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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 진정한 사랑은 어떻게 알아보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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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오 댓글 0건 조회 7,701회 작성일 12-01-0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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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이 사이트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토토님의 글을 보게 되었구요.

너무 절절하고 격정적인 글에 눈물이 찔끔 날 것 같고 가슴이 쿵쾅거려 회원 가입을 하고 이 글을 씁니다.

님의 맑은 영혼과 지극한 자기 정직성에 깊은 존경을 보내면서 말이지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좀 막막하기는 하지만, 의미의 전달은 논리가 아니라 에너지의 움직임일 것이므로 그냥 되는 대로 써 보겠습니다.

혹 답변 중에 종교적 영역 - 기성 종교의 교리 같은 걸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 까지 넘나드는 내용이 있다고 해도 그건 그저 저의 관점이므로 괘념치 마시고

보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사실 님의 글에 이미 답은 나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답은 '인간의 본성', 곧 '이기적 본성'이지요.

우리는 보편적으로 육체를 가진 인간, 생명이 유한한 인간은 근원적으로 '이기적' 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이기적'이라 하는 것은 생명유지를 위한 본질적인 욕구나 단순한 물질적인 욕망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즉, 이상적인 인간상이라고 내가 설정해 놓은 '나'를 만족시킬 만한 모든 영역에 대한 '이기'를 총칭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식욕, 성욕 같은 1차적인 것, 좋은 집, 좋은 차 같은 2차적인 것 외에, 명예욕, 자아 실현욕, 도덕적이고자 하는 욕구, 선량한 인간, 이타적인 인간이고자

하는 욕망 등등 매우 관념적인 욕망들이 모두 그 이상적 인간상으로서의 '나'라는 존재를 만들고 싶어하는 '나'의 '이기'의 소산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이타적인 행위, 예컨대 수백억을 기부하거나, 몸 바쳐서 하는 봉사행위라 할 지라도 깨닫지 않은 인간들이 하는 행위는 이 '이기'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씀입니다. 인간의 이기에 대해 이렇게 장황하게 쓰는 이유는 그러한 인식이 바로 토토님의 아픔을 치유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님이 님의 빛나는 지성과 영성을 자각함으로써 님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고통의 늪을 빠져 나오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자 하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사회관계(가족, 학교, 회사, 국가 등등)의 구조 속에 있는 모든 인간은 '이기적' 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인간의 이기라는 것이 본래적, 생래적으로 존재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기는 본래적인 것이 아닙니다.

젖먹이 시절부터 부모, 형제, 그 외 주변 사람들로부터 학습받고, 나중에는 스스로 사회관계를 통해 학습하면서 만들어진 '학습된 관념'일 뿐입니다.

태어나는 당시의 인간은 그냥 사랑 덩어리 입니다. 생명체로서 생명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욕구만 존재할 뿐, 거기에는 어떠한 이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허구적이고 관념적인 이기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기는 그렇게 사랑스러운 존재인 것입니다.

그런 無我의 존재가 자라나면서 그 주변으로부터 온갖 학습을 받고, 나중에는 '사회적 통념'을 좇아 스스로 학습을 합니다.

그 결과로 허상일 뿐인 '나'를 만들고 그 도달할 수 없는 목표를 향해 달음질 치면서 고통받고 상처받으면서 살아가지요.

그리고 그것이 삶이려니 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고 스스로 위안하기도 합니다.

이런 말을 하는 저 또한 마찬가지의 삶을 살고 있고, 글을 쓰는 이 행위 조차도 제 잘난 꼴을 확인하고 싶은 제 이기의 발현일 뿐이지요.

이와 같은 인간의 이기, 매우 교활하고 간사하며, 자기 합리화를 잘 하는 '이기'라는 놈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과연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할 것인지

의문이 들 것입니다. 사실 남,녀 사이든 동성간이든 '통념적 인간'들 사이에 진정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피차 그저 성 에너지의

끌어당김에 이끌리고, 내게 부족한 무언가를 갖고 있는 상대방이 허상뿐인 '나'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이끌리는 거래관계, 그것을 우리는 사랑이라고

합리화 합니다. 또한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만한 사랑이 있다고 해도 그 상태는 지속되지 않습니다. 사랑의 속성이 그러하기도 하려니와 '간교한 이기'가

곧바로 치고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기'를 작동시키는 마음이란 놈은 진정한 사랑을 느끼는 순간을 절대 지속시키지 않습니다. 생각이란 놈을 통해 바로

이 사랑이 진정한 사랑인지를 회의하게 만듭니다. 또 어디에 더 나은 사랑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상대방의 코가 조금만 더 높았으면, 수입이 조금 더 높다면,

저이는 내가 사랑하는 만큼 나를 사랑할까 하는 등등의 온갖 생각으로 그 사랑을 파괴합니다. 그리고는 사람을 고통속에 빠트리죠.

