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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선생님

작성일 24-06-0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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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식이할매 (14.♡.227.32) 조회 22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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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방에만 지내던 내가 정말 큰 용기를 내어 김기태 선생님을 찾아갔을 때 세상이 나에게도 친절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선생님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나를 반겨주셨고 첫 만남부터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을 물어볼 심정으로 엄청나게 질문했었다. 선생님은 고개를 살짝 숙이시고 그저 묵묵히 들어주셨고 질문이 끝나면 본인의 경험을 동화처럼 들려주셨다.

 그때의 인연으로 대략 2년이란 시간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찾아가 강의를 들었다. 그렇게 점차 시간이 지나 질문은 조금씩 사라졌고 나도 먼가 알았다 생각들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사람 마음이란 게 간사해서 질문 대신 앎이 자리 잡자 교만해져갔다. 처음 선생님을 찾았을 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마음속에 '질문'은 사라지고 그저 끝없는 '앎' 뿐이었다.

 모임에 참석하면 선생님이 내 이름 한번 불러주셨으면 좋겠고 다른 참가자가 선생님께 질문을 하면 내가 대답해 주고 싶다는 욕구가 너무 심하게 밀려왔다. 그로 인해 생겨나는 심적 고통은 모임에 참석하면 할수록 더 심해졌고 이런 고민은 사실 누구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내가 더 이상 모임에 참석하는 건 오히려 피해를 주는 거란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선생님을 찾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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