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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너지.

작성일 14-11-1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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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210.♡.226.237) 조회 6,320회 댓글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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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의 사랑스런 횽님인 정만이 횽과 오랜만에 카톡을 하며, 정만이형에게 감기에 대해서 말을 한 적이 있다.
난 어려서부터 몸이 참으로 허약했다. 감기도 자주 걸렸었고, 전염도 쉽게 당해서 감기로 인해 몸이 아프면
병신같이 허약체질인 내 몸과 감기 자체를 저주하곤 했다. 감기가 너무 싫었다.
 
작년에 논산훈련소에 들어갔는데, 내무실 동기 한 놈이 감기에 걸려버리더니 나 역시 옮아버렸다.
'하놔..동기새끼 개새끼..거지같은 감기'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오며, 골골댓었다.
바람이 불면, 온 몸이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과 어지롭고, 몸에 기가 다 빠져나가는 듯한 상황에서
사격훈련을 할 땐 정말이지 살아있는 시체 같았다. 아파서 훈련을 열외하면 연고지인 대구에 올 수 없기에
감기약을 하루 3번씩 꾸준히 복용하며 버텨냈다. 그리고 그 뒤론 1년이란 시간이 흘러
얼마전에 또 감기에 걸려버렸었고, 논산에서의 감기로 인한 통증이 똑같이 아프기 시작했다.
 
이번엔 감기 걸린 선임과 같이 야식으로 오뎅국을 입대고 마시고, 전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옛날엔 날 감기걸리게 한 인간들을 저주했었다. "등신같은 동생이 날 힘들게...거지같은 동기 새끼..."
그 인간들 때문에 내가 감기라는 저주받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믿었었다. 근데 이번엔
이상했다. 몸은 아픈데 마음을 달리 먹었었기 때문이다.
 
'그래, 아프리라. 아프자..' 이 마음을 먹는 순간 정말로...진심으로 아프지 않았다.
분명 몸에 열은 나는데, 아프지가 않았다. 물론 그 순간 칼바람이 불면, 몸은 잠시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은 느꼈지만 아프지 않았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이해가 되었다.
 
'감기란 녀석도 사랑덩어리 에너지였구나. 매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면서 약해진 내 몸의
면역력을 키워주기 위한 고마운 존재였구나...미안했다. 그 동안 널 오해해서...그리고 나에게 감기
에너지를 제공해준 많은 사람들께도 미안하네..'
 
그리고 이번엔 태어나서 25년만에 처음으로 감기앓이를 하지 않고, 감기 에너지는 지나가주었다.
아프지 않게 지나가 주셨다^^ 그리고 내 면역력은 업그레이드 되었노라.
그리고 어제 정만이 형한테 카톡으로 '횽, 감기가 고마운 녀석임을 25년만에 알았어요' 라고...
 
이젠 다른 분들에게 감기 조심하세요~가 아니라 감기 잘 맞이하세요~라고 말해주고 싶다...
근데 그런 말 했다간 역으로 혼날까 아직 말은 못해봤다. 오늘 게시판에서 처음 적어본다..^^;
 
감기 잘 맞이하세요~^^^^^

댓글목록

서정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정만♪ 아이피 (221.♡.67.24)
작성일

내 이야기가 또 나오니...이놈의 인기는 ㅋㅋㅋ
참새가 방아갓을 그냥 지나치려다가 내 이야기가 좀 나와서 잠시 들림 @@;;

사실 내글에 댓글달렸나?보러왔는데 루시오 글이 있어서 반가워서...ㅋㅋ
댓글 달렸나?확인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어릴적 엄마가 맛있는거 사온다고 해서 엄마 안오나?하고 밖을 서성이던
그 모습과 자꾸 겹쳐져서 찡할때가 많다..

루시오글 봐도 나랑 비슷한면도 많아서 공감이 많이 된다..
글도 잘쓰고 ㅋㅋㅋ 나랑 똑같아 ㅋㅋ

추운데 감기 조심하고 사랑을 표현해주어서 정말 고맙다..루시오..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루시오 아이피 (210.♡.226.237)
작성일

좋겄수~ 인기 많으셔서 ㅎㅎㅎ

어릴적 어머니가 먹을거 사오시나? 하고 서성이던 모습이라고 하시니까...저도
공감되는데, 대원들이 너나 할 거 없이 내무실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거든요. 전
어려서 게임을 하면, 질 때의 두려움...잘 못한다고 소외되는 그 기분을 몸이 기억하는지
지금 대원들이 같이 게임하자는 말에 게임을 못하는 제 모습에 찡하거든요...

그래서 최근에 '그래, 게임에서 패배하고 쓴 맛 좀 보자~'하고 마음 먹었는데,
역시 게임상에서라도 누굴 죽이려고 전략세우는건 제 취미가 아니더라구요.ㅋㅋ
근데 fps 총게임은 기가 막히게 좋아하고 잘 합니다. ^^; 저란 놈이 참 웃긴 놈이죠??

횽 닮아서 글 잘 쓰나보요^^: 자뻑 쏘리구요...

형, 좋은 뜻으로 말씀드립니다. 감기 잘 맞이하세요~
전 얼마전에 감기 앓이해서리...ㅋㅋ
저도 감사함당. 알라뷰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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