진정한 사랑은 이런 것입니다. 참으로 청명한 가을 하늘을 쳐다보며 가슴이 뻥 뚫릴 때,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꽃잎을 보면서 그 아름다움에 경탄할 때,

깊고 고요한 숲속에서 이름모를 새의 지저귐에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일 때, 산들바람이 내 볼을 간지럽히는 촉감이 너무 부드럽고 좋을 때, 오르가슴 속에서

나도 없고 상대도 없는 극치의 합일을 느낄 때, 가섭 존자가 붓다를 향해 염화시중의 미소를 날릴 때, '나'라는 존재는 까맣게 잊고 오로지 그 대상만이 내 가슴안에

가득할 때, 그 때를 '진정한 사랑'이라고 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이렇듯 '나'의 너머에서, '이기'의 너머에서 오는 것이며,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할 뿐 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그 대상에게 어떤것도 요구하지 않으며, 그 대상을 구속하지 않고 그 대상을 즐길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촌철과 같이 짧은 이 순간에...

님의 고뇌에 대한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통념적인 삶에서 진정한 사랑이란 없다. 통념적인 삶을 원한다면 진정한 사랑을 찾지마라. 진정한 사랑을 찾고자

한다면, 마음 공부(수행)를 하라' 입니다.

토토님은 보기 드물게 정직한 분이고, 자기 객관성과 통찰이 뛰어난 분이라고 보았습니다. '자기애' 또한 대단히 깊은 분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님의 자기통찰은 너무 정직했고, 마음의 층층을 꿰뚫었습니다. 그러나 님의 분석에 대해 한 가지 말씀 드리자면, '어머니와 같은 희생자적 사랑에 만족을 느낀다'는

부분은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 또한 님의 비참함을 조금이라도 덜어 보려는 님의 마음의 간교한 술책이라고 저는 봅니다. 다시한번 살펴 보시기 바라고,

'자기애'가 깊다는 건 바꾸어 말하면 '두려움'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부친의 영향이 크겠지만, 세상에 대한 불신, 남자에 대한 불신이 무의식 깊숙이

자리잡아 님에게 계속 공포심을 공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두려움이 완벽한 남자를 찾게하고, 대시해 오는 남자들에게 기회를 주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봅니다.

님! 진정한 사랑이나 완전한 사랑은 적어도 통념적인 삶에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 삶이란 것에도 완전한 삶이란 없습니다.

제 생각이기는 합니다만, 삶이란 '인간'을 통한 '신'의 대리체험일 뿐이며, 좋은 삶, 나쁜 삶이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다만, 롤러코스터를 탈 것인지,

바이킹을 탈 것인지, 자이로 드롭을 탈 것인지, 그도 아니면, 코끼리 열차를 탈 것인지 그저 선택해서 그 체험을 즐기는 것 그것이 삶이라고 생각하지요.

삶이든 사랑이든 진지할 필요는 있더라도 심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진지'란 깨어 있으면서 신을 대신하여 삶을 관조하는 것이고,

심각이란 삶의 무게를 '나'라는 존재가 홀로 지는 것을 말합니다.

먼저 님의 무의식을 깊이 통찰하여 그 속에 깊이 자리한 남자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시기를 권해 드리고, 삶과 사랑을 좀 더 경쾌하게 생각하시기를

권합니다. 대단한 삶도 대단한 사랑도 대단한 남자도 대단한 여자도 없습니다. 심슨 부인 때문에 왕관을 팽개친 윈저공도, 리즈 테일러와 두번 결혼한 리처드 버튼

도, 다이애나와 결혼한 찰스 황태자도 결과는 불문가지 였습니다. 운명적인 만남이나 운명의 상대 같은 건 더더욱 없구요. 그저 내가 좋아하는 삶을 살아가는데

방해는 하지 않을 남자, 혹은 조금 도움이 될만한 남자이면 훌륭하다고 생각됩니다. 내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남자를 내 관점에서 선택하면 그만인

것입니다. 그 선택이 잘못 되었다면, 선택을 철회하면 그 뿐이구요. 흔히들 결혼은 사랑의 완성이라고 말들(이런 걸 사회적 통념이라고 합니다.)을 하지만 저는

그 반대입니다. 결혼은 사랑을 계약관계로 격하시키는 것이다 라고 말이지요. 그 계약에 안주하고, 계약해제의 어려움 속에 안주하여 상대를 구속하고 지배하려는

행위 그것이 바로 결혼이기 때문입니다.(이것이 현실이고, 님의 부모님의 상황이기도 합니다.)

