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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둥이 마하보살

작성일 07-07-19 14:43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자몽 (210.♡.107.100) 조회 4,778회 댓글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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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린 깜둥이 마하보살...(그린 마일)

2미터가 넘는 키에 140kg 거구의 몸집 깜둥이가 콜드 마운틴 교도소로 잡혀온다.
죄명 : 쌍둥이 여자 아이를 둘이나 강간하고 살해한 흉악범.

그러나 간수장 폴에게 거대 짐승처럼 보이는 깜둥이가 아기 같이 순수한
눈망울에 겁을 잔뜩 집어먹고 어리숙한 바보처럼 행동한다.
존 커피라는 이 깜둥이에게는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신비한 초자연적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다 이 깜둥이가 순진무구 그 자체라는 것이 믿어 지지 않는다.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깜둥이는 마하보살의 힘을 가지고 있다.
자연의 힘(the force of nature)를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은 에고가 없는
오로지 자비의 마음 뿐.
인간이란 모두 그린 마일은 걸어 다니고 있다.
여기서 그린 마일은 사형수가 전기의자로 걸어가는 통로가 녹색이였다는
뜻에서 사형집행소의 은어이다.
깜둥이 마하보살은 십자가가 아닌 전기의자에 앉는다. 그는 울먹이며
이 방에는 나를 증오하는 사람 뿐이네요. 그게 느껴져요.
전기의자에 앉는 사형수들은 누구나 최후 진술의 기회에 이렇게 말했다.
I am sorry for what I did :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 용서를 바랍니다
그 대신 깜둥이 마하보살은 Iam sorry for what I am 이라 말한다.
그 순간 나는 펑펑 울고 말았다.
나는 동사 'Be'를 볼 때마다 이것을 어떻게 한글로 옮겨야 할 지
난감하기 짝이 없었는데, 깜둥이 마하 보살이 한 말은 더욱이나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지 몰라 충격스럽기까지 했다.
아! 'Be'라는 동사는 언제나 인간 존재의 불가해한 신비를 수수께끼처럼
남겨주면서 그것을 言說 할 수 없는 막다른 지경으로 나를 내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하여 의식을 하지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가를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나 神性은 우리가 무엇을 하였는지(what we do)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무엇인지, 어떠한 사람인지(what we are)를
알고 싶어 한다.
우리를 성스럽게 하는 것은 우리의 행위에 있지 않고, 그 행위를 성스럽게
하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
그런데 이 깜둥이는 생명을 사랑하고, 자비로우며, 바보같은 삶을
살았는데 거짓된 인간들이 사과를 강요하기에, 그는 그 자신이 존재하였음에
대한 미안함을 울면서 밖에 말할 수 없었다.
그는 뼈와 살이 엉겨붙어 타는 극심한 고통 끝에 세상을 떠난다.
깜둥이 마하 보살이여~~~ 천국에 있을지어다.

댓글목록

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아이피 (125.♡.4.146)
작성일

우리를 성스럽게 하는 것은 우리의 행위에 있지 않고, 그 행위를 성스럽게
  하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
=============================================
음미해 볼 만한 글귀이네요.

신비능력이나 기이한 현상을 주제로  소설을 써온 스티븐 킹은 팬들이 많지요.
영화에서 사형수로 분한 마이클 클락 던컨이라는 배우 인상깊었죠?
이 배우는 나중에 매튜페리(프렌드에출연하여 유명해짐)와 블루스 윌리스가 주연한
<나인야드>란 마피아 코미디영화에서 마피아로 다시 나타나는데
큰 덩치에 악역을 맡아도 악당같지 않은 듬직한 믿음을 풍기는 연기파 배우이지요...

둥글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둥글이 아이피 (222.♡.240.38)
작성일

참 감칠맛 나는 글입니다. ㅎㅎ

길님이 거론하신 '성찰적인 표현'도 눈에 띕니다.

[ 우리를 성스럽게 하는 것은 우리의 행위에 있지 않고,
  그 행위를 성스럽게 하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 ]

이것은 '행위가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라, '진심된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겠죠.
또한 의도하지 않은 '악행'을 한 이가 스스로에 대한 존중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해내는 말인 동시에,
의도한 '악행'을 해왔으나 지금 이순간 부터 참회하고 변하려는 이에게 희망을 주는 이야기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 표현에는 행위의 결과가 아닌 의도에 두려는...
그리고 그 사람의 '성과물'에 의한 평가가 아닌, 그 '인간자체'를 존중하려는
목적론적인 인간이해의 따스한 관심이 엿보입니다.

송재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송재광 아이피 (211.♡.252.180)
작성일

자몽님 안녕하세요.
둥글이님 무탈하시지요.
옴마니반메훔.

자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송재광님 안녕하세요.
 둥글이님도 별고 없어시지요.
 대방광불화엄.

송재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송재광 아이피 (211.♡.252.130)
작성일

저도 예전에 그 영화보고 그 구절에서 감동했었습니다.
울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내한테도 얘기하고 그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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