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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힘드시죠

작성일 07-09-0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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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몽 (210.♡.107.100) 조회 4,242회 댓글 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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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여인이 나를 찾아 왔다.
그 여인이 찻잔을 한참 만지작 거리며 머묵거리다 자기 살아온 실타래를
더듬더듬 풀어놓기 시작했다.
실이 엉킨 곳을 한 시간 삼십분 남짓 들려주었다.
그 날은 이상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만 듣는 수 밖에 없었다.
언뜩 내 머리 속을 스쳐가는 다양한 심리분석의 이론과 테크닉
옛적부터 내려오는 온갖 지혜의 말씀
미래를 희망적으로 설계하는 긍정적 기법 들...........
이런 모든 게, 이 여인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없는 무용지물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인간 존재에 얽힌 허다한 질문이나 답변이 통하지 않는 상황.
때로는 터무니 없는 삶 속에 갇힌 작은 인간의 애처러운 몸부림 앞에서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 여인의 이야기가 끝난 후, 담담히 내가 드린 말은 고작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말 뿐이였다.
안구에 습기를 가득 머문 여인은 그냥 입만 웃는 채.
아닙니다. 온 몸과 마음으로 들어 주신 것만 해도 힘이 납니다.
사실 내 이야기를 이렇게 묵묵히 들어주신 분도 선생님이 처음입니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걸어 나가셨다.
도움을 청하러 온 손길에 아무런 것도 손에 쥐어주지 못한 자책감이
나를 괴롭혔다.
혼자 남아 왜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을까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우리 삶이란 때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는 경우도
있지 않는가! 답 없는 답.
창 밖에 가을 장마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은근히 한기가 느껴진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여. 그 여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잠시 기도를 드렸다.

댓글목록

따슨밥님의 댓글

profile_image 따슨밥 아이피 (210.♡.154.242)
작성일

최고의 치유는 듣기 경청이라고도 하더이다.
하고싶은 말 다하여  더이상 말이 떨어지지 않을때
스스로 해결의 실마리를 얻게되거나
그때서야 겨우 경청자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된다더군요.
사실 자몽님이나 뜨신밥의 이곳에서의 떠들기는
자신의 말이 여전히 남아서 웅얼거리고 있는분들에겐
소음과 같을겁니다.
그래도 꿋꾿한 자몽님에게 화이링^^

식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식객 아이피 (121.♡.37.54)
작성일

문득, 어느 친구의 말이 떠오릅니다.

그에게는 존경해 마지 않는 스승이 있었는데,

스승님!! 이 법을 어떻게 전할까요?

전하려고 하지 말라!! 그가 이야기할 때, 마음을 다해 들어주고,

그가 힘들어할 때, 옆에 있어주고, 말이 필요한 상황이면,

힘드시지요? 힘겨워하는 자신을 보듬어 주세요

식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식객 아이피 (121.♡.37.54)
작성일

뜨신밥님!! 지금 어디서 무슨 운동경기라도 합니까?
뭔지 모르지만 저도 거들게요!! 하이팅!!......

도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도인 아이피 (61.♡.248.247)
작성일

염화미소라 !! ??

자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그 여인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그녀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힌트를 모두 제거 시켯지만

때로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어떤 문제가 있지요.

식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식객 아이피 (121.♡.37.54)
작성일

자몽님!!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문제라면,
인간에게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겠지요?

인간의 범주를 넘어서벼렸으니까
말입니다.

자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식객님.

 그 여인에게는 그런 형이상학적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란, 자신에게 또 사회적으로 또 영성......등
 다양하지만.

 그런 차원을 넘어선 문제를 가지고 계신 분이였습니다.
 
 그 여인의 고통, 그 지아비의 고통은
 자연이 내린 형극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자연의 일부로 태어난 인간이 어쩔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터키에 샴쌍뚱이로 태어나 몸이 붙은 여인 둘이 있었습니다.
 그 들은 죽어도 좋으니 떨어지기를 소망하였고 수술대에
 누운 적이 있었습니다. 결국 그 둘은 죽어서 따로 되었습니다.

 우리가 붙어 살아라, 따로 떨어져 살아라 그 들에게 말할 수 없는 것 입니다.

 그 여인도 자신이 아닌 사랑하는 분의 합체와 분리 문제를 앓고 있었습니다.

 이까지만 하겠습니다. 다만 그 여인의 문제를 존중해 줍시다. 같은 인간으로.

식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식객 아이피 (121.♡.37.54)
작성일

제가 글로나마 일면식이 없는 어느 분에게 결례를 할 뻔 했군요!!
저는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그기까지만 듣고도 참으로 마음이 저려오는 안타까움이 일어납니다.

저는 다만, 진리의 보편성은 부분에서나 전체에서나 그 양의 차이일 뿐,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보았을 뿐입니다. 인간의 문제가 바로 신의 문
제이고, 바람과 구름 등 기상의 문제가 바로 사람의 문제라는......

결코 그 누구를 존중하지 않고 가볍게 여기려고 한 말은 아닙니다.
마음상하셨다면, 죄송하고요!! 님이 하시는 일이 어떤 일인지
조금은 알듯도 하군요!! 좋은 하루 보네세요!!

자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아고~~~ 부담갖지 마세요.
 
 사람은 상황을 모를 때 서로 이해가 부족한게 나타납니다.

 저는 마음 상하게 하나도 없고, 오히려 식객님 말씀 보니 괜한 말 한 것 같아
 미안해져 버립니다.

 마음에 담아두지 마시고 그냥 즐겁게 사세요.  저 보다 더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오랜만에 햇볕이 드네요.

식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식객 아이피 (121.♡.37.54)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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