글 중에 십년지기가 고백해 왔다고 말씀하셨던데 그 분에게 기회를 많이 주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살 떨리는 감정이 좀 부족할 지언정 나름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십년 세월 동안 님을 보아 왔으므로 님을 가장 잘 이해하는 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보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하는 결혼 생활의 재미가 훨씬 더 쏠쏠 하거든요.

지고의 사랑을 추구하는 분인데 마지막 부분에서 좀 통속적으로 흘러서 좀 송구합니다만, 결코 님을 폄하하고자 하는 뜻은 아니었음을 말씀드리고,

몇 시간을 투자한 이 글이 님에게 깊은 참고가 된다면, 제게도 큰 보람이겠습니다. 부디 깊은 성찰을 통해 자유롭고 경쾌한 사랑과 결혼을 이루시기를 빕니다.

수오 배상


토토 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한달실험 후기 ]

<인간관계 편>

-진정한 사랑이라 믿었던 그 사랑이, 사실은 최고의 집착이더라...

생전 처음으로 사람에게서 후광을 보고.. 그 사람과 마주치면서 세상이 멈춘듯한 슬로모션을 찍고, 그냥 존재자체로 태어난것에 감사한 그런 사람을 만났습니다.

받는거 없이 그냥 주는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여겼고, 내 운명의 사람을 만났다 확신했습니다. “이 사람을 놓치면 안돼.. 운명의 상대야.. 내가 먼저 알아본거 뿐이야. 조금만 참고 이해해주면 나를 돌아봐줄거야.. ”

꼬박 1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 사람 때문에 웃었고 그 사람 때문에 울었습니다. 이미 애인이 있는 분이었던지라, 이틀에 한번꼴로 울면서도, 힘들면서도 도저히 포기가 안되던 그 사람이었습니다. 분명히 우리는 운명인데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느냐고 참 많이 원망했었는데..

나보다 당신을 더 많이 사랑한다고 단언할수도 있었는데.. ㅎ

한달 실험을 통해, 사랑 외에 인간관계 자체에서도 참 많은걸 깨달았습니다.

첫째는,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했기에 그 사람을 통해 내 행복을, 나의 완전함을 찾았습니다. 사실,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한게 아니라,

끔찍하게도 그 사람과 함께있을때의 내 상태를 사랑했고 그래서 그 사람이 필요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사람과 함께 있을때의 나- 기분이 무한정 업되서 행복해지고 순수하고 애교부리고 러블리하게되는. 그때의 나 말입니다.

그 상태에 이르기 위해 그가 필요했습니다. 그가 없으면 그런 상태에 다다르지 못하기에..

그의 무심한 행동으로 그 상태에 이르지 못하면 실망하게 됐고, 이에 상대를 원망하면 간단한데 , 또 그런 그 사람의 행동을 내 생각이 만들어낸 현실이라며

내 잘못이라고 떠안고 있었으니 더 힘들었었던겁니다 간단하게 그 사람 때문에 상처받았는데, 그것마저 내 책임이라고 떠안으며 사랑으로 이해하려 했으니

나는 이중으로 힘들었던 거였지요..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거짓말처럼 눈물이 멈추었습니다. 내 고귀하다 믿었던 사랑이, 결국으 집착이고 그 상태의 나를 사랑했을 뿐이었으니까요..

당신은 왜 나만큼 아프지 않느냐고. 복수심에 불탔던 적도 있었고.... 진정한 사랑이라면 상대가 어떤 반응이든 계속 사랑했겠지요.

헌데 내 욕심으로 인한 사랑이니 화도 나고 질투도 나고... 그럴때마다 '이러면 안돼. 진정한 사랑은 언제나 사랑으로 대해야해..' 라며 올라오는 분노의 감정들을 모두 억압하고 억지로 사랑으로 감싸안으려하고.. 그러니 나는 더 힘들고 아프고..병나고..

그 사람에게 미안해지고.. 고마워지고...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둘째는,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이만큼 사랑해주니 당신도 당연히 나를 사랑해야지. 당신, 사랑받고 싶어하잖아? 내가 줄게. 그러니 나한테 오라구..무슨 말도 안되는 자신감인지. ㅋㅋ

그만큼, 그를 사랑하는 마음에 자신있었나봅니다.ㅋ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이것이, 인간관계에서의 내 패턴이었구나...

