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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과 바퀴벌레

작성일 13-10-0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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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언덕 (123.♡.85.85) 조회 5,69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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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과 바퀴벌레
 
공룡은 지구상에서 갑자기 멸종했다.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비교적 통용되는 것이 행성과 지구의 충돌로 암흑 상태로 바뀌고 생물이 자라지 못해 먹을 것이 줄어들어 공룡이 멸종했다는 설이다. 오늘 아침 신문에 삼성, 현대차도 위기라는 기사를 보면서 문득 공룡의 멸종이 떠올랐다. 어제는 동부, 한진, 한라, 아시아나, 두산 등 굴지의 재벌들이 부채가 위험 수준을 도달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 전날에는 우리가 즐겨먹던 별 사탕 상표의 동양그룹이 법정관리신청에 들어갔다.
 
국내 3,40대 그룹 중의 약 1/4이 현재 고전하고 있고 그 가운데는 심각한 수준에 있다는 말이다. 아무래도 이번의 위기는 심상치가 않아 보인다. 환경이 변하기 전에는 그 환경에서 힘이 센 자가 강자가 되지만, 환경이 변하면 오히려 그 강함이 역설적으로 가장 취약한 요소가 된다. 가령 먹을 것이 풍부했을 때는 공룡이 강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먹을 것이 없어진 상황에서는 그 덩치가 오히려 자신의 생명 줄을 조이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재벌들의 모습이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한편 올해 대졸자들이 이들 기업에 취업을 하기 위하여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은 재벌들의 고전 못지않게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마치 침몰하는 타이타닉 호의 난간을 부여잡고 살려고 바동거리는 모습이다. 과연 그들이 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재벌그룹이나 졸업자들의 처지가 답답하긴 매 한가지다. 졸업자들이 침몰하더라도 큰 배를 타고 있는 것이 좀 더 살아남을 시간이 길 것이라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어느 길이라도 결과는 같다.
 
그러나 공룡이 멸종하고 85%의 생물이 사라질 때도 살아남은 생물들은 있다. 가령 바퀴벌레와 같은 것은 살아남았다. 지금 이 어려운 처지에서 살아남을 길은 그 바퀴벌레에서 배울 일이다. 먼저 덩치를 작게 해야 한다. 그리고 껍질을 단단하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습하고 어둡고 더러운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앞으로 속(내용)은 없으면서 덩치만 키우면 멸종한다. 껍질(적응력)은 약하면서 덩치만 키우면 멸종한다. 어쩌면 이 이후 우리에게 다가올 시련은 상상 이상으로 혹독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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