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 인연이 있었어냐 했는데......
작성일 07-07-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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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몽 (210.♡.107.100) 조회 4,523회 댓글 5건본문
지난 달 나에게 어떤 분이 찾아오셨다.
예고 없는 방문에다 면식없는 분이셨다.
머리가 희끈희끈한 할아버지는 연세가 대략 칠순 정도로 보였다.
당신이 늙어 죽기 전, 자신이 깨우친 진리를 후세에 남기고 싶다고 오셨다.
손수 지은 원고를 가져 오셨다. 그 분 말씀은 내가 영어 번역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신발 장사로 어렵게 모은 돈을 넉넉치는 않지만 주시겠다고
내 손을 힘주어 잡으셨다. 온기라기 보다는 식어가는 냉기가 저 멀리서
전달되는 듯 했다.
매몰차게 내칠 수는 없었다. 곱게 갈아 입으신 한복에 흰머리결이 고즈넉해
보였다.
하늘 길, 땅의 섭리, 인간의 행복도 스쳐간다.
정. 신. 체 삼원리의 지순한 원리도 떠오르고
인간이 밝고 따뜻한 신명을 받아들여 온누리에 퍼져나가는 희망도 담겨있다.
하지만 언어란게 워낙 자신을 길러낸 시대를 따르다보니 한글이 고풍스럽고
문어체도 구어체도 아니다. 곳곳에 문맥이 맞지 않아 빼곡히 적은 말의 의미가
제대로 뜻을 전달하지 못해 삐걱거리기 일수였다.
관심을 갖지 않으려는 그렇고 그런 내용이었다.
내가 물었다.
유불선도 공부하고 스스로 깊은 정진 속에 어느날 정말 놀라운 진리를 갑자기
깨우치셨다고 하신다. 인터넷도 열심히 하시어 명상계의 소식도 잘알고 계셨다.
깨우친 도리를 네. 네. 하며 들었다.
시절 인연이 지금까지 자신과 잘 닿지 않았다.고 자조하면서
타인을 구원하겠다는 것도
진리를 나누겠다는 것도
사람들에게 일러 주겠다는 것도
그냥 다 놓으시고 그저 편안히 사셨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노트를 침침한 눈으로 밤새 등불을 켜고 써시는 순간에는
스스로 얼마나 흐뭇하고 기뻤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댓글목록
이디아님의 댓글
이디아 아이피 (121.♡.244.211)작성일
저도 그런 생각이드네요, 대오,깨달음 진리를 탐구하다가 어느날,,,이란 분명
무얼 기대하고,,아니, 바로 그것을 갈망기대했기에 오는 무엇,,경계가 아닐까?
난, 대오가 없어 늘 밋밋하고 매순간 닿아오는 생생하고 분명한
고통 ,싫증, 아픔, 갈등,기쁨, 보람 연민, 기타 등등
만 줄줄이 사탕만 엮어지는 자루부대가 한포대기 두포대기 나이따라 쌓여갈뿐,,,
저디아님의 댓글
저디아 아이피 (61.♡.142.171)작성일
할 일 디게 없는 한 쌍이로고 !
헛소리에 헛소리로 맞짱 뜨냐 ?
꿈깨고 얼음 찜질이나 하거라, 두 인생아 !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작성일
오케이 목장의 결투 처럼 맞짱 뜨던 시절도 있었고
물론 객기가 좀 따라 주어야 하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기력이 딸려
그 짓도 이제 못하겠더군요.
길손님의 댓글
길손 아이피 (58.♡.32.13)작성일
자몽님 답글이 배곱잡고 한바탕 웃게 했읍니다. 이날밤에 잠도 안자고 내참,
맞읍니다.맞아요,우리는 언제나 스스로 창조한 속에 있읍니다 무엇이 있다 한들 아는 내가 없다면 없지요.
이디아님의 댓글
이디아 아이피 (121.♡.244.211)작성일
잡았다! 음,, 여태것 할일 되게 없는 저디아 요( )? 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