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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원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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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간 댓글 15건 조회 7,739회 작성일 13-01-2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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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냥 지나가던 사람인데요..
고통의 원인에 대해서 질문을 좀 드려볼까 하구요.
굳이 김기태 선생님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누구라도 답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지요.
심리적 고통과 육체적 고통.
이곳 질의응답 방에 질문을 올리시는 분들은 대부분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시는 분들입니다.
불안감, 무기력감, 패배감, 좌절감, 상실감, 분노, 증오, 두려움, 등등..
사실 이러한 것들은 그냥 한 생각 돌이키면 사라지는 증상들이지요.
심리적 고통이라는 것은 애시당초 그 실체가 없는 '환'이니까요.
하지만 육체적 고통은 다릅니다. '환'이 아니지요.
너무나도 생생합니다.
두통, 치통, 생리통.. (무슨 약 선전 같네요-_-)
사람들이 그토록 돈돈 하는 이유도 결국 이 한 몸 편하자고 하는 짓들일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이 육체적 고통이 결국 심리적 고통의 뿌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
제가 버스를 타고 갑니다.
자리가 없어서 계속 서서 갑니다.
아직도 한 시간을 더 가야 합니다.
서서히 다리가 아파 오기 시작합니다.
내 앞에 앉아있는 사람은 내릴 생각도 안 합니다.
다른 자리는 잘 비는데.. 계속 로테이션이 되는데..
내 앞의 이 사람은 꼼짝도 안 합니다.
재수 옴 붙었습니다.
이 사람이 미워지기 시작합니다.
눈을 꿈벅꿈벅 하면서 앉아있는 그 꼬라지가 참으로 얄밉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 사람이 슬그머니 일어납니다.
야호! 속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그런데 이 사람.. 버스 노선표를 잠시 확인하더니 다시 주저앉습니다.
이 시발.. 장난치나..
욕지거리가 나옵니다.(물론 속으로)
아주 그냥 뒤통수를 한 대 때려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또 일어납니다.
이번에는 진짜로 내립니다.
하하, 다행이다.. 하면서 앉으려는데..
옆에 있던 아줌마가 의자 위로 자기 가방을 휙 던집니다. 
내가 엉거주춤 하는 사이에 잽싸게 와서 앉습니다.
뚜껑이 확 열립니다.
대판 싸웁니다.
-----------------------------------
ㅎㅎㅎ
육체적 고통이 심리적 고통으로 연결되는 예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이런 문제는 돈이 많으면 해결되는 문제이지요.
택시를 타고 가면 그만이니까요.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로 살인도 일어나는데..
돈 많으면 최고급 럭셔리 아파트에서 쾌적하게 살 수 있지요.
교도소의 환경은 열악합니다.
겨울에는 너무 춥고, 여름에는 너무 덥고..
그래서 죄수들끼리 조금이라도 더 편한 자리를 차지하려고 서로 싸웁니다. 
하지만 이것도 돈 많으면 해결됩니다.
재벌 회장들은 호텔같은 독방에 수감되지요.
반정부 활동을 하다 잡혀 온 정치범..
이근안 같은 전문가에게 고문을 받습니다.
매 앞에 장사 없다는데..
육체적 고통.. 이거 정말 장난이 아니지요.
한 생각 돌이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요.
고통을 느끼는 몸이 없다면..
다시 말해 우리의 몸이 고통이라는 걸 느끼지 못한다면..
아마도 심리적 고통같은 건 애시당초 생겨나지도 않았겠지요.
아무 것도 두려울 게 없으니까요.
세상은 지금 이대로 완벽합니다.
더 보탤 것도, 더 뺄 것도 없는.. 그야말로 절대완벽이지요.
이미 완벽하니까 따로 뭘 깨달을 것도 없고..
그냥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됩니다.
내가 가는 곳이 곧 길이지요.
대자유.
해탈입니다.
심리적 고통이 말끔히 사라지지요.
그런데..
육체적 고통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여전히 다리가 아픕니다.
앞에 앉아있는 사람.. 여전히 밉습니다.
새치기 하는 아줌마.. 여전히 밉습니다.
상황을 좀 바꿔 볼까요?
이 버스는 아우슈비츠의 사형장으로 가는 버스입니다.
버스가 사형장에 도착했을 때,
좌석에 앉아있는 사람은 살려주고 나머지는 모두 독가스로 죽입니다.
상황이 이쯤되면.. 버스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겠지요?
상대가 미운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쳐죽여 없애야 할 적이 되는 겁니다.
아마도 버스가 사형장에 도착하면 모두 죽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해탈이란 무엇일까요?
어떤 사람이 정말로 해탈한 사람일까요?
이런 상황에서 콧노래 부르며 자리를 양보할 수 있는 사람..
이 사람들아, 뭘 그리 두려워하나? 죽음이란 본래 없는 걸세.. 하면서 껄껄 웃을 수 있는 사람..
이런 게 진정한 해탈이 아닐까요?
이렇게 되려면 육체적 고통까지 '환'으로 느낄수 있어야 하는데.. 음..
불교의 예화 중에 '인욕선인' 있지요?
인욕선인이 "나는 없다"라고 말하니까 왕이 열받아서 팔 자르고 다리 자르고 그랬다는..
팔이 잘리고 다리가 잘려도.. 뭐 조금 따끔한 정도지 그닥 아프진 않다.. 라고 느낄 수 있다면..
이 한 세상 살아가는 일이 뭐 그리 어려울 게 있을까요?
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까요?
일체유심조니까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만..
왜, 그.. 심리상태가 실제로 몸을 변화시키기도 하잖아요?
플라시보 효과라든지.. 상상임신이라든지..
에효.. 별 영양가도 없는 글을 참 길게도 쓰고 있네요.. ㅎㅎ
이 쯤에서 끊을게요.
그냥 심심해서 써 본 글이니 저처럼 심심하신 분 답글 달아주세요. ^^

