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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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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5,493회 작성일 21-03-0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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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습니다.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먼저 깊고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님에게 전합니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듯 님도 진정으로 스스로를 도우려는 마음을 한번 내어보세요.

   자기 자신을 돕고 또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자기 자신밖에 없으니까요.


   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늘 우울하고 죽고 싶고 무기력해요."

   "매분 매초가 너무 고통스러워요."

   "제가 너무 혐오스러워요."

   "모든 게 너무나 무겁고 힘듭니다."


   그러면서 또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멍하니 앉아 있을 때면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이 자꾸만 나와요."

   "얼마 전부터는 엄마 무서워요 살려주세요 라는 말이 자꾸만 나오고 눈물이 납니다."

   "한번만이라도 가볍게 살고 싶어요."


   예, 님은 편안하고 안락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고 울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 수 있으며,

   진정으로 가볍게 살 수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단지 님이 스스로를 도우려는 마음을 내기만 하면요.


   그렇다면 어떻게 님 자신을 도울까요?


   매순간 있는 그대로의 님 자신에게로 돌아오기만 하면 됩니다.

   진정으로 님을 도울 수 있는 순간은 오직 '지금'밖에 없으니까요.

   예를 들면...

   님은 "돈도 없으면서 강박적으로 작은 거라도 쇼핑하고 있는 제가 너무 혐오스러워요."라고 말했는데,

   힘들겠지만,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우선 어릴 때부터 엄마한테서 받은 많은 억압들로 인해 님 안에는 온갖 형태의 억눌린 생명과 분노가 가득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잦은 우울과 무기력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또한 강박적으로 쇼핑하고 싶은 욕구로 분출되고 있다는 것을 깊이 '이해'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님의 그 강박적 쇼핑욕구는 어쩌면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님과 같은 억압적인 환경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욕구가 무시되고 외면된 채 자랐다면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 지도 모르게 될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강박적인 욕구도 당연히 생기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그 쇼핑욕구를 너무 비난하거나 한탄하지 말고, 오히려 그 어.쩔.수.없.는.욕.구.를 한번만이라도 따뜻한 눈길로 봐주세요. 그 욕구도 님 자신으로부터 이해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 한답니다.


   그렇게 먼저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에 대한 비난과 저항을 멈추는 것,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 자신을 따뜻이 이해해 주고 자기 자신편이 되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님을 스스로 돕는 첫걸음입니다. 그 바탕에서 이제 두 번째 발걸음을 떼면 되는데, 그것은 쇼핑욕구가 올라올 때 그 욕구를 그냥 내버려둘 뿐 그 욕구를 따라서 실제로 ‘행동’은 하지 않는 것입니다. 즉, 욕구가 올라오도록 ‘허용’은 하되 쇼핑 자체는 안 하는 것이지요. 쇼핑욕구를 비난하거나 억압하지도 말고, 그 욕구 대로 따라가지도 말고……. 단지 그렇게만 하면 됩니다.

 

   님의 다른 감정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님은 이렇게 말했지요.

   "늘 우울하고 죽고 싶고 무기력해요."

   "매분 매초가 너무 고통스러워요."

   "제가 너무 혐오스러워요."

   "모든 게 너무나 무겁고 힘듭니다."


   님이 진정으로 사는 길은 오직 ‘지금’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우울할 때, 그 감정에 저항하거나 비난하거나 벗어나려고 하지 말고 단 한 순간만이라도 있는 그대로 만나 보기…

   죽고 싶을 때, 자주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지 말고 그 소용돌이치는 생각들 속에 그냥 가만히 한번 있어 보기…

   무기력할 때, 그 소중한 순간을 피하려고만 했던 노력과 몸짓들을 멈추고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한번 경험해 보기…

   건강이 악화될 대로 악화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아픔과 통증과 고통이 밀려올 때, 마음의 모든 저항을 그치고 그 아픔과 통증과 고통을 가만히 느껴 보기…

   모든 게 너무나 무겁고 힘들게 다가올 때, 그것들을 외면하거나 탓하지 말고 단 한번만이라도 진정으로 그 무거움과 힘겨움을 받아들여 제대로 한번 무거워 보고 힘들어 보기…


   그렇듯 진실로 자신을 돕는 길은 뜻밖에도 참 단순하답니다.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돌아와 그냥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 그것이 전부입니다.

   님은 “엉망진창 같아요”라는 제목으로 질문을 주셨지만, 아뇨, 그것은 단지 님이 ‘지금’의 자신을 끊임없이 비난하고 외면하며 자신이 아닌 남이 되려고, 더 나은 존재가 되려고 하는 그 마음 때문에 비롯된 것입니다. 삶에는 ‘엉망진창’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것은 오직 님의 저항과 생각 속에만 있답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님 자신에게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삶은 늘 님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엉망진창이라고 여겨지는 바로 그 지금의 삶 속에 한없는 질서와 고요와 가벼움을 가득 안고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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