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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도인행세를... 선생님의 도움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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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850회 작성일 11-01-2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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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으로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신의 문제를 고민하고 계신 entrust 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저도 “너희가 전심(全心)으로 나를 찾고 찾으면 나를 만나리라. 나 여호와의 말이니라.”(예레미야 29:13~14)는 말씀과,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한복음 8:32)는 말씀을 가슴에 품고 진리를 찾아, 하나님을 찾아,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을 찾아 쉼 없이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50일 단식을 한다며 상주에 있는 극락암이라는 자그마한 암자에 있다가 조치원에 있는 농장으로 잠시 가 있을 때) 하나님이 저를 불쌍히 여기셨는지, 성경의 모든 말씀들이 제게 이루어졌고, 저는 마침내 생(生)의 모든 방황에 종지부를 찍고 자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타는 목마름으로 불렀던 찬송가의 모든 노래가 제 마음의 노래가 되었고, 하늘에서 내리는 평화가 제게 임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믿는 아내의 권유에 따라 가끔씩 교회도 다니던 때였기에, 가슴 속에 강 같은 평화를 안고 산에서 내려온 바로 그 주일 낮 예배를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늦게 도착해 뒷자리에 앉아서 교인들이 부르던 찬송가를 은혜 가득한 마음으로 함께 따라 부르다가, 문득 목사님이 간증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앞으로 나와서 간증을 하라는 겁니다. 그 순간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단상에 올라 다음과 같이 간증을 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하나님을 찾고 찾았습니다. 그렇게 찾는 동안 정말이지 하나님은 저기 어딘가에 계시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분은 저기가 아니라 여기 계셨고, 더욱이 그 분과 나와의 ‘거리’라는 것은 애초부터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 분은 단 한 순간도 나와 떨어져 있지 않았으며, 300년 동안 하나님과 동행한 에녹과도 같이 하나님은 언제나 저와 동행하고 계셨습니다. 다만 그 사실을 제가 몰랐던 것이지요....저는 마침내 하나님을 만났고, 제 마음엔 비로소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제게 이런 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 간증을 하고 난 이후 교인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저를 부르는 호칭부터가 우선 ‘김선생님’에서 ‘형제님’으로 바뀌었고, 온 마음으로 저를 받아들여줬으며, 저를 대할 때마다 얼굴 가득한 미소로 맞아주었습니다. 나아가 목사님은 교단 전체의 소식지에 제 간증을 싣고 싶다며 간증문을 써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모든 방황에 종지부를 찍다!>라는 글을 써서 드렸지요. 그런데 며칠 뒤 목사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간증문을 다시 쓰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 내용 어디에도 교회나 목사님과의 연결 고리가 없고, 기도를 했다는 내용도 없으며, 그렇기는커녕 엉뚱하게도 산 속에서 단식하다가 갑자기, 본래 하나님 안에 진리 안에 있었음을 알았다는 둥 하는 얘기만 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간증문으로 올리기에는 좀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그 말씀을 듣고 제가 그랬습니다.

예수께서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을 때,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외치는 유대인들을 향해 빌라도가 물을 가져다가 자기 손을 씻으며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나는 무죄하니 너희가 당하라.”(마태복음 27:24)라는 말을 하고는 예수님을 유대인의 손에 넘겨주는데, 이때 빌라도는 예수님이 못박힐 십자가 위에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이라는 패(牌)을 붙입니다. 이를 본 유대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기를 “유대인의 왕이라 말고 자칭 유대인의 왕이라 쓰라.”고 하는데, 그러나 빌라도는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그들의 요구를 일축합니다.

“나의 쓸 것을 썼다.” (요한복음 19:22)


저도 빌라도의 이 말을 인용하면서 목사님께 그랬습니다.

“목사님, 제 쓸 것을 썼습니다. 이 글을 간증문으로 채택하고 안 하고는 교회의 몫입니다. 이 글은 이미 제 손을 떠났습니다....”