댓글목록

유수처럼님의 댓글

유수처럼 작성일

세상만사가 신의 현현이라면,
그렇지요! 영혼처럼 소중한 것이 또 몸,
이 신체가 아무리 때가 되면 없어질 허망한 것이라 한들
그 또한 신이 내린 신의 일부.
그래서 조물주가 피조물 속에 현존할 수 밖에 없다는 거겠죠.
 
하루를 강냉이죽 한 그릇으로 살아야 했던 고아시설에서의 16년의 삶,
그 대가로 얻은 영양실조와 연약함과 병약함.
가난과 무지로 인한 주눅과 열등감과 심약함은 덤.
결과는 골수염, 기흉, 게실, 위장병, 장염, 온갖 알레르기 증상, 등등등
그것들을 앓았거나 지금도 몸에 가지고 살지요.

육체적 고통에 대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물론 아직도 그 답을 다 찾지는 못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이제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금은 병이 잘 찾아오지도 않지만,
어쩌다 병마가 닥쳐도 그 고통이 예전만큼 나를 괴롭히지는 않습니다.

유수처럼님의 댓글의 댓글

유수처럼 작성일

노자는 천지불인을 말합니다.
세상은 반드시 인자하거나 자비롭지마는 않다는 거겠죠.
살다 보면 상처를 받을 수도 줄 수도 있습니다.
문득 천재지변에 휩쓸려 고통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게 세상이고 세상은 그런 것,
인정할 수 밖에 없더군요.
 
아픔에 대해 두 가지쯤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고 허용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적최면인지 심리적마취인지 영적깨달음인지는 저는 모릅니다.
다만 덜 아팠습니다. 아프지 않다는 게 아닙니다.

하나는, 그 종기(질병)도 내 신체의 일부로 인정해주면서 부터입니다.
또 하나는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말로 대신합니다.
'우리가 힘이 드는 건 우리에게 일어난 일 때문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한 우리의 생각 때문일 수 있다'

나는 나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습니다.
하물며 내가 세상을 통제할 수 있었을까요?

공간님의 댓글의 댓글

공간 작성일

참으로 귀하신 말씀 감사합니다.
강냉이죽, 고아시설, 온갖 질병들.. 언급하실 때 그냥 예를 들어 말씀하시는가 싶었는데..
그 모든 고통들이 실제 본인의 것이었다니..
심심해서 글 썼다는 제가 다 무색해 지네요.
병세가 호전 되셨다니 참으로 다행스럽습니다.
병을 받아들이고 허용하니 고통의 강도도 약해지더라는 말씀..
정말 살아있는 가르침이 아닐 수 없네요.
역시 일체유심조인가요..?   
그런데 마지막 부분.. 통제를 언급하셨는데..
왜 갑자기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걸까..?
나한테 하시는 말씀인가..?
..이런 생각이 들어 좀 의아했습니다.
혹시 제 글에서 타인을 통제하려는 뉘앙스를 느끼신 건지요?
지적해 주신다면 반성하고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유수처럼님의 댓글의 댓글