상대방이 필요한것을 무의식중에 알아차리고 그것을 먼저 주면서 대신 나를 사랑해달라 요구했습니다. 내가 당신을 이렇게 특별히 대해주니

당신도 나를 그만큼 생각하도록 은근히 세뇌했습니다. 그래서 상대가 내게 연락을 빠뜨리거나 소홀히 대하면 그것에 분노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유를 어렴풋이 깨달았습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기에, 대신 누군가가 나를 아껴주고 인정해주는, 사랑해주는 상태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늘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 상태에 빈번히 빠졌고, 주고받는 사랑대신 짝사랑을 즐김으로써 이별을 미연에 방지했지요.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건, 나를 지탱해주던 모든것이 흔들린거고, 내 존재자체가 사라지는것과 똑같았기에 그것을 인정할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랬기에 나는 온간힘을 다 써서라도 그가 나를 사랑하게 만들어야 했고 그 증거를 찾아내야만 했고....아프더라도 그 사랑을 포기할수가 없었..지요.

셋째는, 희생자로서의 나 에게서 만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

이렇게 무한한 , 순수한 사랑을 해 줄수 있는 상대는 나 밖에 없다..

그리고 이것은, 내 어머니의 사랑방식이기도 하였습니다.

사업하는 남편, 무심한 남편을 둔 내 어머니, 불공을 드리면서 하시던 말씀.

나정도 되니까 이렇게 비위맞추고 살지~ 큰소리 안내게 가정 잘 꾸리지~

문제는, 내 아버지는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지요.

내 어미에게 그토록 냉정하고 차갑고 무심하게 말하는건,

성격때문도, 경제적인 문제도 아니라. 사랑하지 않기때문이라는 것을.

아버지에게는 다른분이 계셨습니다. 딸의 입장에서, 아비의 입으로 직접 다른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것을 본다는것은. 참으로 징그러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엄마같이는 안살아야지.. 항상 무시당하고 천대받고 하녀 대우받는 우리엄마처럼은 안살아야지. 이 사실을 알면 엄마는 얼마나 억울해할까.

나는 존중받고 행복하게 사랑받으며 살아야지..

그렇게 되뇌었지만, 결국 내 사랑도 내 부모의 양식과 똑같았습니다.

나에게 무심한 그 사람. 성격때문도 피치못할 사정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였다고.

그거 하나 인정하지 못해서 왜 그럴까 혼자 고민하고 사랑을 달라고 계속 주위를 배회하고.. 나에게 잘못하지만, 그래도 이해심 깊은 내가 인정해줄게! 이렇게, 희생자 노릇, 착한여자 노릇, 그러고 있었던겁니다. 내 어미처럼...

지금, 십년지기 친구가 나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에게 선뜻 가지 못하는것은..

그 사람에 대한 미련,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상태를 만들어 줄수 없기 때문임을. 이 글을 쓰면서 깨달았습니다. 친구와 연인이 되면 편안하고 익숙하겠지요. 하지만 이 현재의 답답한 상태, 그냥 그저그런 지금같은 현상태의 유지될 뿐이겠지요. 하지만, 지난 그 사랑, 그 사람과 함께하면 내가 얼마나 행복한 기분을 느낄지 알기에 선뜻 포기할수 없는것 같습니다. 저는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 걸까요? ㅎㅎ

그리고 오늘 불현듯 생각했습니다. 누구를 선택할것이냐는 이 끔찍한 상황에서, 그냥 문득, 왜 내 행복을 그들 손에 맡기느냐고... 누구를 선택할지에 따라 내 행복이 결정된다 여기기에 이토록 힘든것 아니냐고.. 그냥, 나 스스로 행복하면 그 누구를 선택하든 상관없는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문제는 쉽지 않아 문제지만요^^;;

운명의 상대는 누구일까요? 어떻게 알아보는 건가요??

첫눈에 반해 콩깍지가 씌이고 후광도 보고 세상이 멈춘것같기도 하고, 보고싶을때마다 꼭곡 신기하게 나타나고, 모든게 운명이라 보이는 저 사람이.

운명이. 아닐수도 있는건가요? 말 그대로 호르몬 작용이고, 집착이었을 뿐인건가요?

30이 가깝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해본 저로서는 모든 상황이 낯설기만 합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마냥..어젯밤 중학생이 하이틴 로맨스소설을 읽고 잠들었는데, 오늘아침 눈 떠보니 나이는 30이고 내 또래의 사랑은 명품백 선물에 모텔에.. 다들 그렇다고 주입시키는데, 나는 그저 모든게 낯설기만 합니다...

