들어 보았다.
 
그럼 배꼽은 아래라고 규정되네...
 
경이로운 마음에 손을 내려보았다.
 
그럼 배꼽은 위라고 규정되네...
 
'그럼 '나'는? 과거의 '나'인가? 현재의 '나'인가? 미래의 '나'인가?
 
 거짓된 나'인가? 참된 '나'인가? 차가운 '나'인가 뜨거운 '나'인가?
 
 가난한 '나'인가? 부자인 '나'인가? 게으른 '나'인가? 성실한 '나'인가?
 
 좋은 '나'인가? 나쁜 '나'인가? 건강한 '나'인가? 병든 '나'인가?'
'
위에 묘사 글에서 처럼 생각을 한것은 아니지만...
 
'호 그것 참 경이롭네..'하며 감탄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댓글목록

꽃으로님의 댓글

꽃으로 아이피 (121.♡.92.243) 작성일

ㅋㅋㅋ 재밌게 잘 읽었어요.
와우~ 배꼽을 비유로 하니 더 쏙쏙 들어 오네요.
과거의 나인가? 현재의 나인가? 미래의 나인가?.... ㅎㅎㅎ 참 재밌네요.

저도 생각대로 일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속상하고 절망하기도 하지만...
곧 또 다시...
아~ 내가 지금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구나. 로 여겨 진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정만♪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4) 작성일

고마워요~~꽃으로님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ㅋㅋ

이틀전에 물컵에 담긴 물을 보며 참 경이로워 했어요...
제 마음도 그렇게 질적 변화를 일으킨건지...

'정만이 바보..아이고..'하며 힘들어하지만...
물에 아무리 손가락으로 글씨를 써도 잠시 흔적이 생겼다가 사라지지만..
물은 늘 다시 물처럼 흔적이 없더라구요..

과거라고 그림그리던 미래라 그리던 현재라 그리던...
정말 경이로워요...
제 감각이 죽어가고 절망적인 감정에 힘겨워했는데..
조금씩 살아나는 기분에 설명할수없는 경이로움에 놀라곤 해요..

틈만 나면 졸리곤 했는데...
요샌 잠이 안오고 @@ 눈으로 천장만 쳐다보고 있어요..
'잠이 안오네?@@'하며...잠도 안오니 먹을거 없나?두리번 거리고 ㅋㅋㅋ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10.♡.226.237) 작성일

' 니나 잘하지 여기와서 지랄이고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정말 많이 떨고 있구나 '경험할수있었다. 공감 만퍼센트^^

'이야..이건 머라고 설명할수없는데 이게 이렇게 생겼구나!' 길거리에 지나가며 보는 나뭇가지를
보며 저도 감탄마이했어용^^ㅋㅋ

새해복마니받어 횽~~~^^

서정만♪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4) 작성일

고맙다 루시오~추운데 고생많겠다~~

늘 혼란스러워하는 내 모습이 삶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해줄지
그땐 정말 몰랐다.그때 생각하니 눈물이 울컥나네 ㅠㅠ

정말 인생은 알수없는것같다~

복많이 받을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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