유수처럼 작성일

제가 그러해서, 그 대가로
온갖 질병으로서 그 업을 치루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공간님의 댓글의 댓글

공간 작성일

아.. 저를 지적하신 게 아니었군요.
업을 말씀하시니 겁이 좀 나네요.
제가 계(戒)라는 걸 가벼이 여기는 경향이 좀 있어서..
전쟁터의 끔찍한 살육속에 죽어나가는 병사들이나, 고통을 호소하며 비명을 지르는 말기병동의 암환자같은 분들을 생각하면..
'I am that'이라는 말이 어째 좀 가볍다는 느낌이 듭니다.
기독교인들이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며 무릎꿇고 엎드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여러모로 감사드리며..
아무쪼록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텅빈밝음님의 댓글

텅빈밝음 작성일

고통의원인은  무지, 즉 무명이라구 할수있죠...
심리적인고통과 육체적고통이 다 같은것입니다..
더나아가서는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일들이 모두 다 같은겁니다..
그러므로 눈앞에 펼쳐지는  우리가 매일 매일 살아가는 일상의삶이 무엇인지 모르기때문에
이삶의실상이 무엇인지 모르기때문에 인생이 苦海(고통의바다) 라구두하고
火宅(불타는집)이라구두하눈겁니다..
영원과무한을 아는 나는 이 유한의삶을 어찌해야할까요...
공간님은 이삶에서 진정한자유와  영원한평안을 얻구싶지 않으세요?
진실하구 참된마음으로 공부하신다면 별루 어렵지않습니다...
왜냐하면 스스로가 바로 이것이기때문이죠..
중요한것은 스스로가 진실루 원하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죠...

공간님의 댓글의 댓글

공간 작성일

예,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겨울님의 댓글

겨울 작성일

깨침을 얻어도 아픈건 매한가지입니다.
육체적 고통이 없다면 그건 수행하다 신경이 마비된거죠.
깨친다는건 다만 이런저런 생각과 고통이 본질적인 나가 아닌걸 알아채는겁니다.
아플때 아프고 고통스러울때 고통스러우며 이순간 존재하는겁니다.

공간님의 댓글의 댓글

공간 작성일

예, 감사합니다

공간님의 댓글

공간 작성일

ㅎㅎ 이제 또 길을 떠나야겠군요.
'지금 여기'가 아닌 '나중 거기'를 향해서..
거기에 도달하면 저는 거기를 '여기'라 부르게 되겠지요.
그리고 그 순간 '지금 여기'는 사라지겠지요.
김기태 선생님도 하루속히 '지금 여기'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모든 도반님들께 축복이 있기를..

rhfo님의 댓글

rhfo 작성일

좀  진지해 지셔야 되지 않을까요 ?
딱한 자신을 가여히 보살피세요.
세상을 논할 여유가 어데 있다고.....

공간님의 댓글

공간 작성일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를 배우고 있는 학생인가요?
그럼 김기태 선생님보다 훨씬 더 잘 가르치시는 분들을 소개해 드리지요.
동물원에 가 보세요.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를 완벽하게 실천하고 계신 수많은 동물님들을 알현하시게 될겁니다.
그분들.. 이원성 따위는 일찌감치 졸업하신 대선사들이시지요.
가서. 보고. 배우세요.

노을님의 댓글

노을 작성일

그대는 동물스타일 ^^

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여라님의 댓글

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여라 작성일

ㅋㅋ그대는 내 스타일^^
공간님의 진솔한 글 잘 읽었습니다.
봄이 되면 딸과 동물원에 가려고 합니다.
저도 김선생의 말씀을 삶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이젠 오해하지 않고 이해합니다. 그러고보니 과거엔 짚고 넘어가고 싶었던 돈오돈수 돈오점수가 이젠 중요하지 않네요.
하하하 ^ㅇ^ ! 그리고  공간님은 자신의  생각 어쩜 그리 글로 잘 표현하시는지...
멋져요!

공간님의 댓글

공간 작성일

갑자기 웬 스타일 바람이 부나요?
저는 딱한 스타일입니다만..
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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