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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서울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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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ㄴ ㅏ무 댓글 0건 조회 3,780회 작성일 23-11-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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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서울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주말에 시간을 뺄 수 없는 직업을 가지고 있음에도 한번은 가고 싶었습니다.
12시까지도 출근을 해야하나 모임을 가야하나 하다가 결국 1시간 지각했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제 인생에 대해 한번도 해 보지 않았던 잘난척을 좀 할려고 합니다.
아이큐 검사를 믿지는 않으나 중학교때 아이큐 검사에서 150이 나왔으니 머리도 좋고
예쁘지는 않아도 키도 크고 날씬합니다.
집안도 크게 부유하지는 않았으나 전혀 불편함 없이 자랐습니다.
제 기억에 아버지는 그시절에 아버지들이 다 그러하셨지만 자상하지는 않으셔도 너무나 가정적인 분이셨고 어머니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주부셨습니다.
퇴근하시면 된장찌개에 4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었고
아버지가 가끔 사오시는 전기구이 통닭이 맛있었고
주말에는 항상 일식집이나 경양식집에서 외식을 했습니다.
술취해서 들어오시면 주머니에 있는 잔돈을 다 털어주시는 것도 좋았습니다.
방학이 되면 항상 이모네 삼촌네 해서 사촌동생들이랑 여행도 다녔습니다.
쓰다보니 저희 꽤 유복했나 봅니다

학교에서 교우 관계도 좋았고
엄마말로는 매일 친구들을 끌고 다녔다고 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저한테는 부족한게 없었어요.
태어났을때부터 유순했다고 하고 이쁜딸이였고 선생님들에게 이쁨받는 학생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저는 지극히 평범한 인생이었습니다.
그냥 저는 나름 이 정도면 잘났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고상한 취미로 영성공부도 하고 고상하게 도도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릴때부터.. 거진 초등학교 2학년에 시작된 감정인데 (이건 제가 기억하는 처음이라서요)
아무리 생각해도 부족한게 없는데 왜 이렇게 나는 항상 겉돌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무언가가 어색하고 불편했습니다.
땅에 발을 붙여보지 못한 느낌이랄까요?
어릴때는 수시로 체해서 거진 매일 병원에 다녔습니다.
저는 지금도 남편말고 다른 사람과는 밥을 잘 못먹습니다.
남편이 좋았던 이유도 그거 하나였습니다.
혼밥이 아닌 같이 밥을 먹는게 편한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별나서..제가 예민해서...결벽증이라서...강박증이라서....
배가 불러서.. 결국은 내 문제라고 생각하며 살았었습니다.

그러다가 4개월전부터 친정엄마랑 같이 살게 됐습니다
갑자기 그렇게 엄마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주간 보호센터를 보내고 하면서
매일 매일을 지옥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24살에 독립을 했고
남편 아닌 누군가랑 사는 것도 30년만에 처음인데
가장 힘든거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마주해야 한다는 겁니다.
15년을 나름 영판이라는 곳을 다니면서 했던 고상한 공부가 현실에서 무참히 깨어집니다.
아픈 엄마의 무심한 한마디 한마디가 어린시절 행복한 가정이라 생각했던 기억을 자꾸 무너뜨립니다.
묻혀있었던 기억이 알츠하이머인 지금 엄마가 하는 말과 와꾸(?)가 맞아집니다.
항상 이성적이라 생각했던 내 자신이 미쳐갑니다.
죽을 지경입니다.
외면한 50년을 지금 고스란히 한번에 맞는 기분입니다.


지금까지는 제 한탄이었고요...

감사했습니다.
그런 자리 너무 오래간만에 가봐서요
여러 회원님들과의 대화도 즐거웠고요
그냥 한바탕 울고 떼쓰고 갈래니 잔소리 하지 마시라는 제 말에 ‘제일 좋다’ 해주신 선생님...
그러고도 선생님이 주신 질문에 이 열심히 사는 제 인생은 어쩔수 없이 또 열심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 하시는데 저는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네요
방향을 틀어보라는 말씀....제 인생은 참 치열하게 사는 인생인가 봅니다.^^
직원들에 대한 마음도 재정립 될 걸 같습니다.
제가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그 두려움에 갇혀 그 두려움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는 제 자신이 보였습니다.
제가 많이 지쳤나 봅니다.
그냥 수고했다 칭찬만 해주세요...나머지는 천천히 할께요
10년만에 뵈어도 선생님은 여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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