결국 그 글은 채택되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저에 대한 호칭도 ‘형제님’에서 다시 ‘김선생님’으로 바뀌었으며, 점점 교회에 뜸하게 나가는 저를 불쌍히 여기기까지 했습니다. 어느 날 오랜만에 교회에 나갔을 때 목사님이 저를 부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김선생님은 왜 교회에 나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그랬지요.

“아닙니다. 저는 단 한 순간도 교회 밖으로 나간 적이 없습니다. 이 세상이 온통 하나님의 교회입니다. ‘교회 밖’이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말입니다. 그러니 따로이 나가야 할 교회가 제게는 없습니다. 더구나 성경을 펼침으로써 하나님의 말씀이 비롯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주와 그 가운데 있는 만유를 지으신 신께서는 천지의 주재(主宰)시니 손으로 지은 전(殿)에 계시지 아니하시고, 또 무엇이 부족한 것처럼 사람의 손으로 섬김을 받으시는 것이 아니니, 이는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친히 주시는 자이심이라.’(사도행전 17:24~25)는 말씀처럼, 저는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며 호흡하고 먹고 마시고 기동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제 님의 질문에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2) 교회에서 가르치는 거 엉터리라고 저는 생각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구약성경에서 번제를 드릴 때 흠 없는 어린 양을 잡았듯이, 세례 요한이 예수님께 안수를 하고 세례를 줄 때 세상의 모든 죄가 예수님께 넘어갔고, 그리고 예수님이 (번제로 드려진 어린 양처럼)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내 죄가 사함을 받았다는 사실을 진실로 믿는 믿음 안에도 구원은 있습니다. 그것은 엉터리가 아닙니다. 다만 그들의 체험과 구원을 절대시하여 ‘오직 이것만이!’라고 하는 게 문제이긴 합니다만, 그건 또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들의 몫으로 둘 수밖에요.


(3) 주위의 교인들한테 뭔가를 알려주려고 하니 씨도 안 먹힌다.

(4) 그렇다고 예수가 그랬듯이 예루살렘 성전의 좌판을 뒤집어엎으며 제가 생각한 진리를 설파할 자신감도 한소식한 것도 없다.


님이 진실로 ‘한소식’을 했다면 주위의 교인들한테 뭔가를 알려주려고 애쓰지 않을 것입니다. 님이 ‘심부름하는 아이보고 건너 마을 어른께 말씀을 전하라고 했더니만, 보낸 아이도 없고 건너 마을 어른도 없더라.’라는 말씀을 이해한다 하셨지만, 아뇨, ‘없더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낸 아이도 있고 건너 마을 어른도 있기도 하답니다.

어떠한 옷도 입지 않은 것만이 참[眞]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특별히 자신에게 잘 어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입을 자유가 있습니다.


(5) 그래도 여전히 교인들보다는 입체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조(馬祖) 스님이 그랬던가요?

“도(道)는 알거나 알지 못함에 속한 것이 아니다[道不屬知不知].”라구요.


(6) 겉으로는 미친 듯이 소리 내어 기도하면서(교인들이 큰 목소리로 방언기도 하는 것을 말함) 속으로는 내 실속을 챙기는 김기태 선생님의 방법을 따르는 후루꾸 교인이 될까 고민하고 있다.


저도 가끔씩 교회에 가면 소리 내어 기도도 하고 열심히 찬송가도 부릅니다만, 또 명절 때마다 저희 집에서는 제사 대신에 추도예배를 드리는데, 제가 직접 성경 말씀을 전하고 또 기도로 마무리를 합니다만, 제 안에서는 그 어떤 충돌도 모순도 느끼지 않습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7) 선생님의 방법과 교인들의 방법을 융합한 저 나름의 방법을 구하고 있다.


진정한 융합은 ‘방법’을 통해 오는 것이 아닙니다.

님이 진리를 알 때 융합은 저절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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