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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노동 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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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로라 (1.♡.246.118) 댓글 0건 조회 6,449회 작성일 16-04-0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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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재수학원, 대학, 군대, 주민센터로 이어지는 사회관계 어려움과 시험실패는
저를 사회로 나아가는 걸 망설이고 두렵게 만들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지던 차에
생각이 난 것은 도배였습니다.
 
사람들이 '왠 도배야?'라고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많은 사람과 어울리기보다 죽이 잘 맞는 사람과 잘 지냈기에,
또 내면에서 소용돌이 치는 마음들에 쉽고 좋은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학원에 열심히 개근으로 출석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2~3개월여의 과정을 마친 것이 뿌듯하기도 하였지만,
일에 대한 생각이나 감각은 둔했던 것 같습니다.
 
 
막상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니 노가다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거칠어서 이곳저곳에서의 고함..
50, 60평 되는 아파트의 풀먹인 벽지가 무겁고 작업대와 물통 공구들을 들고 위층 아래층
이곳저곳 정신없습니다.
 
 
하루 이틀만 해도 손이 다 부르트고 허리, 목, 무릎, 어깨가 아파 파스를 붙이고 삽니다.
많은 땀과 먹고 또 먹어도 단것이 먹고 싶고, 한끼 3인분 정도의 식욕...
배우고 따라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차분히 우리집 도배를 혼자 해보니 그제서야 감각이 생깁니다.
 
 
시간이 촉박하여 그다지 잠도 안자고 밥도 안먹고 포카리스웨트 4개먹고 3일 연속 72시간 도배도 하였습니다.
몸이 약해서 결국 이곳저곳 탈나고 미세먼지도 많이 먹고 과로로 면역력 저하에 대상포진에 걸려서
고생하고 최저시급도 못미치게 받고 6개월만에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삭막한 콘크리트 구조만 덜렁 있는 곳에서 만들고 부쉬고, 만들고 부쉬고!
못할게 없었고 체력 한계에 도전했던 시간.
 
 
해가 뜨면 일하고 지면 잠자고....
흐름의 평범함을 알게 해주었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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