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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으로부터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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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4,237회 작성일 21-11-1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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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은 일상생활 속에서 무수히 많이 일어나는 생각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라고 물으셨지만, 생각은 어떤 방법으로도 대처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처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생각은 결코 생각으로 끊어버리거나 컨트롤할 수가 없답니다. 님이 이미 충분히 경험하고 있듯이 말입니다.

 

   생각은 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절로 일어났다가 저절로 사라질 뿐입니다. 그런데도 가 생각을 한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나의생각이라고 오해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가 나서서 생각을 통제하고 조절함으로써 마음을 편안하게 하려고 애를 쓰지요. 하지만 바로 그 착각과 오해 때문에 마음의 고통과 괴로움이 생기는 것입니다.

 

  ‘가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는커녕 오히려 거꾸로, 생각이 를 만듭니다. 생각이 없으면 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듯 생각과 기억이 만들어낸 하나의 이미지요 개념에 불과한 가 생각을 조절하고 통제하려고 하는 것은 마치 그림자가 자신을 있게 한 실체를 어떻게든 조절하고 통제하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려고하면 안 됩니다. 저절로 일어났다가 저절로 사라지는 생각에 대하여 진실로 아무것도 하지 말아 보세요.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본래 그런 것이니,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기만 하면 됩니다. '모른다!'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라는 식으로 생각에 손을 댄다든가, 의도를 가지고 개입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그냥 흘려보내려고 하는 등의 모든 애씀들을 멈춰보라는 말이지요.

 

   그리하여 진실로 생각에 대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면시간은 조금 걸릴는지 모르지만,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그 무위(無爲)로 인하여 조금씩 조금씩 생각의 패턴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나아가 생각의 일어남과 사라짐도 조금씩 자각할 수 있게 되고, 동시에 생각이라는 것의 허구성도 점점 또렷이 볼 수 있게 되며, 마침내 생각 이전(以前) 혹은 생각 아닌 것이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그렇듯 생각에 대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뜻밖에도 생각으로부터의 자유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삶의 자유요, 존재의 해방입니다.

 

   마찬가지로, 우울 불안 무기력 등과 같은 감정들이 일어날 때에도 최대한 생각을 배제하고 그 감정들의 느낌에만 집중하려고 하는등의 모든 의도와 애씀을 멈추고, 그냥 그것들에 대하여 아무것도 하지 말아 보세요. 우울할 땐 그 우울한 마음을 달래거나 달아나려는 어떤 몸짓도 정지하고 인생에 단 한 순간만이라도 제대로 한번 우울해 보고, 불안할 땐 그것을 벗어나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잠시만이라도 그 속에 가만히 있어 보며, 무기력 또한 온전히 받아들여 그것과 하나가 되어 보세요


   그러면 바로 그 순간 님이 그토록 힘들어하는 우울 불안 무기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평화로 고요해진 자신을 발견하고는 문득 놀라게 될 것입니다. 님은 그런 것들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감정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아뇨, 그것들은 부정적이기는커녕 그 하나하나가 지금 이 순간에 펼쳐진 '무한한 생명'의 현현(顯現)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온전히 껴안는 것, 그것이 바로 님이 궁금해 하시는 삶 자체를 껴안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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