누군가가 내가 좋다고 해도 믿을수 없었고 부담스러워했고 곧 떠날거라 새각했습니다.

조울증으로 감정기복도 심하고 자기비하에 우울증도 있었고 뚱뚱하고 예쁘지도 않은 이런 나를 왜?? 당신은 이렇게 불안정한 나를 감당하지 못해..

그런 나를 알기에, 좀더 심리가 안정되면, 살이 빠지면,.. 이제는 나를사랑하게 되면, 그때는 건강한 사랑을 할수있겠지? 라며 연애를 미룹니다.

제 지난 사랑에 번번히 장애물이 나타난건, 어쩌면 아직은 연애 할 때가 아냐 라는 심리적인 거부반응때문일수도 있겠지요.

남들은 아무리 집착하고 못된 성격에도 받아주는 상대를 만나고, 또 주도권 잡으며 연애 하는것 같은데, 왜 나는 이토록 연애가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왜 나는, 안되는걸까요...

어쩌면, 아버지에 대한 컴플렉스때문에 유독 더 민감해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헛된 욕심과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눈 때문에 잘못된 결혼을 할까봐, 그리고 결혼 이후에 진정한 사랑을 만날까봐.

그래서, 내가 그토록 비난 하는 아버지와 똑같이 불륜을 저지르게 될까봐요..

옆에서 결혼을 하고 저또한 그럴 시기이다 보니 아무나 선뜻 만나지도 못하겠고, 제 성격상 한번 사귀면 싫고 맘에 걸려도 그냥 결혼까지 갈것 같은데..

그냥..두렵습니다.. 내 선택에 대해 확신할수가 없어요. 그래서 내가 행복할때 기쁠때 만나서 알아보는 사람이 진정한 내 행복의 파트너가 아닐까 여기는 건지도요..

이 모든 원인은 결국 나를 사랑하지 못해서 인걸까요..

앞 글에서도 말했듯, 개체성인 나를 인정하고 그런 나를, 내 몸을, 내 자아를 사랑한다고 쳐도. 저절로 사랑해지지가 않아요..

자수성가하신 아버지 아래에서, 항상 나는 무엇이든 할수있고 남들보다 열심히 하고 배워야 하고 할수있다고 배웠습니다.

왠만한 성취도 당연하게 해야할 일로 보이고 나에대한 칭찬도 어색하기만 합니다.

이런 나를 그냥 인정하는것에서부터 시작할까요?

이번 실험을 통해서, 내 내면이 참으로 시리도록 차갑고 냉정함을 깨달았습니다.

그 사람에게 집착했던것도, 그 사람과 있으면 내가 참 따뜻한 사람이 되기 때문일지도 모르지요.

말없고, 무감각하고, 냉소적이고, 사람보다 돈이 우선이고, 약육강식의 논리가 베였습니다.

이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따뜻하게 바꿔보려 무던히 노력했지만 그게 잘 안되었습니다.

이런 나를, 어떻게 하면 사랑할까요? ... 그냥, 인정하고. 사랑해야지. 이해해줄게, 어색하지만 이렇게 하면 되는걸까요? ...

남은 참말로 잘 사랑하면서 나를 사랑하는건 왜이리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나를 온전히 사랑할수 있을때까지 다른 이와 연애하는것은 미루어두어야겠지요?

쓰고보니, 지난 한달의 실험은 처음이라 너무 생각이 많고 나 자싡을 분석하고 알아내려했던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한달간 다시 실험에 돌입해보려 합니다. 절대적인 시간량은 줄어들겠지만, 이번에는 온전히 내 느낌에 집중해볼까 합니다.

내 생각과 시선을 온전히 내 심장에 갖다두고 아 내가 지금 불안해하구나, 아 지금 내가 기뻐하구나, 지금 불쾌하구나..

그리고 그 마음들을 수용해볼 생각입니다. ..아니오.. 다시 생각해보니 이것조차 할 힘이 없네요..지치네요.

이것이 바로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는 것일까요?? 이렇게 나를 알아가면, 나를 사랑할수 있는 것일까요? 그러면, 나도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일까요? ...

아니면 더 좋은 방법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겠어요? 108배? 숨 관찰하기? ...ㅎㅎ

제 친구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게 아니라 너무 사랑해서 그 기대치가 너무 높은거라고. 그래서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비교하는거라고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하는것이 정답일까요?... 선생님 글을 읽고보니 전 항상 상현하려고만 했던것 같네요. .. ㅎ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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