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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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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928회 작성일 06-04-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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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임신 8개월째라며 제게 질문 주신 것이 마지막이었는데, 오랜만에 뵙습니다.
아이들이랑 모두 건강하시죠?
그런데 님에게는 이미 어떤 '긍정의 힘'이 있음을 느낍니다.
"그전에는 나오지 않고 숨어있던 것이 서서히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면서 굉장히 혼동스럽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요.

이때, 님 안에서 나오는 것들을 '판단하는 마음'으로 보면 필연적으로 '자학'하게 되지만, "오냐, 기왕에 나오는 거 마음껏 한 번 나와보렴. 얼마든지! 어떤 것들이 나오는지 내 함 보리라……."라는 마음일 수 있다면, 그래서 '나오는 것들'에 대해 저항하지 않고 다만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기다려줄 수만 있다면, 요즘 님이 겪는 그런 현상들이 사실은 님 안에 오랜 세월 묻혀있던 것들이 바로 그런 모양으로 솟구쳐 올라와 사라지는 '좋은 현상'임을 비로소 이해하실 수 있을 터이고, 그러면 '자학'이 아니라 어쩌면 지금의 님에게 감사해 하기까지 할 수 있을는지도 모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항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대상'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눈'에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님이 경험하고 계신 '혼동'은 어쩌면 '자기정화 과정'일 수 있습니다. 마치 태풍이 불 때 잔잔하던 바다가 온갖 거친 파도를 일으키며 요동을 치지만, 그러나 그 순간 가장 많은 산소가 바다에 유입되어 가장 크게 바다를 정화시키듯이요. 그렇듯 그 '혼동' 또한 '과거'라는 것에 갇혀 숨막혀 하던 님을 정화시키는 참 좋은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님의 어릴 때의 추억을 들으니 가슴이 아프네요.
저도 그랬고, 우리들 대부분도 또한 그랬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어쩔 수 없는 '과거'를 탓하지 말고, 어찌할 수 있는 '현재'를 한 번 살아보십시다. 또한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영역은 오직 '현재'밖에 없으니까요.
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제는 진정으로 나의 마음을 찾고 싶습니다. 어떤 척 그런 척 하는 마음이 아니라, 어디를 가나 누구를 만나나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래야 아이들도 자기를 바로 찾을 수 있겠죠."라고.
그런데 님이 '현재' 할 수 있고 또한 해야만 하는 것은, 자신에게 솔직하고 진실한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곧잘 '진실하다'는 것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진실'이란 거짓이 없는 것이 아니라, 거짓을 거짓이라고 말하는 것인데도, 우리는 대뜸 거짓이 없는 것만을 진실이라 여겨 현재의 거짓을 또 다른 모양으로 숨기거나 포장하지요.
이를 달리 님의 표현을 빌려 말해 보면, 어떤 척 그런 척 하지 않는 것이 '솔직'이나 '진실'이 아니라, 어떤 척 그런 척 하고 있는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고 시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솔직'이요 '진실'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그것이 바로 님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것이구요.

그와 같이, 삶의 진정한 '힘'이란 거짓이 없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 있는 온갖 형태의 거짓을 거짓이라고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음에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엄마의 그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설명할 수 없는 경로를 통하여 자신 안에 있는 진정한 힘들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고민하고 아파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비록 그 순간엔 괴롭고 힘들지라도.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말처럼, 우리의 삶은 바로 그 때문에 더욱 깊어지고 아름답게 꽃피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과 아이를 위하여 고민하시는 님에게 깊은 위로와 응원을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 * *
안녕하세요?
원숙희 06-04-10 23:14

안녕하세요, 선생님.
아이 둘 열심히 키우느라 정신이 없네요. 하시는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정신없다가도 저에 대한 생각이 문득문득 떠올라 괴롭습니다. 요즘에 저는 저 자신을 자꾸 자학하는 저를 봅니다. 처음에는 산후우울증이겠거니 그랬는데, 이건 벌써 산후 6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도 여전한 걸 보면 그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나오지 않고 숨어있던 것이 서서히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면서 굉장히 혼동스럽습니다. 과연 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방법이 뭘까 하고…….
둘째가 넘 큰 축복을 주네요. 넘 이뻐서. 하지만 울 때는 빼고.^^
아이를 잘 키워야겠다고 마음은 먹지만……. 아이들이 넘 사랑스럽습니다. 자신의 아이들이라 그런가요.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많이 주고 싶은데, 저는 안타깝게도 어릴 때의 기억은 별로 없고, 늘 아빠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나를 뽐내고 싶은 마음, 공부를 잘 하면 남들이 알아주겠지 하는 마음, 이뻐지고 싶은 마음, 남자들이 나의 그런 모습을 보고 따라다니겠지 하는 그런 마음, 그래서 더더욱 남들 앞에 서는 것이 힘들었던 내 마음…….
그러나 이제는 진정으로 나의 마음을 찾고 싶습니다. 어떤 척 그런 척 하는 마음이 아니라, 어디를 가나 누구를 만나나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래야 아이들도 자기를 바로 찾을 수 있겠죠. 선생님, 도움 주세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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